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진 국악은 고작 1명…서양음악 4명
체육·음악·미술 3개 과목 묶어 교육과정 '졸속' 기초연구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현재 개정 중인 새 교육 과정에서 국악 교육이 실종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세계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K-컬쳐'를 육성하겠다는 방침과도 배치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협의회)는 21일 서울 인사동에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의 졸속 개발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019년 9월 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서울국악축제, 국악이 칭칭 나네'에서 주제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19.09.15 alwaysame@newspim.com |
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개정 중인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에는 국악교육의 정상화, 질적 재고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전면 부정되고 있다"며 "실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 연구에는 국악 내용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성취기준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국악 요소와 개념이 삭제된 점도 지적됐다. 이번 시안 개발 연구에는 2015 개정에 제시됐던 '음악 요소와 개념 체계표'가 삭제됐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 체계표는 교사들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한눈에 파악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수업에 직적접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성취기준 해설'이 나열식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현행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국악 내용을 총 6개 성취기준으로 개발해 국악교육의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는 국악 내용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성취 기준이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시안 개발 연구의 문제는 교육과정 개발의 기초연구인 '포스트코로나 대비 미래지향적 체육·예술 교과군 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초연구는 서양음악을 전공한 교수 1명, 교사 1명이 실시했으며,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의 교수진은 서양음악 전공이 4명인 반면 국악 전공은 고작 1명에 불과했다.
교육부의 기초연구,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의 운영 부실이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체육, 음악, 미술 등 3개 과목을 묶어 교육과정 기초연구를 용역했는데, 적은 용역비로 고작 6개월 동안 실시한 졸속 연구였다는 지적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교육부의 연구 제안요청서에는 '한국인으로서 우리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민족적 정서의 공유 및 국악의 세계화 기반 마련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를 요구했다"며 "교육부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학교 국악교육에 얼마나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시하고 대응했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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