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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계륵 신세 '자사고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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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고 항소심에서도 승소
서울시교육청, 결국 소송 취하로 출구전략 선택
새로운 고교 체제 수립 계획·일반고 강화 대책 등 후속 논의 부족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계륵(鷄肋). 닭의 갈비를 말한다. 큰 소용은 없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가리킬때 주로 쓰이는 말이다.

중국 후한 말기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책 삼국지에서 조조는 한중 지역을 놓고 유비와 힘겨운 전쟁을 벌였다. 한중은 전략적 요충지는 아니었지만,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지역이다. 전쟁 장기화로 탈영병이 늘었고, 식량도 바닥나면서 조조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식사로 들인 닭국을 먹던 조조가 그날밤 암호를 '계륵'으로 했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 이후 조조는 한중 지역을 포기했다.

사회부 김범주 차장

현 정부가 추진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과정을 보면 이 계륵이 연상된다. 정확히는 '계륵화' 되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2019년 시작된 자사고 일반고 전환은 법정 공방 끝에 결과적으로 학교 측이 승기를 잡으면서 '명분'을 잃었고, 최근 부산 해운대고 항소심 선고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물론 교육당국 입장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진행형이다. 100년 대계의 교육정책을 '닭갈비'에 비교한다는 것 자체도 부당해 보일 수도 있다. 경쟁 중심의 고교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우수한 학생을 특정 학교가 미리 선점하는 학교 서열화를 타파하겠다는 애초 취지는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법원에서 자사고 폐지에 대한 '공익적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자사고들이 5년마다 받아야 하는 재지정 평가에서 시도교육청들은 법원으로부터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지적만 받았다.

현재 자사고 7곳과 재판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부산고법이 1심과 같은 취지로 선고를 하면서 서울시교육청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최종심까지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완강한 입장이었지만, 장고 끝에 항소심마저 포기하는 '출구전략'을 택했다.

교육청 내부에서 조차도 2025년 자사고가 일괄 일반고로 전환되는 일정을 앞두고 패소 확률이 높은 재판을 끝까지 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냐는 주장과 재판을 포기할 경우 그동안 추진했던 취지가 훼손되는 것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자사고 운명은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9년 교육부가 자사고 설립 근거 조항인 초중등교육법시행령 91조3을 삭제했고, 이에 반발한 자사고 측이 헌법소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 짚고 가야 할 주요 포인트는 또 있다. 자사고 평가지표 및 기준을 정한 교육부는 왜 관조만 하는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며 세웠던 새로운 고교 체제 수립 계획은 어디에 있는지, 일반고 경쟁력 강화 등 후속 대책은 왜 보이질 않는지 등이다.

법령 개정으로 자사고 폐지론에 대한 효용은 점차 낮아진 반면, 명분을 버리기에는 아까워하는 모습이 계륵과 닮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서울시교육청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자사고 폐지 논란은 새 국면을 맞았다. 또 기회를 잃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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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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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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