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구자학 아워홈 회장, 누구?…삼성·LG 넘나든 '산업 1세대' 주역

기사입력 : 2022년05월12일 09:32

최종수정 : 2022년05월13일 19:49

'사업보국' 정신 6.25 전쟁 참전 훈장도 다수
페리오·드봉 등 개발 LG그룹 성장 이끌어
이건희 누나 이숙희 여사와 혼인, 삼성 인연도
임종 직전까지 자식들 경영권 다툼 지켜봐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민국 산업 1세대' 아워홈의 창업주 구자학 회장이 12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구 회장은 한창 산업화가 진행되던 당시 "나라가 죽고 사는 기로에 있다. 기업은 돈을 벌어 나라를, 국민을 부강하게 해야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일념 하나로 산업 불모지를 개척했다.

해국사관학교 출신으로 6.25 참전과 다수의 훈장을 받으며 남다른 '보국' 정신을 발휘한 구 회장은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경영을 두루 맡으며 LG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국민치약 '페리오' 개발,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 첫 해외 수출에 성공한 '드봉'이 그의 작품이다.

계열 분리로 창업한 아워홈은 식품사업, 외식사업과 함께 기내식 사업, 호텔운영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다만 병세가 악화된 후 경영승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남매들의 전쟁을 지켜보며 눈을 감아야 했다.

구자학 회장이 1981년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전하는 모습 [사진=아워홈]

◆LG 역사의 산증인...이건희 누나와 혼인, 삼성가에서도 활동

1930년생인 구자학 회장은 경남 진주에서 구인회 LG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구 회장은 진주고등학교를 마치고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해군 소령으로 예편했다. 군복무 시절 6.25 전쟁에 참전해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호국영웅기장 등 다수의 훈장을 수여 받았다. 이어 미국으로 유학해 디파이언스 대학교(Defiance College) 상경학과를 졸업했으며, 충북대학교 명예경제학박사를 취득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둘째 딸이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여사와 결혼해 삼성가에서 경영을 펼쳤다. 1960년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제일제당 이사(1964), 동양TV 이사(1964), 호텔신라 사장(1973) 등을 지냈다.

본가로 돌아온 구 회장은 럭키 사장(1980), 금성사 사장(1986), LG반도체 회장(1995), LG건설 회장(1995) 등 LG그룹 핵심 계열사를 진두지휘했다. 럭키는 1981년 '국민치약'이라는 수식과 함께 당시에 없던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으며,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굴지의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 LG의 근간이 된 주요사업의 시작과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구자학 회장이 1986년 금성사 대표이사 재직 시절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아워홈]

◆"국민 건강 최우선" 아워홈 8배 성장시켜

LG그룹이 본격적으로 계열분리되던 2000년 LG유통에서 식품서비스사업부문을 떼어 내 아워홈을 설립해 20여년간 경영에 몸담았다. 구 회장은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먹거리로 사업을 영위하는 식품기업은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져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아워홈을 경영했다. 무엇보다 '국민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뒀다. 80년대 럭키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세상에 내놓았던 '드봉'과 '페리오' 등 생활 브랜드 역시 '국민의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탄생했다.

구 회장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먹는 만큼이나 만드는 과정을 좋아했다. 미국 유학 중 현지 한인마트에 직접 김치를 담가주고 용돈벌이를 했다. LG건설 회장 재직 당시 LG유통 FS사업부에서 제공하는 단체급식에 불만이 있었다. 개선할 점이 많다고 느꼈다. 구 회장은 2000년 아워홈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맛과 서비스, 제조, 물류 등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아워홈 매출은 지난 2000년 2125억원에서 지난해 1조7408억원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졌다. 단체급식사업과 식재유통사업으로 시작한 아워홈은 현재 식품사업, 외식사업과 함께 기내식 사업, 호텔운영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구자학 회장이 지난 2018년 직원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 [사진=아워홈]

◆장남 구본성vs삼녀 구지은 경영권 지켜보며 쓸쓸한 말년

아워홈이 비상장회사이고 구 회장도 여느 LG일가와 마찬가지로 외부 노출을 꺼려 구 회장 일가는 세간에 크게 오르내리지 않았다. 그러다 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반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구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뒀는데, 첫째 아들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딸인 구지은 현 아워홈 대표이사(부회장)가 두 편으로 나뉘어 수년 째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형제들 중 유일하게 일찌감치 아워홈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온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던 범LG가의 가풍을 깨고 막내딸인 구지은 부회장이 첫 여성 후계자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다 2016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워 경영에 참여했고, 구지은 부회장은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다. 이에 반발한 구지은 부회장이 지난 2017년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하며 1차 남매의 난이 발생했다. 당시에는 차녀 명진씨가 구지은 부회장의 편에 섰으나, 장녀 미현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1차 남매의 난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아워홈 지분 구조를 보면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지은 부회장이 20.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장녀 미현씨가 19.28%, 차녀 명진씨 19.6%로 비슷한 지분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미현, 명진씨가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다.

지난해 벌어진 2차 남매의 난에는 미현씨가 구지은 부회장의 편에 서며 구지은 대표가 경영권을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발단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방만경영과 보복운전 사고다. 지난해 구본성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사람을 치면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부회장에서 해임됐다. 이 때 구지은 대표는 캘리스코 대표를 명진씨에게 넘겨주고 아워홈에 복귀했다.

구본성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는 해임됐으나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세 자매의 지분율 합계가 60%가 채 되지 않아 3분의 2 이상이 동의가 필요한 사내이사 해임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아워홈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회장 직함은 유지했지만 사실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올 초 지병이 악화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왔다. 지난 4월 구본성 전 부회장이 다시 경영권 회복을 위한 임시 주총을 요구, 구 회장은 임종 직전까지 남매간 분쟁을 지켜봐야 했다. 

syu@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사진
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