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장 넘버링 한정판으로 제작
1집 앨범에서는 김광석의 풋풋한 목소리 들을 수 있어
3월 4일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선공개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사계>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그날이 오면> <임을 위한 행진곡> <동지를 위하여> 등 세월을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울림을 전했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이 올해로 38주년을 맞아 그동안 내놓았던 1집부터 4집 앨범까지 모아 첫 LP 박스세트로 발매한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LP 박스세트 발매를 통해 여정을 38년 만에 갈무리한다. '노찾사'는 1984년 처음 선보인 1집부터 시작해 4장의 정규음반과 94년에 나온 10주년 기념 음반, 그리고 97년에 마지막으로 나온 베스트 음반까지 모두 6장의 음반을 냈다. 또한 87년부터 98년 무렵까지 수백 회의 공연을 했다.
이중 정규 음반인 노찾사 1집, 2집 3집 그리고 4집 LP가 박스세트로 발매된다. 특별히 500장 넘버링 한정판으로 제작되었으며, 1991년 8월에 열린 '푸른 내일을 향해' 공연의 프로그램 북에서 발췌한 악보집을 특별부록으로 함께 수록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80년대의 시대정신과 민중가요 노래운동의 상징인 '노찾사'의 1-4집 앨범이 한정판으로 발매된다. [사진=마장뮤직앤픽처스] 2022.02.22 digibobos@newspim.com |
'노찾사'라는 이름이 세상에 처음 각인된 것은 1984년, 노찾사 1집을 통해서다. 김민기의 프로듀싱으로 당초 수록하려고 한 30곡 중 심의를 통과한 9곡만 실렸다. 80년대 노래운동의 한 축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작곡가 문승현의 <기도>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바다여 바다여>는 아름답지만 슬픈 섬세한 정서를 담아냈다.
고달픈 삶에 굴하지 않는 의지를 담은 <그루터기>, 따뜻한 봄을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담은 <바람 씽씽> 등은 80년대 초 대학 노래패의 창작력을 상징하는 작곡가 한동헌의 작품이다. 노찾사 출신으로 이후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김광석의 젊고 풋풋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노찾사 1집에서 누릴 수 있는 큰 기쁨이다.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출신으로 노찾사 1집에 참여하였고 한국 대중음악상 제정을 주도하여 1회부터 현재까지 심사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창남 교수는 "노찾사 1집은 노래패 1세대가 대학의 울타리를 벗어나면서 노래운동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하나의 선언과도 같은 것이었다."라며 "노찾사 1집이 없었어도 어떤 식으로든 노래는 있었을 테고 또 노래운동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지금 노찾사라는 이름과 함께 기억하는 그 뜨거운 순간들, 그 모습 그대로는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노찾사 2집은 8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특별한 홍보와 방송 출연조차 없었지만 수록곡 중 <사계>는 KBS '가요톱10'에서 10위권에 진입했고, 당시 인기 예능 MBC '퀴즈아카데미'의 배경음악으로까지 사용되었다.
노찾사 2집의 성공 덕분에, 발매 당시 여러 압박 속에 제대로 유통되지 못했던 노찾사 1집 역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노찾사 2집은 94위(1998년), 53위(2007년), 44위(2018년) 총 세 번에 걸쳐 한국 대중음악명반 100에 선정되며 그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민중가요의 발자취를 대중음악사에 확실하게 남기게 된다.
고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노찾사 2집은 1980년대 민주화의 변화 속에서 다시금 소환되며 본연의 취지를 완수한 앨범이다. 또한 민중가요의 대중화를 이루었고, 안치환과 권진원이라는 대형 가수를 발굴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맥까지 형성시킨 큰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라고 평했다
노찾사 3집 음반은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맞춰 대중적인 소통 방식을 선택하면서도 80년대 시대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었다. <녹두꽃>은 김지하 글에 조념의 곡으로 70년대 말 대학가 노래운동에서 재발견된 걸작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80년대 집회 현장에서, 거리에서 항상 들을 수 있었던 전투적 민주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곡이다. 서정적이고도 비장한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과 <의연한 산하> 등 80년대 전반기 민중가요의 특성이 담긴 노래도 수록했다.
노찾사 4집 음반은 3집이 나온 후 3년이 지난 후에 발매되었다. 사람들은 어느새 80년대를 꽉 채우고 있던 투쟁의 언어에 싫증을 내고 있었고, 서태지 신드롬으로 대표되는 신세대 문화가 또 다른 문화적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노찾사 4집에도 다양한 시도가 반영된다. 숙연한 서정시라는 찬사를 얻었던 <동지를 위하여>는 음악적인 평가와 더불어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고, 아카펠라 버전의 <사계>, 메탈 사운드 편곡의 <동물의 왕국> 등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발현되었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의 노랫말에 곡을 붙인 <무쇠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도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70년대 대학가의 애창곡 <진달래>, 80년대 민중가요 <노래(죽창가)>도 수록되어 있다.
시간이 흐른 오늘에도 '노찾사'의 노래에 담긴 의미와 추억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민중가요의 발자취를 새겨 넣은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기록을 부디 '하나'로 이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노찾사'의 1-4집 박스세트는 국내 유일의 LP 제작사인 마장뮤직앤픽처스가 기획·제작하였고, 정식 발매 전인 3월 4일부터 3일간 열리는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선공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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