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갑 "농진청 감독한다지만 2명 인력으로 관리"
'허수아비 감독'에 국민 먹거리 안전 위협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해외 직구로 무차별적인 농약 온라인 구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리감독을 맡은 농업진흥청의 사실상 수수방관으로 불법이 만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은 8일 농업진흥청 국정감사에서 농민과 농작물 보호를 위해 농진청이 불법 농약 수입을 단속하고 있지만, 클릭 한 번이면 누구나 손쉽게 해외직구로 농약 구매가 가능해 '허수아비 감독'이 이뤄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재갑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홍보실수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2021.08.27 kilroy023@newspim.com |
윤재갑 의원에 따르면 현행 농약관리법(제23조 제5항)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농약을 사용하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직구로 농약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
농진청도 해외로부터 농약을 직접 구매하거나 몰래 들여오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청,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과 협조해 ▲농약 휴대 반입 금지 ▲해외직구 통관 금지 ▲쇼핑몰 모니터링 및 판매금지 요청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실상 관리 감독이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 윤재갑 의원의 지적이다.
농진청이 밝힌 '불법 농약 수입 근절 대책'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온라인 불법 구매 적발은 30건, 해외 불법 구매 적발은 16건에 그친다.
농약 불법 수입 대책이 허술한 것은 농진청의 전담 인력이 고작 2명(팀장 1인, 주무관 1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필요에 따라 지자체 공무원이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함께 한다고는 하지만, 2명의 인력으로 온라인 구매 단속, 해외직구 단속, 쇼핑몰 모니터링은 물론 국내 농약 불법 유통까지 단속까지 맡고 있어 '단속 무방비'라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 윤재갑 의원실에서 중국의 해외직구 사이트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라운드 업'이라는 농약을 구매한 결과, 구매과정에서 관세청이나 농진청으로부터 어떠한 제재없이 택배로 농약을 수령했다.
농진청은 네이버 등 대형 쇼핑몰과 협조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판매금지 요청에 나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성인인증'조차없이 농약 해외 대리구매가 가능하다고 윤 의원은 밝혔다.
특히 윤 의원실이 구매한 농약은 잡초뿐 아니라 토양의 모든 생명체를 없애는 부작용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명적인 발암물질로 발표한 제품이다.
오스트리아는 2019년부터 전면 사용 금지됐고,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제초제다.
윤재갑 의원은 "아이허브와 같은 해외사이트는 대한민국에서 접속 시 '한국 세관 규정에 따라 구매 수량 제한'을 시스템화하고 있다"며 "농진청이 농약 구매가 이뤄지는 해외사이트와 협조를 통한 불법 농약 구매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검증되지 않은 농약은 작업자인 농민은 물론 국민의 식탁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농진청은 불법 농약 수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국내 쇼핑몰에서 해외 농약 검색 차단과 해외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농약의 한국 배송 금지 협조 등 제도개선과 인력 보강에 힘써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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