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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폭리 논란 공공주택 분양가, 원가공개 아닌 수치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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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일본의 삼국지 재해석 만화인 '창천항로'의 한 장면. 제갈량이 적벽대전을 유도하기 위해 손오(孫吳) 진영을 찾은 자리다. 이 자리에서 제갈량은 장소, 보즐, 고옹을 비롯해 쟁쟁한 손오의 문신들에게 묻는다. "대체 조조는 어떤 자입니까?" 이에 손오의 가신들은 "한나라의 역적이요"라고 서슴 없이 말한다. 듣고 있던 제갈량은 빙긋 웃으며 답한다. "역적이라고요? 그런 증명도 안되는 소리는 하지 마시지요. 다만 조조가 태어난 이후 중국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것이 조조를 쳐야할 이유입니다."

인민재판, 마녀사냥 등의 용어가 심심치 않게 쓰인다. 이들의 문제점은 억울한 사람을 잡는 것이 아니다. 증명할 수 없는 죄를 만들어 벌을 준다는데 문제가 있다. 왕정시대엔 '역적', 공화정시대엔 '민중의 적'이니 하는 '죄'가 대표적인 것이다.

소수 선동가들의 선동 발언으로 다수의 묵인을 얻어 죄를 확정하고 형을 집행한다. 증명도 안되는 일을 수치적 증거도 없이 목소리만 높여 자행하는 것이 인민재판이 있어서 안되는 이유다. 다만 그 선동적 분위기로 인한 카타르시스는 남는다. 그래서 인민재판이니 마녀사냥이니 하는 말이 지금껏 남아 있는 것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또 다시 '인민재판'이 실시됐다. 이번의 '마녀'는 분양원가 공개다. 최근 분양원가 공개 논란은 원가 공개 주장에 앞장섰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SH)공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SH공사는 김 사장의 취임 이후 거의 2~3주에 한번씩 SH공사 사업 지구 공공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이같은 분양원가 공개의 애초 목표는 대선과 곧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목적으로 봐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수비측'인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대응이다.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가 국민들에게 이슈가 되는 것은 '분양가 폭리'에 대해 '증명'을 했다는 점이고 이에 대응하는 LH와 국토부는 증명없이 말로만 반박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 이슈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르자 '토건족'이란 비하와 함께 건설업계를 압박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분양원가 공개 요구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선 분양원가 공개는 중요치 않다. 업계에서 늘 주장하는대로 영업비밀 침해라는 상도의에 맞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분양원가를 궁금해하는 국민들도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분양원가 공개 주장을 마녀사냥, 인민재판으로 취급하는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이처럼 20년 가까이 반복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주장이 이제와 뒤늦게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천정부지 오르는 공공주택 분양가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LH는 분양원가 공개 방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미 일부 항목에 대해 원가를 공개하고 있고 법적으로 분양원가를 전액 다 공개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즉 분양원가 공개 요구에 대해 '증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상황이 바뀐 것은 올라도 너무 오른 공공주택 분양가 때문이다.

LH가 지난 10년간 경기도에서만 1조2000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당연히 LH와 관할 기관인 국토부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잘못된 추정이라는 것이다.

아마추어인 경실련이 분양가 추정을 잘못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경실련의 분양원가 추정을 믿어서가 아니다. 공공주택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은 과열양상으로 터져 나왔다. 신도시급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위례신도시를 예로 들어보자 위례지구 성남시 권역에 LH가 지난해 6월 공급한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분양가는 5억5576만원으로 반년 전인 2020년 12월 SH공사가 위례지구 송파구 권역에 공급한 전용 66㎡분양가 5억1000만원에 비해 4500만원 높다. 더욱이 SH 아파트가 11㎡ 더 넓은 점을 감안하면 반년새 25% 가까이 분양가를 '튀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와 LH가 경실련의 주장이 허황된 것이며 그들의 추정 분양원가가 틀렸다고 일축하려면 증명하면된다. 증명도 안되는 미사여구로 여론전을 펴지 말고 수치로 증명해주길 바란다.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오르는데서 무주택 서민들이 느끼는 불만도 사그라들 것이다.

LH와 국토부가 주장하고 있는 주변 시세 대비 60~80%선 공공주택 분양가 책정논란도 그렇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시세는 말그대로 주변 시세가 아닌 지역내 최고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한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냥 주변 평균시세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이 역시 증명하면 된다. '같은 지역 어느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와 시세가 이런데 LH 분양주택의 분양가는 얼마로 책정돼 주변 대비 몇%다'하는 증명 말이다.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조심스러운 것은 '로또분양'처럼 낮은 분양가로 인해 수분양자가 과도한 이익을 얻게 되는 상황이라고 국토부는 주장하고 있다. 여당에서 자주쓰는 용어를 대입하면 개발이익 환수 일 것이다.

최장 10년까지 전매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집값이 오르면 기분만 좋고 집 한채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1주택자에게 무슨 환수할 개발이익이 있는 줄 모르겠지만 장기 무주택 서민에게도 이를 이유로 높은 공공분양가를 책정해야한다면 LH의 기능은 무엇일까? 그냥 임대주택만 공급하는 게 낫지 않을까?

분양가가 오르는데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멍청한 주택정책 입안자는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분양가 폭리 주장도 오류일 것이라 믿어줄 수 있다. 하지만 증명은 해야한다. 공공이 공급하는 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정당한지, 분양가를 올려 정부와 LH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실제 LH 분양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해 증명하는 것이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인민재판을 돌파할 해법일 것이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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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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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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