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의 계열 분리, 삼성의 LG디스플레이 채택 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
캐시카우 성격의 꾸준한 사업일 뿐, 큰 모멘텀 될 만한 성장 사업은 아니라는 의견도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24일 오후 2시26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급등세를 보이던 LX세미콘이 최근 주춤한다. 앞서 LX세미콘은 LG와 계열 분리 이슈에 호실적 지속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투심이 몰렸다. 일각에선 사업 특성상 실적 개선 정도가 폭발적으로 커질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주가 급등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X세미콘 주가는 이달 들어 급상승, 지난 23일 16만25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약 3주간 상승률이 무려 51.9%다.
기본적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LX세미콘은 지난 3분기에 매출 5054억 원, 영업이익 129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37.6%, 영업이익은 166.1% 증가한 수치다. 이어 올 4분기 역시 호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상 LX세미콘의 올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7% 늘어난 5250억 원, 영업이익은 314.6% 증가한 1025억 원이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는 LG와의 계열 분리도 한몫하고 있다. LX세미콘 매출의 약 70%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관계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와의 계열 분리로 이 부분이 내부거래에서 외부거래로 바뀌게 되면, 그만큼 납품단가 부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LX세미콘 주가 및 거래량 추이 [자료=삼성증권] |
앞서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보유 중인 LG 지분 4.18%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매각하고,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매수했다. 이로써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 지분 총 40.04%(기존 지분 7.72% 포함)를 보유하게 돼 LX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LX그룹의 독립 경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삼성전자가 LG 디스플레이의 WOLED TV 패널을 새롭게 채택할 예정"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향, 애플향 OLED 패널에는 모두 LX세미콘의 모바일용 DDI가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DDI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을 말하는 것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LX세미콘의 주력 제품이다. LCD 및 OLED 등 디스플레이에서 디지털 신호를 수신해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로, LX세미콘 매출의 약 85%(2021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패널가 하락 등 LCD 업황 둔화에 따른 우려가 상존하고 있으나,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CD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반영됐다"면서 "최근 12인치 파운드리의 공급 부족 심화로 인해 내년에도 일부 제품에 대한 판가 인상 가능성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원석 연구원은 "향후 LX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계열사 내 핵심 위치에 있는 LX세미콘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 중인 여러 가지 신사업(SiC PMIC, MCU, BMS IC 등)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며 "주가 멀티플 리레이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LX세미콘의 최근 주가 상승세가 단기적 이슈에 따른 현상일 뿐, 길게 갈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면서 "계열 분리 기대감 등이 잠깐 작용하는 듯한데 지속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LX세미콘은 전날 대비 3.51%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띠고 있다. 이후 낙폭을 조금씩 만회하며 오후 2시 현재 1.11% 하락한 16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LX세미콘 사업 전망이 밝다고 계속 나오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규모가 그리 크지도 않다. 실적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LX세미콘의 사업이 꾸준한 실적을 내는 캐시카우 정도의 사업이지 뭔가 크게 터질 만한 성격의 것이 아니라"라며 "아무래도 분위기를 타고 (주가가) 반짝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