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 추가
내년께 SUV 전기차 'bZ4X' 글로벌서 등판
CUV·SUV 등 경쟁 예상...가격 경쟁력 필요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하이브리드 명가'로 알려진 토요타자동차가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선언했다. 토요타는 내년 초 전기차 브랜드인 '토요타 비지(TOYOTA bZ)'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글로벌 출시를 시작으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전기차(BEV) 30종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올 한 해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했지만, 그동안 토요타는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토요타자동차] |
하이브리드 판매도 쏠쏠했지만, 시장에선 토요타가 언제까지 하이브리드 판매 전략을 유지할지, 전기차의 구체적인 생산 시점과 그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각 자동차그룹과 자동차협회에서 발표한 지난 1~3분기 누적 글로벌 자동차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토요타그룹(632만대)은 판매 순위 2위로 집계됐다. 1위인 폭스바겐그룹(695만대)과 격차를 좁히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 토요타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소비자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 관심은 토요타가 내년 초 출시하는 첫 전기차 브랜드 '토요타 비지(TOYOTA bZ)'에 쏠린다. 선발 주자로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지포엑스(bZ4X)'가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초 컨셉 SUV 모델을 미국에서 처음 공개했으며, 양산 버전은 내년 중순께 대중에 공개될 전망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토요타가 첫 모델로 선정한 'bZ4X'는 준중형 SUV로 차량 전체를 날렵하게 깎아낸듯한 토요타 특유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 SUV로 알려져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처럼 무겁지 않은 디자인과 전장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업계선 'bZ4X'의 글로벌 경쟁 상대로 ▲쉐보레 볼트 EUV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5 ▲기아 EV6 ▲폭스바겐 ID.4 ▲테슬라 모델 Y를 꼽는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비교한다면, 'bZ4X'의 전장(4690mm)이 더 길고 전고(1650mm)는 더 높다. 다만 휠베이스(2850mm)는 다소 짧다.
크기 면에서 'bZ4X'가 앞서지만, 충전과 가속성능 부분에선 다소 아쉽다. 'bZ4X'는 전륜구동의 경우 150kW급 전기 모터로 204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제공한다. 정지상태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8.4초가 걸린다. 71.4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시 약 450km의 주행 거리(WLTP 기준)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Z4X'의 주행거리는 현재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0km대 후반에서 500km 중반에 달하는 현대·기아차에 비하면 적은 수치고, 폭스바겐 ID.4와 비교할 땐 비슷하다.
[사진=토요타자동차] |
따라서 도심 주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격 경쟁력'이 토요타 전기차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소형 전기 CUV와 SUV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순 있겠지만, 1회 충전 으로 400km 후반대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가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러나 아시아와 북미·유럽 시장에서 토요타의 인지도가 상당하고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도심 운전자 수요가 있기 때문에 판매량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토요타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전기차 시장에서 화려한 데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bZ4X 모델의 국내 출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내년에 국내선 하이브리드 모델 등과 더불어 렉서스의 소형 SUV인 'UX'의 파생 전기차 모델 'UX 300e를 먼저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