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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북한 7차 핵실험, 초저위력 전술핵 유력하지만 초대형 핵탄두 가능성"

기사입력 : 2022년05월03일 14:20

최종수정 : 2022년05월03일 15:18

김태우 "초저위력 1kt~2kt 전술핵 대량 개발"
정성장 "전술무기 전방배치 전술핵탄두 필요"
권용수 "화성-17형 장착용 초대형 핵탄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북한이 언제, 어떤 핵실험을 할지에 대해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린다.

일단 북한이 최근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전술핵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에 실을 수 있는 초대형 핵탄두 실험을 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북한 핵분야 권위자인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3일 "북한이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을 다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2017년 마지막인 6차 핵실험을 수소폭탄으로 추측되며, 이번에는 전술핵 관련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3번 갱도를 복구하고 있어 7차 핵실험 재개 가능성이 나온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초저위력 전술핵무기 더 위협적"

그 이유에 대해 김 전 원장은 "마지막 6차 수소폭탄 핵실험으로 갱도 일부가 붕괴되고 뒷감당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낳았을 것"이라면서 "지금 북한으로서는 그런 정도의 큰 핵무기를 실험할 필요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 전 원장은 "이젠 한반도 차원에서 보면 전략핵‧전술핵으로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굉장히 모호하고 무의미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원장은 "지금 강대국 기준으로 봤을 때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핵무기 사이즈는 전술핵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한반도 입장에선 그게 전술핵인지 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전 원장은 "북한이 오히려 더 사용 가능성이 높은 것은 히로시마 때보다 훨씬 더 작은 초저위력을 가진 1kt이나 2kt 전술핵"이라면서 "초저위력 전술핵무기들을 북한이 대량 개발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더 위협적이고 무서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1kt(킬로톤)은 TNT 1000t 폭발력이다. 전술핵탄두는 폭발 규모가 10∼15kt 수준이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백발백중 전술핵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신형 ICBM에 전략핵을 달든 전술핵을 달든 장거리 투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어서 초대형 핵탄두를 과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초대형 핵탄두 실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핵실험 장소와 관련해 김 전 원장은 "지금 갱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말고는 북한에 핵실험장이 없다"면서 "주로 3번 갱도가 많이 사용되고 이번에도 3번 갱도가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3번 갱도는 내부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각각 50kt, 120kt의 폭발을 감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차 핵실험 때 사용한 1번 갱도, 2∼6차 핵실험 때 사용한 2번 갱도, 아직 실험한 적이 없는 3‧4번 갱도로 이뤄졌다.

다만 북한이 3번 갱도를 서쪽으로 더 깊게 파면 약 282kt 규모의 핵실험도 할 수 있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추가 굴착을 하면 외부에 노출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5일 밤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기념 열병식에서 손을 들어 부대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 실전용 전술핵 전략"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보면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해 전방 부대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갖고 핵실험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 센터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전술핵탄두 실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존의 핵보유국 사례를 보면 고위력 핵무기는 확실하게 억제 효과가 있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는 실전에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술핵 개발로 나아갔고, 북한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새 건물이 들어서고 기존 건물을 수리한 정황이 포착된 데 이어 2018년 5월 폭파했던 일부 갱도를 복구하는 움직임까지 파악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풍계리 3번 갱도에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최근 전술핵‧소형핵 강조 주목해야"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최근 북한이 전술핵과 소형핵 언급을 많이 하고 있어 전술핵탄두 핵실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이 군사력 강화를 줄기차게 대내외에 발신하고 있어 전술핵탄두 관련 핵실험이 유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 4월 25일 밤 개최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비롯해 신형 무기들이 등장했다. [사진=노동신문]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최대 20kt 미만 전술핵 실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복구 중인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전술핵무기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전술핵무기 폭발 규모가 최대 20kt 미만인 만큼 전술핵 실험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가장 논리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은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북한이 많은 핵무기를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 2~3차례 전술핵무기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초대형 핵탄두‧다탄두 필요성" 

다만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전술핵탄두 핵실험을 할 수 있지만 화성-17형에 실을 수 있는 초대형 핵탄두 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권 전 교수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전술핵으로도 남측과 주한‧주일 미군을 충분히 위협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화성-17형에 탑재할 초대형 핵탄두와 다탄두(MIRV) 개발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중핵적인 구상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권 전 교수는 "당시 김 위원장이 '구상'과 '과업' 두 가지를 강조했다"면서 "구상에 있어서는 핵기술 고도화와 함께 핵 선제‧보복 타격 고도화, 두 가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 전 교수는 "핵기술 고도화는 구체적으로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전술무기화 ▲초대형 핵탄두 생산, 3가지를 주문했다"면서 "향후 북한의 핵실험에서는 '초대형 핵탄두'와 '전술무기화' 대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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