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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풍자'는 다시 돌아올까

기사입력 : 2021년10월26일 17:22

최종수정 : 2021년10월26일 17:25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커피, 오렌지 주스, 이온 음료, H2O 중 좋아하는 음료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의 최근 'SNL 코리아' 출연이 화제다. SNL의 인기 코너 '인턴기자'에 등장한 그는 개그맨의 짖궂은 질문을 받아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압권인 질문은 얼마 전 TV토론회에서 홍 의원이 제대로 답하지 못한 수소(H2)를 저격한 질문. 국회의원 5선을 지낸 베테랑 홍 의원도 H2O를 듣고는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유력 대권주자의 유쾌한 모습에 반응도 뜨겁다. 유튜브에 공개된 짧은 클립 영상의 조회 수는 하루 만에 70만회를 넘겼다. 해당 유튜브에 일주일 새 올라온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 수다. 

김은빈 디지털뉴스부 기자

대선이 다가와서일까. 방송에선 한동안 존재감을 잃었던 정치풍자가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인턴기자' 외에도 SNL 코리아엔 정부 정책을 '오징어게임'에 빗댄 콩트가 등장했고, 유튜브에는 정치인들의 실제 발언에 노래를 입혀 풍자하는 '여의도 노래방'이 등장해 입소문을 모으고 있다. 

풍자의 소재가 되는 정치인들의 지지자라면 정치풍자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소소한 '시그널'이 무척 반갑다. '건강한 정치'에는 풍자가 필수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가 건강하려면 우선 사고능력이 뛰어나고 역량을 갖춘 정치인들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검증받아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말이 곧 능력이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언변이 부족해도 똑똑한 사람은 많다'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정치 분야에서는 조금 다르다. 정치인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설득시켜야 하고,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정해야 한다. 모두 말로 하는 일이다. 정치인에게 언변은 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필요조건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시민이 정치가였던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성을 뜻하는 단어 '로고스'를 '말'이라는 의미로도 사용했다. 언변이 훌륭한 사람을 훌륭한 이성의 소유자로 봤던 것이다. 

정치인의 로고스를 검증하려면 끊임없이 정치인을 시험해야 한다. 깊이나 철학이 없는 정치인은 반복된 공격에서 밑천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가장 좋은 도구는 바로 풍자다. 그래야 정치인의 약점이 유머와 함께 쉽게 드러나고 구성원들에게 공유된다. 사람들은 보다 쉽게 정치인을 공격할 수 있고, 정치인은 이를 통해 말과 함께 대처 능력과 사고 능력을 훈련받는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선진국인 미국도, 영국도 수위높은 정치 풍자가 넘쳐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한국에선 정치풍자가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화제가 됐던 '여의도 텔레토비'가 끝을 맺은 게 2012년이니 벌써 9년 전이다. 한때 '김영삼 시리즈'가 유행하고,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들이 대선주자를 성대모사하던 나라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처럼 정치풍자가 사라진 것은 정치인과 그 지지자들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 여의도 텔레토비의 종영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에 대한 풍자는 대통령에 대한 조그만 조롱에도 분노를 참지 못하는 극렬 지지층의 영향이 있다. 풍자를 용인하지 못하는 태도에 정치풍자는 인터넷 게시판 속 농담에 그칠 뿐, 전처럼 방송같은 공론장에선 잘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대선까지 남은 5개월여간, '인턴기자'를 계기로 다시 자유로운 풍자의 시간이 오길 소망한다. 대한민국의 5년을 맡기는 선거인 만큼 후보들의 자질을 평가해야 한다는 중요성도 남다르다. 풍자를 다시 살릴 가장 좋은 방법은 대선을 앞둔 유력주자들이 공개적으로 풍자를 용인하겠다고 밝히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앞선 '인턴기자'에서 "대통령도 유머 소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정치풍자의 문을 열겠다고 천명했다. 다른 유력후보들도 여기에 동참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과거 예능에서 개그맨에게 김부선 관련 질문을 받고 답변을 했던 적이 있고,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도 얼마 전 "윤석열에게 추미애란?" 질문을 받고 답한 적 있다.

후보들이 각자의 질문에 답변했던 여유를 다시 발휘한다면 풍자 부활의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재명에게 화천대유를 묻고, 윤석열에게 전두환을 묻는 일이 놀랍지 않은 일상이 되는 건 그저 바람일까.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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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커머스·AK몰도 정산 지연 공지…큐텐그룹으로 확산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같은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의 정산도 중단됐다. 31일 인터파크커머스는 전날 저녁 입점 판매자 대상 공지를 통해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인해 판매대금 정산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PG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안내했다. 전날 인터파크커머스 판매자 공지. [사진=독자 제공] 이어 "지금 이 시각까지도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파트너사 정산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부득이하게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진심으로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임직원은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 작년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했다. 이어 올해 2월 위시를 인수하고서 지난 3월 온라인쇼핑몰 'AK몰'도 사들였다. 앞서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AK몰, 인터파크 쇼핑, 인팍쇼핑을 포함한 인터파크커머스 플랫폼의 판매 대금은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정산 지연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판매자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AK몰도 내부 직원들의 전언에 의하면 정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김남근 의원 질의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mkyo@newspim.com 2024-07-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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