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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민주노총과 소통할 것"...양경수 "반노동 정책 우려"

기사입력 : 2022년05월24일 15:18

최종수정 : 2022년05월24일 15:18

한국노총 출신 노동부 장관, 민주노총과 상견례
노동계와의 소통 약속했지만 노동계 투쟁 전방위 확산
'온건파' 한국노총도 협상에서 투쟁으로 궤도 수정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찾아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은 지난 16일 예정돼 있었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로 미뤄졌다.

이날 간담회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뼈 있는 말'도 오고 갔다. 양경수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기업만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산재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손질을 얘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퇴행"이라며 "업종별 차등적용도 단호히 반대한다. 정부가 나서 차등적용을 종용하고 부추기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석방도 촉구했다. 양 위원장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 자유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윤 수석부위원장이 하루 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비정규직이라는 말을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의 만남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3월 윤 대통령 당선 직후 공식 면담 요청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24 pangbin@newspim.com

이에 대해 이 장관은 "VIP(대통령)께서 비정규직 얘기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노동계 출신인 노동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저보고 아마 그런 문제를 잘 해결하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소통과 대화, 타협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 장관은 또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늘 여러분과 소통하고 자주 봬야 할 것 같다"며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대노총의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참여와 협력, 견제를 통해 국정에 적극적으로 의견과 요구를 주시고 활동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노총 산하 조직들이 속속 파업을 선업한 데다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대화에서 투쟁으로 대정부 기조를 수정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다음달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고, 전국택배노동조합은 매주 월요일 일부 조합원이 파업하는 부분 파업에 나선다. 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도 임금교섭 결렬을 이유로 추가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27~29일 조합원 3000명이 참여하는 파업에 나선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는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철도고객센터지부와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노정교섭으로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6일 중앙집행위원회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변화된 정치 환경을 고려해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되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략으로 한국노총의 주요 사업 계획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친기업 성향을 드러내자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 새 정부의 노동법 개악 움직임을 저지하고, 현행 타임오프제도의 근본적 문제 개선을 위해 제도 개선 투쟁이 불기피하다"고 말했다. 

fil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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