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슈가 된 사건을 짜깁기하거나 자극적인 루머를 재생산하는 유튜버를 일컫는 일명 '사이버렉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계속되는 지라시성 루머와 가짜 열애설로 인해 연예기획사에서도 칼을 빼들었다.
◆ 온라인으로 퍼지는 가짜 뉴스…사이버렉카 기승
최근 이슈이자 논란이 된 부분이 바로 아이돌의 열애설이다. 방탄소년단 뷔와 정국, 그리고 RM이 사이버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로 인해 열애설에 휩싸였다.
한 유튜버는 뷔가 재벌가 회장 딸과 교제 중이라고 주장한 이후, 정국이 배우 이유비가 2018년부터 열애 중이라는 가짜 뉴스를 생산해 퍼뜨렸다. 이 유튜버는 정국와 이유비의 열애 증거로 팔찌, 이모티콘 등을 언급했으며, 정국의 친형과 이유비가 SNS 맞팔로우를 했다는 것을 증거로 내밀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 2021.05.21 kilroy023@newspim.com |
이에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뷔와 정국의 열애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지만, 유튜버의 열애설 제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에는 RM이 비연예인 여성 A씨와 연애 중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유튜버는 RM과 A씨가 2019년부터 교제를 시작했으며,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증거로 내밀었다. 해당 유튜버는 RM이 지난 9월12일 생일을 맞아 SNS에 푸들 한 마리와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이 푸들이 A씨 SNS에 올라온 푸들이라는 주장을 덧붙였다.
열애설이 퍼지기 시작하자, RM은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아예 전혀 모르는 분이고 푸들은 제 친구 푸들"이라며 해당 열애설에 대해 반박했다.
올리는 영상마다 소속사와 멤버들의 반박이 있었지만, 해당 유튜버는 멈추지 않았다. 뷔가 최근 수염을 기른 뒤 찍은 사진을 위버스에 공유한 것을 마치 심각한 일을 저지른 것처럼 과장함과 동시에 배경으로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두고 '여자친구와 함께 만든 게 아니냐'는 근거 없는 추측으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사이버렉카 유튜버들은 단순히 열애설 영상만 올리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에 뜨밤 보내다가, 아랫층 사람한테 신고당한 남자아이돌'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을 게재해 논란의 소지를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걸그룹의 성형설, '타 걸그룹 몸매 스캔하다 딱 걸린 남자 아이돌' 등의 영상으로 조회수 상승을 위해 자극적인 제목의 일명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해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일)'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아이돌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 사이버렉카에 칼 빼들다…"고소장 제출"
사이버렉카의 영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그룹이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계속되는 가짜 열애설로 인해 멤버들 역시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직접 해당 사실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빅히트뮤직이 고소한 사이버렉카 유튜버 채널 [사진=해당 유튜브 채널 캡처] 2022.01.04 alice09@newspim.com |
이러한 유튜버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없이 같은 전시회에 방문하거나, 비슷한 패션 아이템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열애설을 만든다. 또 전혀 다른 트리 사진을 올려도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다는 허위 사실까지 유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십거리에 불과한 이러한 영상들은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다. 유명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하면 조회수는 따놓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대중들은 시청을 넘어 자연스럽게 채널 구독으로 이어지니, 이러한 영상들은 곧 채널의 수익과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소속사의 강경대응에도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초반에는 단순 어그로 영상이기 때문에 소속사들이 허위사실에 크게 대응하지 않았지만, 갈수록 도가 넘는 가짜 뉴스에 대해 소속사도결국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빅히트뮤직은 "최근 팬 여러분의 제보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새로운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근거도 없이 아티스트의 인격을 공격하고, 악의적인 루머를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 당사는 민형사상의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처음 사이버렉카로 불리는 유튜버들의 영상은 단순히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만 붙인 어그로 콘텐츠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소속 아티스트의 명예와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영상으로 변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사에서도 초기에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현재는 아이돌의 이미지·명예 훼손 영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소속사에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영상들에 대해선 법적대응을 통해 이러한 영상 제작 및 배포가 잘못된 것임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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