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의원 '봉이 김선달' 발언...불교계 불만 표출
조계종 추산 전국 승려 5000명 포함 신자 다수 참석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확진자 이틀 연속 6000명대 후반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한불교 조계종이 승려 수천명이 참석한 대규모 승려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조계종은 2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발언한 것에 대해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열리게 됐다. 승려대회가 열린 것은 1994년 이후 28년만에 일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2.01.21 hwang@newspim.com |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추산 전국에서 5000여명의 승려들과 불교 신자들이 참석했다.
시민들과 불교 신도들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행사가 열린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769명으로 전일보다 166명 증가했다. 이틀 연속 6000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불명을 여여행(60)이라고 밝힌 신도는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회를 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승려와 신도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많지만 실제 표출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혜영(40) 씨는 "승려대회를 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일줄은 몰랐다"면서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다른 곳도 아닌 종교계에서 집회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회에 앞서 행사 개최를 반대하는 불교신자들을 중심으로 1인 시위가 곳곳에서 진행됐는데 행사를 찬성하는 신도들과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승려대회 반대 1인시위를 벌인 한 시민은 "여론조사에서 신도들의 64%가 반대한 승려대회를 일부 교구본산 주도로 개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코로나 시국에 5000명에 가까운 스님들이 모이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다른 시위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방역수칙만 잘 지켜진다면 대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도들도 그동안 정부에 대해 불교계에서 불만들이 쌓여온 만큼 코로나 변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대회를 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이모씨(52)는 "다른 단체들도 시위를 벌이는 상황이고 참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잘 쓰고 있어서 문제될 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석하러온 김상호(50) 씨는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오죽하면 승려대회가 열렸겠냐"며 "정청래 의원의 발언이 계기가 됐지만 사찰 입장료 문제부터 그동안 정부의 불교계에 대한 몰이해로 불만이 쌓여온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은 이번 행사에 대해 코로나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정규 종교활동이고 안전수칙을 최대한 준수해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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