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비빔면 시장...업계 스타 마케팅 돌입
진비빔면은 '배사매무초' 리뉴얼...농심 '배홍동' 견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여름 대목을 앞두고 팔도, 농심, 오뚜기 등 라면업체들의 비빔면 경쟁이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정우성, 백종원을 '팔도비빔면'과 '진비빔면' 광고모델로 내세웠던 팔도와 오뚜기는 올해 나란히 인기 드라마 출연진을 새 모델로 발탁하며 '여심몰이'에 나섰다.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해 '친근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용량, 소스 업그레이드, 새로운 맛 등 각 사의 비빔면 전략도 주목된다.
◆팔도비빔면은 '옷소매' 이준호, 진비빔면은 '술꾼도시녀' 3인방...대세 스타로 물갈이
19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팔도비빔면의 신규 모델로 2PM 출신 배우 이준호를 모델로 발탁했다. 이준호는 올 초 종영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열연을 펼쳐 주가를 올린 인기 스타다. 지난해 정우성을 기용해 '원조 비빔면'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여성 팬덤이 강한 대세 스타로 모델을 교체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3.18 romeok@newspim.com |
'백종원 비빔면'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웠던 오뚜기도 인기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에 출연한 한선화, 정은지, 이선빈을 광고모델을 바꿨다. 백종원은 진비빔면 레시피에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출시 첫 해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백종원을 기용했지만 올해는 여배우 3인방을 발탁해 활기찬 이미지를 새로 장착했다.
농심의 '배홍동비빔면'은 지난해 광고모델이었던 유재석을 재기용 했다. 아직 출시 2년차인 만큼 기존의 친근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최근 '배홍동상사'라는 세계관에서 유재석이 회사의 대표와 영업부장, 홍보과장 등 1인 3역으로 등장하는 새 콘셉트의 광고 영상을 선보이는 등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비빔면 시장의 부동의 1위는 팔도의 '팔도비빔면'이다. 팔도비빔면은 한때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기도 했다. 그런데 2020년 오뚜기가 진비빔면을, 지난해 농심이 배홍동비빔면을 출시하는 등 경쟁사들의 공세로 최근 점유율은 55~60% 수준로 내려왔다.
후발주자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진비빔면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8200만개를 돌파했으며 배홍동비빔면은 지난해 신제품 효과 등으로 20%대 점유율을 확보해 2위로 올라섰다.
◆농심 '배홍동' 공세에 오뚜기는 '배사매무초'로 견제...2위 싸움 본격화
라면업체들이 앞다투어 비빔면 경쟁에 나선 이유는 비빔면의 성장세 때문이다. 국내 라면 시장은 수년째 21억원 규모에서 정체돼 있지만 비빔면 시장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757억원 규모였던 비빔면 시장은 2020년 1400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는 1500억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빔면 시장 2위를 사수하기 위한 업체들의 새 전략도 엿보인다. 오뚜기는 올해 '진비빔면'의 소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배사매무초'라는 문구를 적용했다. 배, 사과, 매실, 무, 태양초 등 5가지 재료를 적용해 새로운 맛의 소스를 내놓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농심의 '배홍동비빔면'을 견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 홍고추, 사과 등 원재료를 내세운 것은 배홍동비빔면이 먼저 선보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진비빔면은 배홍동비빔면 보다 매실, 무 등 원재료 2개를 추가한 '배사매무초'로 시원한 맛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농심은 지난해 배홍동비빔면의 2위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인지도 확대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왼쪽부터 팔도 비빔면 광고 모델 이준호, 농심 배홍동비빔면 광고모델 유재석. 사진=각사 |
업계 1위인 팔도는 비빔면 대용량 한정판 및 제품 다양화에 주력했다. 팔도는 이달 초 맵지않은 비빔면인 '꼬들김', 꼬감초' 2종을 새로 출시했다. 또한 지난달 말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컵 1.2'를 100만개 한정으로, 이달 중순에는 팔도비빔면 봉지면 제품의 중량을 20% 늘려 500만개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팔도 관계자는 "한정판 팔도비빔면컵 1.2는 소비자 반응이 높아 이달 중순쯤 완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달 신제품 '비빔밀면'을 출시하며 올해 비빔면 경쟁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삼양비빔면을 내놓은 바 있지만 경쟁사에 밀려 큰 반항은 얻지 못했다. 올해는 비빔밀면의 양을 기존 비빔면 대비 21% 늘려 '가장 풍성한 양'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5월부터 비빔면 성수기로 봤지만 최근에는 비빔면 수요가 늘면서 이른 3월부터 마케팅전이 시작됐다"며 "올해는 후발주자인 진비빔면, 배홍동비빔면의 신제품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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