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벤츠, 차량에 구독 서비스 도입
옵션 대신 기능·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구독으로 추가 수입 가능...OTA 기술 필수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자동차의 기능이 대폭 향상되고 있다. 운전자의 편의를 돕는 각종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물론, 적용 범위도 더욱 넓어졌다. 이 같은 기능은 향후 옵션이 아닌 새로운 구독경제 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신기술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은 물론, 자동차 바퀴 회전 각도를 조절하거나 신개념 디스플레이 기술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신기술이 새로운 구독경제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자동차 구매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각각 옵션으로 추가, 주문했던 과거와는 대조되는 방식으로 이제는 일정 수준의 소프트웨어만 설치돼 있다면 구독 서비스로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벤츠 EQS [사진=벤츠] |
테슬라는 이미 자사의 주행 보조 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토파일럿 패키지를 구매한 테슬라 소유자는 월 99달러(한화 약 11만3000원)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테슬라는 FSD 패키지를 옵션으로 1만달러(약 1145만원)에 판매해왔지만, 월 구독 서비스로 전환해 약정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꿨다. 만약 최신 차량이 아니라서 FSD를 구독할 수 없다면 1천500달러(약 171만8000원)을 내고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뒤 구독할 수 있다.
벤츠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 세단 'EQS'는 후륜 조향 기능인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을 운전자가 구독할 수 있도록 했다.
EQS는 기본 4.5도 각도로 후륜 조향이 가능하나, 연간 489유로(한화 약 66만원)을 지불하면 회전각을 10도까지 쓸 수 있다. 벤츠 관계자는 "현재 독일에서 구독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며 "EQ 시리즈 중에서 최초로 적용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EQS는 전장이 5216mm, 전폭이 1926mm인 대형 세단이다. 이에 따라 유턴이나 주차 시 일반 차량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회전각이 4.5도에서 10도로 커지면, 더 좁은 공간에서도 유연하게 운전할 수 있다. EQS는 연말 국내 출시 예정이며 구독 서비스 진행 여부는 미정이다.
현대차그룹도 향후 이 같은 구독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입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최근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다양한 신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가 90도 회전 주차와 제자리 회전까지 가능한 'e-코너 모듈 선행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울러 이어셋 형태의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감각기관에 경고를 주는 헬스케어 신기술을 개발, 경기도 공공버스에 적용했다.
[사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국내외 출원한 특허는 2100건을 넘겼고, 올해는 연구비용을 1조655억으로 늘렸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기술 적용성이 높은 우수 특허와 자율주행, 전동화 등 차세대 기술 관련 특허를 중점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미래 기술 선도를 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특허 경쟁력을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의 드라이빙 습관이 빅데이터로 모아지면 얼마든지 필요한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추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다만,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인 OTA(Over The Air)'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국내서 OTA를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임시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하는 부분은 개선돼야 하겠지만, 실시간 업데이트 안전성을 증명할 절차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OTA 기술은 차량 기능을 제어하는 기술로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것도 늘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