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에 호치민 봉쇄... 3분기 저점 찍고 반등 기대
"주변국 대비 밸류 매력적...경제 회복으로 이익 개선세 빠를 것"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델타 변이 확산으로 주춤하던 베트남 증시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호치민 VN지수는 이달 들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호치민 봉쇄 조치 해제 이후 경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이익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VN지수는 1461.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신고가인 1474.20까지 치솟기도 했다. 6월 이후 4개월 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증시는 지난 달 말부터 상단을 뚫고 나와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베트남 호치민 VN지수의 최근 1년 새 지수 변동 현황. 2021.11.10 zunii@newspim.com [사진=엔베스팅닷컴] |
거래대금도 큰 폭 상승했다. 지난 3일에는 하루 거래대금만 32조동(약 1조6672억 원)에 이르며 사상 최고치다. 올해 초부터 빠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파죽지세로 오르던 VN지수는 외국인의 귀환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행렬로 다시 강세장을 형성했다.
최근 베트남 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된 만큼 경기 재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에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이자 주요 산업단지가 몰린 호치민시가 봉쇄되면서 사실상 경제활동이 멈춰 섰다. 이 기간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은 6.2% 역성장하면서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초 7%대까지 예상됐던 베트남의 경제성장률(GDP)은 3분기 들어 4.8%까지 떨어졌다. 다만 봉쇄 정책이 강화됐던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 중 주요 지표의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800조동(약 41조7600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리포트를 통해 "베트남 3개 시장의 10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억 달러였으나 10월 마지막 3거래일인 10월 27~29일 동안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15억 달러를 기록해 VN지수 및 VN30지수 모두 상승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크게 앞섰다"며 "이를 종합하면 10월 박스권 탈출은 요행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2022년 1분기의 상승여력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또 경제 회복에 따른 실적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로 낮은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유안타증권은 "베트남 주식의 올해 초 대비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여타 지역 대비 낮기 때문에 연말 결산시즌이 다가오며 외국인 투자자가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방역차량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베트남 VN지수는 올해 들어 파죽지세로 성장세를 보였다. 연초 대비 상승률만 25% 가량이다. 다만 주변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흥국 시장(선행 PER 12.9배)보다는 높지만 이익 개선 속도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아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베트남 시장을 전망하며 "테이퍼링과 G2 갈등 재점화 등 위험자산에 비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예상되지만 신흥시장 내에서 베트남은 선별 투자할 대상"이라며 "2020년 팬데믹 이후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돼 대외 여건이 악화돼도 추가 자금 유출 가능성이 제한되고 지속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 유입과 경상수지 흑자, 환율조작국 해제로 통화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응 여력도 갖췄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2022년은 수출 제조업이 이끌고 내수가 받쳐주는 경기 정상화로 빠른 이익 개선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물류 병목이 해소되며 상반기 중 수출 경기는 회복 강도가 강화된다"며 "자국 백신의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어 부스터샷도 가능해 내수 회복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