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폭리 논란 공공주택 분양가, 원가공개 아닌 수치 증명해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일본의 삼국지 재해석 만화인 '창천항로'의 한 장면. 제갈량이 적벽대전을 유도하기 위해 손오(孫吳) 진영을 찾은 자리다. 이 자리에서 제갈량은 장소, 보즐, 고옹을 비롯해 쟁쟁한 손오의 문신들에게 묻는다. "대체 조조는 어떤 자입니까?" 이에 손오의 가신들은 "한나라의 역적이요"라고 서슴 없이 말한다. 듣고 있던 제갈량은 빙긋 웃으며 답한다. "역적이라고요? 그런 증명도 안되는 소리는 하지 마시지요. 다만 조조가 태어난 이후 중국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것이 조조를 쳐야할 이유입니다."

인민재판, 마녀사냥 등의 용어가 심심치 않게 쓰인다. 이들의 문제점은 억울한 사람을 잡는 것이 아니다. 증명할 수 없는 죄를 만들어 벌을 준다는데 문제가 있다. 왕정시대엔 '역적', 공화정시대엔 '민중의 적'이니 하는 '죄'가 대표적인 것이다.

소수 선동가들의 선동 발언으로 다수의 묵인을 얻어 죄를 확정하고 형을 집행한다. 증명도 안되는 일을 수치적 증거도 없이 목소리만 높여 자행하는 것이 인민재판이 있어서 안되는 이유다. 다만 그 선동적 분위기로 인한 카타르시스는 남는다. 그래서 인민재판이니 마녀사냥이니 하는 말이 지금껏 남아 있는 것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또 다시 '인민재판'이 실시됐다. 이번의 '마녀'는 분양원가 공개다. 최근 분양원가 공개 논란은 원가 공개 주장에 앞장섰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SH)공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SH공사는 김 사장의 취임 이후 거의 2~3주에 한번씩 SH공사 사업 지구 공공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이같은 분양원가 공개의 애초 목표는 대선과 곧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목적으로 봐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수비측'인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대응이다.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가 국민들에게 이슈가 되는 것은 '분양가 폭리'에 대해 '증명'을 했다는 점이고 이에 대응하는 LH와 국토부는 증명없이 말로만 반박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 이슈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르자 '토건족'이란 비하와 함께 건설업계를 압박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분양원가 공개 요구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선 분양원가 공개는 중요치 않다. 업계에서 늘 주장하는대로 영업비밀 침해라는 상도의에 맞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분양원가를 궁금해하는 국민들도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분양원가 공개 주장을 마녀사냥, 인민재판으로 취급하는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이처럼 20년 가까이 반복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주장이 이제와 뒤늦게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천정부지 오르는 공공주택 분양가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LH는 분양원가 공개 방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미 일부 항목에 대해 원가를 공개하고 있고 법적으로 분양원가를 전액 다 공개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즉 분양원가 공개 요구에 대해 '증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상황이 바뀐 것은 올라도 너무 오른 공공주택 분양가 때문이다.

LH가 지난 10년간 경기도에서만 1조2000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당연히 LH와 관할 기관인 국토부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잘못된 추정이라는 것이다.

아마추어인 경실련이 분양가 추정을 잘못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경실련의 분양원가 추정을 믿어서가 아니다. 공공주택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은 과열양상으로 터져 나왔다. 신도시급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위례신도시를 예로 들어보자 위례지구 성남시 권역에 LH가 지난해 6월 공급한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분양가는 5억5576만원으로 반년 전인 2020년 12월 SH공사가 위례지구 송파구 권역에 공급한 전용 66㎡분양가 5억1000만원에 비해 4500만원 높다. 더욱이 SH 아파트가 11㎡ 더 넓은 점을 감안하면 반년새 25% 가까이 분양가를 '튀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와 LH가 경실련의 주장이 허황된 것이며 그들의 추정 분양원가가 틀렸다고 일축하려면 증명하면된다. 증명도 안되는 미사여구로 여론전을 펴지 말고 수치로 증명해주길 바란다.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오르는데서 무주택 서민들이 느끼는 불만도 사그라들 것이다.

LH와 국토부가 주장하고 있는 주변 시세 대비 60~80%선 공공주택 분양가 책정논란도 그렇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시세는 말그대로 주변 시세가 아닌 지역내 최고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한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냥 주변 평균시세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이 역시 증명하면 된다. '같은 지역 어느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와 시세가 이런데 LH 분양주택의 분양가는 얼마로 책정돼 주변 대비 몇%다'하는 증명 말이다.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조심스러운 것은 '로또분양'처럼 낮은 분양가로 인해 수분양자가 과도한 이익을 얻게 되는 상황이라고 국토부는 주장하고 있다. 여당에서 자주쓰는 용어를 대입하면 개발이익 환수 일 것이다.

최장 10년까지 전매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집값이 오르면 기분만 좋고 집 한채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1주택자에게 무슨 환수할 개발이익이 있는 줄 모르겠지만 장기 무주택 서민에게도 이를 이유로 높은 공공분양가를 책정해야한다면 LH의 기능은 무엇일까? 그냥 임대주택만 공급하는 게 낫지 않을까?

분양가가 오르는데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멍청한 주택정책 입안자는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분양가 폭리 주장도 오류일 것이라 믿어줄 수 있다. 하지만 증명은 해야한다. 공공이 공급하는 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정당한지, 분양가를 올려 정부와 LH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실제 LH 분양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해 증명하는 것이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인민재판을 돌파할 해법일 것이다.

donglee@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