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거리 外 지역은 한산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자정이 넘어도 인원·시간제한 없이 모이고 영업할 수 있게 된 첫날인 19일 새벽,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클럽 거리는 불야성을 이뤘다.
이날 자정에 찾은 홍대 앞 클럽가는 클럽음악 소리로 북적였다. 바로 옆 사람과 대화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100m 남짓 왕복 3차선 차도 좌우측 인도에 선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100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외국인도 수십 명쯤 돼 보였다.
차도 폭은 좁은데 사람은 많다 보니 무단횡단도 횡행했다. 담배꽁초도 많이 버려져 있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19일 자정 즈음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클럽 앞에서 젊은이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2.04.19 yoonjb@newspim.com |
이날 문을 연 클럽들 중 3군데에서 젊은이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줄이 가장 긴 곳은 31명, 그 다음은 15명, 제일 짧은 곳은 10명 정도가 줄을 서 입장 허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줄은 새벽 1시가 돼서도 줄어들지 않았다. 2군데는 줄이 더 길어졌다. 31명이 서 있던 줄은 34명으로, 15명 서 있던 줄은 16명으로 늘었다.
클럽 관계자들은 이날 손님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은 된다고 설명했다. 클럽 직원 김보민(21) 씨는 "팬데믹 이전 월요일 밤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거리의 술집들도 자정부터 새벽 1시까지 호황이었다. 대부분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만석인 가게도 많았고, 만석이 아닌 가게도 70% 이상 차 있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장사를 오래 한 사람들이나 홍대 클럽을 자주 찾는 이들은 이날 인파가 팬데믹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택시기사 김모(65) 씨는 "팬데믹 전에는 이곳은 평일에도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차가 지나갈 틈도 없어 (클럽거리 입구에 해당하는) '상상마당'을 지나기가 무서울 정도였는데 지금은 차가 수월하게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 클럽 특구 밖은 자정 이후 "썰렁"
클럽 밀집 지역을 벗어난 홍대 상권은 자정 이후 장사나 모임이 가능해진 게 다소 무색해 보일 정도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도로변의 옷·장신구 가게, 카페들도 자정 전에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이곳에서 옷가게를 하는 김모(34) 씨도 자정이 되자 가게 밖에 진열해놓은 상품들을 가게 안으로 들이며 장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김씨는 팬데믹 이전엔 가게를 새벽 2시까지 했다고 한다. 이제 다시 새벽 2시까지 장사할 수 있게 됐지만 이날은 자정 무렵부터 손님이 없어 전날과 같이 자정에 문을 닫았다.
이곳 업주들은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야간 유동인구가 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버스, 지하철의 막차 시간이 늦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술집을 하는 신모(42) 씨는 "홍대 상권은 인근보단 멀리서 오신 분들이 찾는다"며 "(그들이) 비싼 택시를 타고 귀가하려 하지 않는다"고 귀뜸했다.
신씨는 아직 거리두기 해제의 효과를 실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자정 넘어 신씨의 술집에 손님들이 제법 있기에 장사가 잘 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니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12시까지 등 떠밀려 드시던 분들이 좀 더 느긋하게 드시는 것뿐이란다. 손님 수가 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홍대를 자주 방문한다는 온라인쇼핑몰 운영자 이모(25) 씨는 "홍대 거리에 오면 (사람이 많아 사건·사고가 많아서) 하룻밤에 경찰차가 3~5번은 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19일 자정 즈음 서울 마포구 홍대축제거리. 2022.04.19 yoonjb@newspim.com |
업주들은 5월이 되면 상황이 좋아지리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신씨는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고 연휴나 특별한 날이 많은데다 날씨도 좋아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씨도 "곧 상황을 보아 새벽 2시까지 장사를 할 것"이라며 "5월쯤 되면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여기 (홍대에) 소상공인 대출을 안 받은 사람이 없는데, 빨리 피해를 회복해 대출금을 갚고 싶다"고 밝혔다.
yoonjb@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