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우크라이나 위기' 긴장하는 건설업계..."유라시아시장 상실 우려"

기사입력 : 2022년02월23일 06:01

최종수정 : 2022년02월23일 07:36

안전문제는 일단 안심...우크라이나 근로자 전원 귀국
수주환경 악화 우려... 서방 경제제재 수위에 관심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전쟁이 안나길 바라지만 전쟁이 나면 사실상 러시아와 주변국 사업은 접어야 되겠지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 개시 시나리오가 본격화되자 '유라시아'로 불리는 범 독립국가연합(CIS) 건설사업 현장에 나가 있는 우리 건설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현장에 있는 근로자들의 안전문제는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파견된 근로자도 적고 최근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귀국 인원이 늘고 있어서다.

다만 유라시아 지역 건설수주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고 있는 만큼 자칫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라시아' 지역 건설 수주 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지에서 우리 건설업계가 에너지 플랜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러시아 가스플랜트] 2022.02.22 donglee@newspim.com

◆ 우크라이나 근로자 전원 귀국...러시아 현장은 소수만 상주

23일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우리 건설업체는 건설사가 아닌 엔지니어링 업체만 3곳이다. 우크라이나에선 주택이나 철도, 교량 같은 SOC사업이 아닌 에너지 플랜트 사업 수주가 대부분이다. 진출한 기업은 도화엔지니어링, 동명기술공단, 동성엔지니어링이다. 이들 업체에서는 모두 6명 정도가 우크라이나 현지에 상주했지만 22일 기준 모두 귀국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외교부의 우리 국민 보호 방침에 따른 철수 명령으로 모든 기업체 종사 국민들이 철수했다"며 "마지막 남은 1명이 오늘 아침 공항에서 출국함으로써 우크라이나 현지에 남은 업체 근로자들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업장이 많은 러시아에는 우크라이나 보다 많은 수의 근로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21개 사업장에 대형 건설사 근로자들이 나가 있다. 하지만 이들 인력에 대해선 아직 귀국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며 건설업계에서도 딱히 선제적인 귀국을 추진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안전문제에 별다른 우려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러시아 현장에서 시공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 하나 뿐이며 나머지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희림 등은 대부분 설계 과정에 있어 현장에 나간 근로자들은 소수에 머물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러시아 사업장 업무는 아직 국내에서 대부분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에 나가 있는 소속 근로자는 1~2명 수준"이라며 "사업장도 분쟁지역인 우크라이나 돈바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러시아 본토에 위치해 있어 안전문제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덴부르그에서 가스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현장에 나가 있는 근로자는 2명이다. 이 현장 역시 동부 러시아에 위치해 있어 안전문제에는 우려가 없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사업으로 아직 인력과 물자 투입이 미미해 유사시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손해를 크게 입을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밖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국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도 '유탄'을 맞았다. 대표적인 곳이 SK에코플랜트가 진출한 카자흐스탄이다. 이들 독립국가연합 소속 국가들은 러시아의 정치,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다 지정학적으로도 우크라이나와 가까워 전쟁 발발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국제법상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엄연히 다른만큼 근로자 안전문제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외교부의 권고나 명령이 떨어지면 그에 알맞는 방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동결 등 서방 경제제재 예상...유라시아시장 철수 위기

이처럼 유라시아 진출 업체 근로자들의 안전문제는 일단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주 환경 악화에 대해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을 포함하는 '유라시아' 지역 수주가 이번 사태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오른쪽)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소츠크 메탄올 플랜트 기본설계 사업 계약식에서 계약서 서명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국내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서방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 여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이뤄지면 최근 중동, 아시아에 이어 해외 수주 전략지역으로 유라시아를 꼽고 있는 우리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방세계가 러시아에 강도 높은 경제제재인 금융자산 동결을 발동하면 상황은 매우 힘들어진다. 당장 러시아 현장에 나가 있는 국내건설사들이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이 경우 재무제표에서 손실 반영 등으로 건설업체들의 재무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 업체들이 나가 있는 러시아 사업장은 모두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주한 사업이라 당장 금융동결 조치에 따른 기성 미지급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융동결조치를 비롯한 경제 제재가 장기화되면 제아무리 러시아라도 힘들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러시아에 대해 이란이나 북한과 같은 강도높은 경제제재를 무기한으로 시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우리 사업장의 경우 아직 시공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으며 발주처 상황을 볼 때 기성 미지급과 같은 우려는 없다"며 "업계에서는 러시아에 대해 서방의 경제제재가 강도높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비관적 전망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한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리스크는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발주사업은 루블화 지급 조건이 많다. 이렇게 되면 서방의 경제제재로 루블화가 평가절하되고 이는 건설업계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향후 유라시아 건설수주 환경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방 경제제재가 본격화 되면 과거 이란의 경우처럼 서방의 경제제재가 이뤄지면 국내 건설사들도 철수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2010년대 초반 전후 복구사업을 추진하던 이란, 이라크 등에서 전략적인 수주 영업을 펼쳤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대로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이같은 '유탄'은 러시아보다 카자흐스탄과 같은 유라시아 국가에서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수위를 짐작할 수 없지만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질 경우 범 유라시아 국가 투자환경이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전략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업계와 정부와 함께 우리 건설업계의 수주 확대를 위해 현 상황을 주시하고 분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