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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내건 새 정권, 여성단체 반발 넘어 '통합의 길' 갈까

기사입력 : 2022년03월11일 17:24

최종수정 : 2022년03월11일 17:24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여가부 폐지'에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투표장에서도 2030 여성들이 해당 공약에 반발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적극 투표해 초박빙의 판세를 만들어낸 만큼, 윤석열 정권이 과연 국민의 절반을 배제하고 국정을 운영할지 주목된다.

◆ '여가부 폐지' 공약의 결과로 초박빙 승리?…각계에서 비판·자성 목소리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승자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1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올렸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전에도 폐지론이 심심찮게 나왔던 해당 이슈에 찬성하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 공약이 남녀를 갈라치기 한다는 비판 속에 9일 투표에서는 2030 여성들이 상대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국민의 힘 이준석 당대표를 주축으로 결집한 '이대남'의 표에 맞서 여성 유권자들이 반발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온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선거가 끝난 이후 윤석열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놓고는 각계에서 우려를 쏟아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0일 KBS 대선 개표방송에서 정치권을 향해 "남녀를 갈라치기하고, 여성 유권자들을 경시한 단견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여성 유권자들을 향해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2030 여성들이 처음으로 대선의 권력의 향배를 좌우할 수도 있는 유권자 집단으로 떠올랐다"며 "이건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본다. 존경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0대 여성에 대한 지지율 확보 실패를 초박빙 승리의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SBS 개표방송에서 "20대 여성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평등 예산을 빼서 사드(THAAD·고고도방어체계)를 사자고 하는 것은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20대 남성도 안티 페미니즘을 외친 사람은 소수인데 오판을 한 부분이 있다. 여가부 폐지 등을 계속 언급한 것은 윤 후보가 자기 낙선 운동을 해온 것 같아 아쉽다"고 평했다.

[사진=KBS 1TV 방송화면]

국민의 힘 내에서 2030 여성 유권자들의 심판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움직임도 있다. 김재원 국민의 힘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젊은 여성들, 20대~3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고, 이것은 선거 전략 과정에서도 한번 돌이켜봐야 될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 힘 대변인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이대남, 이대녀(20대 여성)라는 젠더 갈등 측면에서 이것을 더 도드라지게 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을 해야 한다"라며 "저희의 본뜻은 그게 아니었음에도 결과적으로 젊은 여성이 가졌을 만한 어떤 소외감이라든지, 어떤 배타적인 감정에 대해 앞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 여가부 폐지시 어떻게 되나…여성단체 반발 vs. 국힘 '폐지 고수'

실제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 여가부가 폐지된다면, 여가부의 기존 업무는 다른 부처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여가부의 업무는 여성·성평등 정책, 청소년정책, 가족정책, 권익증진으로 나뉘는데 이 중 여성과 성평등 관련 정책(22년 기준 1055억원) 예산은 폐지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다. 여성취업 관련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여가부 예산 중 가장 비중이 큰 가족 정책(9063억원), 청소년 정책(2716억원)은 보건복지부나 교육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권익증진 정책은 법무부로 옮겨질 수 있다.

여가부 폐지론은 이번 대선에서만 불붙었던 이슈는 아니다. 지난 17대 대통령인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정부 조직을 손질하며 여가부 폐지를 고려했으나 여성단체와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반발로 살아남았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때도 부처명 변경을 추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여가부 내에서도 워낙 오래도록 지속된 논란과 공격에 익숙한 분위기도 읽힌다. 근무하는 공무원들 역시 매번 폐지설이 흘러나와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보신주의적 처신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번 윤석열 후보 당선 이후 여가부 폐지는 물론, 후보시절 언급했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에 대해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쏟아져나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0일 논평을 통해 "국미의 힘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기를 타개할 정책 비전보다는 오히려 혐오선동, '젠더 갈등'이라는 퇴행적이고 허구적인 프레임을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면서 "1%도 안 되는 아주 근소한 표차로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한 민심의 의미를 잘 헤아리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사진=한국여성단체연합 SNS]

이어 11일에는 129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나선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에게 성평등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이들은 10일 윤 당선인이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성별로 갈라치기를 한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당선이 된 후에도 일고의 성찰도 없이 본인의 행태를 없었던 일로 만들려는 모습에 분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는 또 "2030 여성이 윤 당선인을 외면한 것은 혐오를 등에 업고 여성의 삶을 묵살한 결과"라며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임을 알고 본연의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제라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비전과 국가 성평등 추진 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 "페미니스트 주권자는 멈추지 않고,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끊어낼 것이다. 윤 당선인이 한국 사회의 성평등을 견인했는지 후퇴시켰는지 평가하고, 크게 외쳐 알릴 것이다. 최악의 '성차별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으려면, 주권자의 엄중한 경고를 받아들여 성평등 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하라"고도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10 leehs@newspim.com

그럼에도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 등은 대표 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를 향해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10일 조은희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부총리급 격상'을 주장하며 윤 당선인과 다른 의견을 내자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 공약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가법게 하지 말아달라"면서 "그것이 선거 직후의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비판했다. '이대남'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만큼 핵심 공약은 지켜질 것이란 확답이다. 윤석열 정권이 '여가부 폐지'를 강행하며 국민의 절반을 두고 갈지, 성평등 정책으로 통합의 길을 갈지 각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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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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