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발전재단 퇴직 후 삼성전자만 취업 신고
삼성그룹 계열사 8곳에서 억대 자문료 받아
공직자윤리법 위반…노웅래 "장관 자격 없어"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고용부 산하기관에서 퇴직 후 억대 자문료를 몰래 챙겨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이 후보자는 퇴직 후 삼성전자 자문위원으로만 활동한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취업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그룹 계열사까지 자문역을 맡아 고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4.14 photo@newspim.com |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에서 퇴직한 직후 약 1년 4개월 동안 삼성 계열사 8곳으로부터 총 1억2000여만원을 지급 받았다.
이 후보자는 2017년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고용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에서 사무총장으로 재임했다.
공직자 윤리법상 공직자는 퇴직한 날부터 3년 동안 일정 규모 이상 사기업이나 기존 업무와 관련된 기관에 취업하는 게 금지돼 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선 먼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후보자가 삼성전자 자문위원을 맡은 건 2020년 9월로, 이 후보자는 이러한 사실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해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삼성전자로부터 월 206만원 정도 자문료를 받아 2020년에 총 827만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같은해 이 후보자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보험과 삼성물산 등에서도 자문료 명목으로 각각 621만원, 658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기업 자문역을 맡고 고액을 지급 받은 것이다.
이외에도 이 후보자는 그룹 연구소인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2741만원을 받았고, 삼성SDI와 삼성SDS, 삼성화재, 삼성전기 등 계열사에서는 2020년과 2021년에 거쳐 각각 약 50만~55만원씩 자문료를 받았다. 삼성물산의 경우 2년 동안 이 후보자에게 지급한 자문료가 약 2632만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노동 전문가라는 사람이 이런 기업에서 노사관계를 자문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신고도 안 하고 억대의 고액 자문료까지 챙겼다는 것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전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달 4일 국회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현재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에 재직할 당시 비위 적발 및 리더쉽 논란과 경력 부풀리기, 대출금으로 딸 외제차 구매 후 미신고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위에서 부터)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삼성 관련 사업소득 내역과 기타소득 내역(단위: 천원) [출처: 국세청, 노웅래 의원실]2022.05.03 swimmi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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