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방역 강화하려면 보상 계획도 같이 발표해야…매출 타격 불가피"
시민들 "방역 강화 필요했지만…방역패스 확대에 미접종자는 어떻게 하나"
[서울=뉴스핌] 사건팀 =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이후 한 달 만에 방역패스를 확대하고 사적 모임 허용인원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자영업자들은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등 불안감을 나타냈다.
반면 시민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다 오미크론 변이까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필요한 조치였다면서도 축소된 위드코로나에는 불만을 표했다.
정부는 위드코로나로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늘어났던 사적 모임 허용인원을 오는 6일부터 4주간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줄이고 식당·카페 등에도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0명대를 기록하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까지 나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인사동 문화의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방역당국은 3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분과별 의견을 수렴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1.12.02 kimkim@newspim.com |
이에 자영업자들은 즉각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종호(40) 씨는 "어제 단체 예약 3개가 취소됐다"며 "이제 연말 대목인데 다시 방역대책을 강화한다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 증가한 확진자들이 식당에서 발생한 거냐. 이번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도 종교시설과 관련돼 있는데 왜 자꾸 자영업자들만 죽으라고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김기홍 코로나19대응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매우 황당하다. 방역을 강화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계획도 같이 발표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매번 규제만 발표하는지, 이로 인한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건지 답답하다"며 "최소한 자영업자들이 빚쟁이가 되고 피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우리가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위원회 내부에서는 방역패스 반대 운동을 하자, 자영업자 총궐기를 진행하자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후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은 "위드코로나 시행할 때부터 천천히 풀어야 한다고 경고했었다"며 "또 지난 9월부터 간호인력 확충하고 병상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탄식했다.
그는 "방역패스 적용하면 식당의 예약들이 줄줄이 취소될 것이고 그러면 카페는 자연히 회식 후 찾아올 손님들을 잃게 된다"며 "카페는 가뜩이나 겨울이 비수기인데 방역패스 확대 적용으로 더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정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동원(38) 씨는 "방역 조치 강화로 손님 줄어들까 봐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부 지침 따라서 버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최근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방역 조치 강화가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직장인 박현(33) 씨는 "출퇴근 길이 불안했다. 당연한 조치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확산하는 추세인 만큼 다시 거리두기 4단계와 같은 조치를 해야 한다"며 "회식이나 연말 모임은 만나는 시점이 잠시 연기되는 것일 뿐 나중에라도 만나면 된다. 확진자가 줄어드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시민 이충오(65) 씨는 "확진자 급증하면서 걱정돼서 모임이 있다고 무턱대고 나가지 않고 가능한 다음에 만나자고 이야기하고 미루는 중"이라며 "일상회복이 됐으면 좋겠지만, 최근에 확진자 수가 너무 많아서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가 이랬다저랬다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화가 난다"며 "정부를 못 믿겠으니 추가접종도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방역패스가 식당과 카페까지 확대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특히 미접종자의 식당, 카페 등의 이용이 제한된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어디자이너 박혜미(35) 씨는 "나도 백신을 맞고 몸이 아팠던 경험이 있어서 안 맞는 사람이 이해가 간다. 근데 그런 사람들은 이제 식당이나 카페도 못 가게 하면 직장인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백신 안 맞은 친구가 있는데 아침부터 점심을 굶고 일해야 하는 거냐고 하소연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한현진(26) 씨는 "사실상 백신을 안 맞으면 회사랑 집 말고는 나가지 말라는 건가. 그건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추가 후속 조치를 통해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당·카페에도 방역패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식당·카페는 필수 이용시설 성격이 큰 만큼 사적 모임 범위 내에서 미접종자 1명까지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인 유흥시설 등(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노래(코인)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경륜·경정·경마·카지노 등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게 된다.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오락실 제외), PC방, (실내)스포츠경기(관람)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은 신규로 방역패스 의무적용이 적용된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4944명으로 전날보다 322명 감소했지만 일주일 전(3901명)보다는 1043명 늘어났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