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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대재해처벌법과 목숨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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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4년 전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한 청년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다. 2인1조 작업수칙도 지켜지지 않은 채 홀로 일하다 변을 당했다.

당시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어머니는 그 비극을 사회로 들고 나왔다. 그 계기로 만들어진 게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성소의 경제부 기자

이후 청년이 몸담고 있던 곳을 포함해 발전 5개사의 경영실적 평가지표가 공개됐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원청 근로자가 사망하면 12를 곱해 감점시켰고, 하청업체 근로자가 사망하면 4를 곱해 감점시켰다. 이상했다. 죽음은 분명 모두에게 똑같이 참담한 비극인데 평가과정에서 죽음의 무게가 3분의 1이나 줄어들었다. 한 글자 차이로 목숨값도 달라졌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법정에서도 반복된다. 김용균씨 사고의 경우 11명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원청과 하청 기업 대표들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7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법정에 소환된 9명 중8명은 하도급업체 혹은 재하도급업체 관계자였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에서는 현장소장 1명만 재판을 받았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대개는 실무 라인에 있는 관리감독자나 현장 소장이 법정에 소환된다. 현장에서 누군가 일하다 죽어도 원청기업의 책임은 옅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근로자가 일하다 중대재해를 당했을 때 원청기업에도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게 가능하다. 기업 총수가 최소 1년 이상의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경영계에선 처벌이 과도하다며 벌써부터 면책조항 얘기가 나온다. 대표이사가 모든 산업현장을 쫓아다니며 밀착 관리할 순 없지 않냐고 반발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법에선 '안전보건 조치 의무'라는 조건을 달아놨다.

가령 안전 관리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전담 조직을 따로 두거나, 법에서 규정한 위험성 평가 등을 실시해야 한다. 사업을 총괄하고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경영책임자가 안전에도 충분한 인력과 돈을 쓰라는 말이다. 그 의무를 다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된다. 근로자의 재해가 무조건 총수 처벌로 이어지진 않는다. 

매년 800~900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다. 4년 안에 이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 목표가 무색하게 우리나라는 아직도 산재사망률의 상위권을 달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산업 노동자 10만명 당 사고 사망자 수는 3.61로 OECD 평균(2.43)보다 훨씬 높다. 국가별로는 캐나다, 터키, 칠레, 룩셈부르크에 이어 다섯번째다. 지난 해에도 828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용은 가깝고 안전은 멀다. 많은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적잖은 부담을 호소한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안전에 전에 없던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동화와 인공지능 투입을 선택하겠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반면 일반 국민들과 노동자들이 갖는 기대감는 크다.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가 26일 발표한 '산업재해와 중대재해처벌법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7.5%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재예방 효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시행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안전 전담 조직을 꾸리는가 하면, 건설사들은 무리한 공사 진행을 막기 위해 설 연휴를 앞두고 현장 작업들을 중단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스갯 소리로 "의도치 않게 건설현장에도 주5일제 문화가 안착되고 있다"며 "전례없는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뒤에 법 적용을 받는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용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사고 대부분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사고 비율은 전체의 78.6%였고,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 비율은 71.5%였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811곳 중 621곳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근로자들의 완전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아직까지 현장에서 바뀌어야 할 것들은 산적하다. 그러나 완벽한 답안보다 중요한 건 답안을 풀기 위한 의지와 과정이다.

soy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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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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