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거대 양당과 더불어 군소 정당 후보들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야권 단일화'를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다.
이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과 인연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안 후보는 정계 입문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했으며, 윤석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모두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렸다. 윤 후보는 검찰개혁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의 수많은 비판을 견디다 못해 "문재인 정권에서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되살리겠다"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후보 역시 제3지대에서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선 정권교체가 답"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지향하는 바는 똑같다. 바로 정권교체다. 대한민국을 위해선 문재인 정권의 연장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뚜렷한 연대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표면적으로 양 후보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단일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주시하고 있다. 내부에선 함께해야 한다, 하지 않아도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같은 야권인 만큼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대위 내부 갈등으로 인한 김종인 전 선대위총괄위원장 사퇴 등 선대위를 해체하고 재편하는 시기에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해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한 고위직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올려준 게 누군가. 바로 국민의힘 아닌가. 내부 갈등만 없었다면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와 함께 해야 한다. 만약 야권이 분열돼 문재인 정권을 연장시킨다면 국민들의 비판을 온전히 받아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윤석열 후보와 달리 대선 완주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다만 선대위 내부에서도 단일화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 다만 단일화가 이뤄졌을 때 '1+1=3' 이상의 시너지가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이 단일화를 했을 때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온전히 안철수 후보에게 올 수 있는가. 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온전히 윤석열 후보에게 갈 수 있을까.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 '1+1=1.5'의 시너지밖에 나오지 않는 단일화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국민의당 측은 단일화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선 현재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방법 뿐이라고 전했다. 서로가 대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가 극적인 단일화를 이뤄야 유권자들도 이를 인정하고 어느 후보에게든 지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듯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야권이지만, 결국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목표는 같다. 또 많은 국민들이 단일화를 바라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50일도 남지 않은 대선 과정에서 온전한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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