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뒤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안타깝고 실망스러워"
"박범계, 인수위 등에 입장 전할 것…전국 단위 회의 계획은 아직"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여야가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검찰 내부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전국 고검장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컨트롤 타워 부재' 상황에 직면한 검찰이 집단적 반발 움직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대검찰청은 22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 청사 1층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치권의 박 의장 중재안 수용에 관한 입장을 전했다. 브리핑은 예세민 대검 기조부장이 맡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의 모습. 2022.01.25 pangbin@newspim.com |
예 부장은 "중재안은 사실상 검수완박 시행 시기만 유예한 것"이라면서 "여야가 같이 합의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검수완박을 강행할지는 생각도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보완수사 부분에 대해 "지금 중재안에는 단일성과 동일성 개념을 둬서 경찰 수사에서 기소의견으로 올라온 자에 대해 적용된 죄명에 한해서만 수사하도록 더욱 제한했다"며 "여죄가 설령 발견된다 하더라도 직접 수사할 수 없고 경찰에 다시 내려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도 수사 주체임에도 기존에 없던 제한들로 폭을 한정해 놔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를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직접수사 규정에 대해서도 "6대범죄 가운데 남은 부패와 경제범죄 수사도 중재안에 의하면 1년6개월 후 없어진다"며 "결국 순차적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다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패, 경제, 금융, 선거범죄처럼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범죄와 관련해 소추권을 가진 검사의 수사를 금지하는 법제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며 "범죄 대응 역량이 현저히 약화되고 불법과 비리가 판치는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 부장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법무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니 절차에 따라 요청을 드릴 생각"이라며 "인수위도 새로운 정부 차원에서 관심이 있을 테니 호소를 드릴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검이 어제 (국회에) 제출한 안은 기본적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있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수사권을 아예) 없애는 것으로 합의됐기 때문에 전제가 달라졌다"며 "법사위 등 입법 절차가 남아 있으니 중재안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예 부장은 "(중재안에는) 헌법적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위헌성 여부에 대해 주장하고 가능한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다"며 위헌 쟁의에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에게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중재안을 전달했다.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중재안 검토에 들어간 뒤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중재안 수용 소식을 들은 김오수 검찰총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뒤이어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 전국 고검장 6명 등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들의 사표 수리는 아직 정식 처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각자의 직은 유지될 전망이다.
예 부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말 동안 전국 검사장 회의 주재 계획은 있느냐'는 질의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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