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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15개국 120여명 확산일로...백신 접종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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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5개국서 120여명 환자 발생...WHO "더 나온다"
英, 최대 21일 격리...美뉴욕은 마스크 착용 권고
전문가들 "포위 백신 접종으로 확산고리 끊어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아프리카 중서부 일부 지역의 풍토병인 바이러스 감염병 '원숭이 두창' 사례가 전 세계에서 속속히 보고되고 있다. 

원숭이 두창은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에 의한 원숭이 전염병으로 사람도 전염될 수 있다. 얼굴과 몸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며 임상적으로 천연두와 비슷하다.

원숭이 두창을 일으키는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 [사진= 영국 보건안전청(UKHSA) 제공]

22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이 12개 회원국에서 12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확진 사례는 98건, 의심 사례는 28건이다. 

WHO가 지정한 원숭이 두창 풍토병 국가는 아프리카 베냉,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가봉, 가나,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등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6일 처음 원숭이 두창 환자가 발생한 이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9명이었던 환자는 20일 20명으로 2배 급증했다. 보건 당국이 확진자를 중심으로 밀접접촉자를 추적하자 추가로 나온 것이다. 

미국에서는 캐나다에 다녀온 한 매사추세츠주 거주 남성이 확진받은 이래 지난 20일 뉴욕 시민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욕시는 감염 의심 사례 2건을 조사 중이다. 플로리다주 남부 브루워드카운티에서도 의심 사례 1건이 접수됐다. 

지난 21일 이스라엘에서도 첫 환자가 발생해 중동이 비상이다. 확진 남성은 최근 해외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다른 추가 양성 추정 사례들을 조사 중이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도 확진자가 처음 나왔다. WHO 집계치와 더하면 세계 15개국에서 120여명이 감염된 것이다. 

◆ "매일 추가 환자 발생"...또 다른 백신·격리·마스크의 부활 

수전 홉킨스 영국보건안전청(UKHSA) 최고 의료고문은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추가 확진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보건 당국은 현재 확진자 밀접접촉자들에 한해 천연두 백신 접종 및 최대 21일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 잠복기는 통상 6~12일이지만 길게는 21일까지 잠복기가 들쑥날쑥한 경우가 있어서다. 

원숭이 두창은 바이러스 보균 동물과 접촉하거나 감염자의 비말, 환부 접촉 등으로 감염될 수 있다. 

이에 뉴욕시 보건당국은 마스크 착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원숭이 두창도 예방할 수 있다면서 공공 실내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쓸 것을 지난 20일 권고했다. 

우려하는 것은 뉴욕시 뿐이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한국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취재진에 원숭이 두창은 "모두가 걱정해야할 일"이라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백신을 사용할지 열심히 검토 중에 있다"고 발언했다. 

원숭이 두창의 확산세가 새로운 유행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국민 백신 접종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원숭이 두창에 대한 백신 보급이 필요하다고 판단될시 "즉각 보급할 물량이 있다"고 알렸다. 

개발된 원숭이 두창 전용 백신은 없지만 천연두 백신을 맞으면 약 85%의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남성이 바이러스 일러스트 이미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08.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 "특정 사회집단에 유입...포위접종으로 확산고리 끊어야"

원숭이 두창 감염 사례가 아프리카 외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숭이 두창을 야기하는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같은 리보핵산(RNA) 바이러스가 아닌 디옥시리보핵산(DNA) 바이러스로 전파력이 강하진 않다. 코로나의 경우 에어로졸(공기 중 입자)로 전파된다면 원숭이 두창은 비말 전파인 경우가 많아 밀접 접촉자여야 감염된다.

문제는 현재 보고되는 대다수의 사례가 아프리카에 다녀온 이력이 없는 등 감염경로가 불분명해 역학조사를 어렵게 한다. 잠복기도 길어 피부에 수포성 발진이 날 때쯤에는 이미 주변인들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폭스바이러스 전문팀의 앤드리아 맥콜럼 팀장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다량의 감염 사례가 전 세계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은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가 알게 모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최대 의문은 왜 대다수의 환자가 20~50대 남성이며, 이중 '동성·양성애자·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기타 남성'(GBMSM)들이 상당수 포함하고 있냐는 점이다. 비록 성관계로 마마 바이러스가 전파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감염자와 밀접한 접촉으로 환부를 만지게 되고, 호흡기 비말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전염병학자 레이나 맥인타이어 박사는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가 GBMSM 사회에 유입됐고, 이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장 신빙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맥인타이어 박사는 천연두 유행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않아 면역이 떨어져 있고, 그만큼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에 감염에 취약해졌기 때문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맥콜럼 CDC 폭스바이러스팀 팀장은 원숭이 두창이 또 다른 팬데믹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영국처럼 감염자를 확인하면 밀접접촉자와 주변인들에 천연두 백신을 접종하는 이른바 '포위접종'(ring vaccination) 만으로도 확산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풍토병이라 매일 환자가 나오는 지역에서도 원숭이 두창은 비교적 드문 감염병"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증상은 천연두보다 덜하지만 치료약이 없다. 대체로 2~4주 후에 자연치유 되지만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적게는 1~3%에서 최대 10% 수준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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