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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가 길어올린 예술가의 그때…불멸의 초상사진

기사입력 : 2021년11월03일 10:28

최종수정 : 2021년11월04일 09:34

예술인 154명의 초상, 이 땅의 예술사 구현
시각예술가는 강물, 문인은 산맥으로 구분
전시실 구비구비 흐르다 종국엔 하나로 만나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한 사진가의 타임캡슐이 마침내 열렸다. 50여년간 꾹꾹 담아온 인물초상들이 봉인해제돼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에 여간해선 한자리서 만나기 어려운 귀한 인물사진들이 새 단장을 하고, 미술관 화이트큐브에 내걸렸다. 우리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그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찍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강운구(80). 그가 자신의 방대한 흑백 인물사진들을 일일이 선별하고, 디지털로 변환해 인화한 뒤 전시로 꾸렸다.

강운구로 하여금 타임캡슐을 열게 한 곳은 부산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이다. 미술관측은 작가에게 제안했다. 오랫동안 찍어온 인물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아 제대로 조명해보자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강운구의 '사람의 그때'전이다.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이 주최하고, 고은사진미술관이 주관한 이번 전시에는 강운구와 연을 맺어온 문인, 화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 154명의 인물사진 163점이 출품됐다. 한 작가가 이토록 많은 예술가들의 모습을 찍었다는 것도 범상치 않은 데다, 예술가들의 내밀한 세계와 개성을 정곡을 찌르듯 절묘하게 포착해낸 심미안도 특별하다. 출품작들은 왜 문화예술계에서 그가 '최고의 포츄레이트 사진가'로 꼽히는지 말해준다. 사진의 완성도와 깊이감, 배경과의 조화,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아우라는 강운구표 초상사진이 보여주는 빛나는 세계다. 그는 문학, 미술 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예술인들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문학과 미술로 범위를 좁혔다.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의 전시실에 발을 들이면 기찻길처럼 길게 늘어선 두개의 벽면이 관객을 맞는다. 작가는 오른쪽으로 시작되는 벽에 화가 윤형근을 필두로 시각예술가들을 일렬로 배치했다. 그리고 왼쪽 벽면에는 소설가 김원일, 박경리를 시작으로 문인들의 사진을 걸었다. '문인은 산맥, 시각예술가는 강물'로 본 강운구는 긴 벽면의 인물들이 구비구비 흘러 종국에는 만나도록 했다. 이에 미술관 제일 안쪽 벽면에는 문인과 화가들의 초상이 하나로 어우러졌고, 50여년에 걸친 강운구의 끈질긴 작업은 반세기 이 땅의 예술사로 정갈하게 직조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소설가 최인호, 서울 신사동 197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강운구는 154명의 예술가를 한두 번, 또는 여러 번 촬영했는데 전시에는 첫번째 찍은 사진들을 내걸었다. 따라서 대부분 젊은 시절의 싱그런 모습들이다. 소설가 최인호, 한수산, 황석영의 30대 초반 모습은 "아, 저들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구나"하고 탄성을 지르게 한다. 특히 황석영의 경우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낯선 모습이다. 또 김승옥 김원우 김주영 송영 양귀자 오정희 윤후명 윤흥길 이문구 정현종 조해일 최일남의 모습도 싱그럽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고은 김지하 박두진 서정주 이문열 이청준 조세희 한승원 등 기라성같은 문인들의 사진들도 "참 좋네!"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문학평론가, 저술가, 출판인도 여럿 찍었는데 김병익 김화영 박종만 백낙청 염무웅 이기웅 한창기가 그들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화가 장욱진, 충북 수안보 1983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강운구는 화가와 조각가, 사진가, 도예가, 디자이너와도 자주 교류하며 그들을 찍었다. '산의 화가' 박고석, 솔직담백한 조형세계를 구축한 장욱진, 군더더기 없는 단색화로 유명한 윤형근, 푸른 추상을 개척한 남관, 흐드러지게 핀 꽃을 그리는 김종학, 실험적 미술을 펼쳐온 김구림, 대담한 필선의 화가 오수환의 초상은 요즘도 미술도록 등에 자주 등장하는 '명품 인물사진'이다. 특히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장욱진의 초상사진과 굵은 면으로만 이뤄진 추상화처럼 간결한 윤형근의 초상사진은 이 구역(?)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강운구는 장욱진처럼 포토그래퍼가 뭘 하든 개의치 않고 '나는 내 할 일을 한다'는 사람이 사진 찍기 가장 좋다고 했다. 더러는 찍으려는 대상이 '내놓고 연기를 할 때'도 있어 거슬리지만 그것도 그 사람의 성격을 말하는 것이기에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함박눈이 내리는 12월의 어느 날 출판사에 모인 문인들. 왼쪽부터 신경림 방영웅 염무웅 백낙청 이호철. 서울 청진동 1973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사진은 기록인 동시에 예술적 가치도 지닌다. 강운구의 인물사진은 거기에 더해 이 땅의 예술이 걸어온 이야기들을 오롯이 품고 있어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그 이야기들이 켜켜이 모여 문학사와 미술사가 되니 말이다. 이를테면 1973년 겨울 광화문 신구문화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 그렇다. 신경림, 방영웅, 염무웅, 백낙청, 이호철이 함박눈을 맞으며 출판사 입구에 나란히 서있는 단체사진은 1970년대 우리 문단의 한 장면을 압축해 보여준다. 백낙청이 만든 문예지 '창작과 비평'은 당시 신구문화사에서 제작을 대행했는데 알만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자 강운구는 "눈도 오는데 기념사진 찍어줄 테니 서보라"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사진을 많이 찍어본 이호철과 신경림은 자연스런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반면에 등단한지 얼마 안된 방영웅은 살짝 긴장된 표정이다. 문학평론가인 백낙청과 염무웅은 양복을 쫙 빼입고 포즈를 취했다(미끄러지지 말라고 건물 입구에 가마니를 깔아놓은 것도 눈에 들어온다). 그날 강운구는 중학동 한국일보 뒷골목에서 연탄배달부가 수레를 끄는 장면을 촬영한 후 '뭔가 대단한 걸 찍은 것같다'는 충만감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문인들을 만난 것이다. 그는 신경림과 이호철, 백낙청의 독사진도 찍었다. 눈 내리는 거리에 선 신경림과 이호철의 초상사진은 훗날 각자의 시집과 소설집에 실리는 등 작가를 대표하는 초상사진이 됐다. 또 그날 강운구가 찍은 연탄배달부 연작(4점)은 강운구 사진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며, 전시와 책자를 장식했다. 1973년 12월 23일은 이래저래 작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소설가 박경리, 서울 정릉 197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1976년에 찍은 소설가 박경리의 사진 또한 특별하다. 박경리의 정릉집을 찾은 날은 마침 공사가 한창이었다. 소설가는 집에 창문을 낸다며 붉은 벽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벽 아래로는 벽돌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몹씨 을씨년스런 풍경이었지만 박경리는 개의치않고 뻥 뚫린 구멍 속에서 정면을 주시했다. 그 무렵 작가는 대하소설 '토지'의 1부를 책으로 펴냈을 때다. 굴곡진 시대를 대서사로 엮은 작가의 투지가 신산스런 공간과 묘하게 어우러지며 독특한 신이 탄생했다. 강운구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글 쓰다 막히면 뭔가를 때려부수고, 가구도 이리저리 옮겼다"고 회고했다. 훗날 사진가는 불세출의 역작을 써내려간 박경리의 손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찍었다.

강운구는 소설가 박완서도 두어 번 찍었다. 이번 사진전에는 가락동 아파트의 집필실에서 촬영한 1990년 사진이 나왔다. 박완서는 1970년 월간지 '여성동아'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란 작품으로 당선되며 마흔에 데뷔했다. 늦은 등단이었다. 미리 그를 만나고온 담당 기자는 "아줌마야, 아줌마"라고 외쳤다. 며칠 후 하얀 저고리를 입고 동아일보를 찾은 '아줌마 작가'의 프로필 사진을 찍은 게 강운구였다. 그리고 20년이 흘러 1990년, 작가의 집으로 찾아가 사진을 찍었는데 '등단사진을 찍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초창기 박완서는 한복을 즐겨 입었으나 20년 뒤 만난 예순의 작가는 블라우스에 니트를 곁들인 차림이었다. 상기됐던 표정도 한결 원숙해졌다. 시절이 그새 많이 바뀐 것이다. 

강운구는 자신과 동시대에 살았던 예술가들을 주로 찍었다. 유명하다는 이들을 억지로 찾아다니기 보다는, 살면서 이런저런 인연으로 스치게 되는 이들을 촬영했다. 어딘가를 지긋이 응시하며 담배를 피우는 소설가 최일남의 사진에는 인물의 내면이 잘 투영돼 있다. 문학평론가인 김병익의 1975년도 사진은 엄혹한 시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신문사 편집국의 낡은 의자를 이어붙인 뒤 신문을 덮어쓰고 쪽잠을 자는 김병익을 강운구는 냉정하게 담았다. 당시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이자 한국기자협회 회장이었던 김병익은 서슬퍼런 유신독재에 항거하며 동료들과 1974년 '자유언론수호 실천'을 선언했다. 이후 탄압은 더욱 거세졌고, 이듬해 3월 기자들은 편집국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여러 날 농성을 하던 김병익의 탈진한 모습을 동료인 강운구가 포착한 것. 얼마나 고단했으면 양복차림에 신문지를 이불 삼아 골아떨어졌을까. 그리곤 며칠 뒤 새벽, 기자들은 회사에서 동원한 괴한들에 의해 쫓겨났고, 강운구를 포함해 113명이 해직됐다. 이들은 동아투위를 결성했는데 그 투쟁은 오늘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시각예술가들의 사진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가득하다.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던 화가 한묵이 1976년 잠시 귀국하자 단짝친구인 박고석(화가)은 설악산 여행을 제안했다. 고은 시인까지 불러내 내설악을 찾았다. 그러나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일행은 화전민 집의 옹색한 방에서 뭉개야 했다. 오후가 되자 한묵과 박고석은 비좁은 방에서 포개지듯 단잠에 빠져들었고, 강운구는 그 모습을 찍었다. 그리곤 이런 주석을 달았다 "오랜 두 친구는 설핏 잠에 빠져들었다. 꾸는 꿈은 서로 달랐으리라". 

사진가 강운구 주위에는 늘 많은 화가들과 조각가, 디자이너들이 있었다. 가족처럼 가까웠던 박고석 화백 외에도 '심플심플'을 외쳤던 장욱진 화백, 호미와 낫, 연탄집게를 구부려 해학이 넘치는 호랑이, 새 조각을 만들던 조각가 이영학, 맑고 단아한 수묵화를 그리는 송영방, 아름답고 쓸모있는 책을 디자인하는 정병규 등이 그들이다. 강운구는 그들이 오래 머물러, 고유한 공간이 되버린 장소 속에 있는 모습을 찍음으로써 '그 사람다운 사진'을 완성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운보 김기창 화백, 충북 청주 1984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이리저리 세워진 동양화붓 사이로 파이프담배를 문채 카메라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진이라든가, 완성을 앞둔 그림 아래에서 눈을 지긋이 감은 천경자 화백의 사진은 공간과 화가가 절묘하게 합일을 이룬 작품이다. 물감과 캔버스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튜디오에서 작업에 여념이 없는 변종하, 박고석, 한운성, 오세열 화백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또한 오지호 박생광 백남준 이대원 유영국 김흥수 서세옥 이경성 박노수 최영림 최욱경 류병엽 정강자 등 작고 미술인들의 초상사진은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지만, 자료적 가치도 각별하다. 또 정상화 하종현 윤명로 심문섭 서승원 최종태 최인수 김수자 등의 사진도 예술적, 기록적 측면에서 공히 귀한 사진들이다.

문인들의 공간이 빼곡히 들어찬 책들이 주된 배경이라면 미술가들의 공간에선 그림과 조각이 그들의 세계를 대변해주는 배경이다. 그래서 강운구는 예술가들을 스튜디오로 불러내기 보다, 힘들더라도 그들의 공간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었다. 인물사진은 '그 사람의 그때'를 증명해주는 증명사진이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가슴 아픈 사진들도 나왔다. 건축가 김수근이 자신이 설계한 파주의 한 건물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그러나 거장은 의외로 의연했다)을 찍은 사진(1986년)이라든가, 잡지 '뿌리깊은 나무'를 만든 출판인 한창기가 모자를 눌러쓰고 충주호를 응시하는 사진(1996)은 그들이 이생에서 찍은 '마지막 한 컷'이란 점에서 안타까움을 전해준다. 

이렇듯 우리 문화예술계에 저마다의 궤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초상을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는 것은 관객으로선 더없는 안복이다. 강운구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찍으면서 '언젠가는 전시를 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70, 80, 90년대에 찍었던 사진들을 선보이는 전시는 이토록 늦어져, 154명의 예술가 중 절반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작가 스스로도 '좀 일찍 전시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강운구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에겐 다시보기 키가 없다. 30,40대들은 이번 전시에 나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모른다. 다 돌격하는 병사들처럼 뒤돌아볼 이유도, 겨를도 없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소용이 없겠다. 슬프다"라고. 그러나 강운구의 이번 사진들이야말로 지나간 우리 문화예술계를 구비구비 증언해주는 값진 사진들이다. 그 사진마다에 시인과 소설가, 화가와 조각가의 진솔한 순간들이, 예술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가는 사진들마다 때와 장소를 꼼꼼히 메모하고 정리해왔기애 우리는 그 정확한 시점과 장소를 알 수 있고, 그때 그 시절 우리 문화예술계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강운구의 이번 사진전은 흘러간 시대를 증언하며 아름답고도 풍성한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화가 윤형근, 서울 서교동 198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고은사진미술관 이재구 관장(경성대 교수)은 "강운구의 초상사진은 평범한 것 같지만 독창적인 아우라가 느껴진다. 촬영할 인물의 느낌 그대로, 그 사람답게 찍는 한결같은 일관성을 50년간 유지한 사진들이다. 사진의 지시적 기능과 추상적 가치탐구를 통해 발현된 그의 작품들은 더없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이에 작가는 "사람들 얼굴 위로 빛과 그늘이 부단히 교차한다. 시간은 시계 속에 그대로이고, 사람들은 지나갔다. 흐르는 것은 사람이다"라고 화답했다. 

사진가 강운구는 우리의 시각언어로 포토저널리즘과 작가주의적 영상을 개척한 다큐멘터리 사진거장이다. 경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66년 조선일보(편집국 사진부)에 입사해 포토저널리스트가 됐고, 1970년 동아일보로 옮겨 출판국 사진부 기자로 일했다. 이후 월간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의 사진편집위원으로 일했고,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개발독재의 강압적 분위기 속에 산업사회로 급변하는 과정을 기록해온 그는 경주 남산의 석불을 비롯해 이 땅의 귀한 문화유산들을 담은 작업도 꾸준히 펼쳐왔다.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사진집으로 '내설악 너와집'(1978), '경주남산'(1987), '우연 또는 필연'(1994), '모든 앙금'(1998), '저녁에'(2008) '오래된 풍경'(2011), '네모그림자'(2017) 등이 있다. 사진이론을 엮은 '강운구 사진론'과 사진과 글을 함께 담은 산문집 '시간의 빛'(2004) 등도 펴냈다. 공저로는 '사진과 함께 읽는 삼국유사'(1999), '능으로 가는 길'(2000), '한국 악기'(2001)가 있다.

'강운구 사진전, 사람의 그때'는 오는 12월26일까지 계속된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전시에 맞춰 360페이지에 달하는 대형도록 '사람의 그 때, 강운구'를 출간했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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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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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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