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등급 고기→1등급 탈바꿈 기술로 투자자 유혹
추가 투자자 데려오면 추천 수당 준다고 꼬셔
후순위 투자금으로 선순위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신기술이 있다며 투자자 1485명을 속여 1656억원을 가로챈 후 해외 도피 중이던 사기 사범을 경찰이 베트남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청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8월까지 2년 넘게 속칭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금을 가로챈 A(66)씨를 베트남 공안과 공조해 지난달 27일 현지서 검거하고 7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기 전과가 있는 공범 5명과 서울에서 사무실을 마련하고 신기술이 있다며 사업설명회를 열고 투자자를 유치했다.
회사 대표를 맡았던 A씨는 저등급 육류를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며 투자자를 유혹했다. A씨가 제시한 신기술이란 바닷물이나 소금물에 소금기가 없는 물을 섞어서 자체적으로 만든 특수얼음을 이용해 얼기 직전 온도에서 고기를 숙성시키는 방법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투자원금 3%를 수익으로 보장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다른 투자자를 데리고 오면 3~5%를 추천 수당으로 준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추천 수당은 A씨가 던진 미끼였다. A씨는 후순위 투자자가 낸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과 추천 수당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으로 투자자를 속였다. 이들이 가로챈 금액은 1656억원으로 전체 투자 규모는 1조112억원에 달한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경찰청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8월까지 2년 넘게 속칭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금을 가로챈 사기 피의자(사진 가운데)를 베트남 공안과 공조해 지난달 27일 현지서 검거하고 7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사진=경찰청] 2022.04.07 ace@newspim.com |
이 사기 사건을 수사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회사 관계자 등 피의자 27명을 수사했다. 회사 부회장과 사장, 회계를 담당한 3명을 구속했다. 현재 각 본부장 및 센터장을 수사 중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국외 도피 경제사범 일제 합동 점검 과정에서 송파경찰서 요청을 받아 A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해외로 도피한 A씨를 추적했다. 경찰청은 A씨가 최초 출국한 베트남에 소재 파악을 요청하는 등 현지 공안과 공조했다. 공조 수사를 통해 경찰청은 A씨가 숨어 있는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영상을 확보했다. 베트남 공안이 해당 아파트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베트남 하노이에 경찰호송관 3명을 파견해 이날 A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서민을 상대로 한 다중 피해 사기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송환은 1485명 피해자 발생한 사기 사건 피의자를 해외에서 검거한 우수한 사례"라며 "앞으로 예정된 인터폴 경제범죄 합동단속 등을 통해 다중 피해 사기 에방과 피의자 검거, 피해금 회복까지 이뤄지도록 적극 국제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