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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무대 오른 이재명표 '기본시리즈', 野 맹공 대비..."더 정교해질 것"

기사입력 : 2021년10월10일 18:22

최종수정 : 2021년10월10일 18:32

李의 대표 정책 '기본소득·기본금융·기본주택'
파급력 큰 정책인 만큼 野 대선주자로부터 견제받아
李 캠프 "앞으로 당의 정책 역량 집중...가다듬는다"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최종 후보로 당선됨에 따라 그의 대표적인 정책인 '기본 시리즈'도 본선 무대에 올랐다. 여당 경쟁 후보에게까지 줄곧 지적받아 온 기본 시리즈가 이제 야권의 주요 정책 검증 타깃이 될 전망이다.

이 지사 측은 기본 시리즈가 그를 대표하는 정책이자 지금의 이재명을 있게 한 그의 치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야권의 공격으로부터 최대한 두터운 옹벽을 세워 보호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그의 기본 시리즈를 '무상 포퓰리즘'이라 정의한 야권에서는 더욱 치밀하고 거센 비판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소득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2021.07.22 leehs@newspim.com

◆이재명표 기본소득·기본금융·기본주택이 무엇이길래...

이 지사를 대표하는 기본소득·기본금융·기본주택은 커다란 파급력 때문인지 많은 이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지적과 논란도 많은 정책이다. 그는 공식 대선 출마를 앞두고 지난 3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낯선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이 잠시 후에는 양극화를 완화하고 경제를 회생시키며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상적 제도로서 우리 삶에 들어와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치인 이재명을 성장시킨 대표적 상품인 '기본소득'을 비롯해 보편적 주거 서비스인 기본주택, 저리로 장기대출이 가능한 기본대출까지 이 지사는 본인의 '기본시리즈'를 국민에게 상기시키며 대선 출마를 준비한 바 있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본인의 소득이나 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개별적, 정기적으로 국가로부터 지급받는 현금 소득을 가리킨다. 이 지사(당시 성남시장)는 2015년 6월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기본소득에 관한 관심을 표한 바 있다. 이후 10월 1일 기본소득의 내용이 담긴 청년 배당정책을 발표한다. 2016년부터 3년 이상 성남시에 거주한 만 19세부터 24세까지 청년에게는 분기별로 25만원씩,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시행된 것은 분기별 12만5000원 상당의 '성남사랑상품권'이 청년에게 지급됐다. 상품권 사용은 지역 골목상권까지 살리겠다는 목적도 포함된 것이었다.

이 지사는 해당 정책 실행을 위해 2016년 한 해 사용한 예산은 113억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그가 경기지사직에 당선된 이후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이 됐다. 경기도 전역으로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그는 2018년 청년기본소득으로 만 24세 도내 청년 누구나 거주 조건만 충족하면 분기별 25만원씩 총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대선주자가 된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범위를 전국민으로까지 늘리고자 한다. 그는 지난 7월 22일 대통령이 된다면 당선 이듬해인 2023년부터 전국민 1인당 연간 25만원의 일반 소득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만 19세부터 29세까지 청년에게는 추가로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재명표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 원가 수준의 임대료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다. 기존 임대주택과 다르게 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넓은 평수가지 확보할 수 있는 데다가 30년이란 장기 거주 기간까지 가능하게 하는 일명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지사는 전체 주택의 5%가 채 되지 않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10%까지 늘리고 면적·위치 등 주거 조건을 대폭 개선해 분양형(건축물만 분양)과 임대형(건축물 포함 임대) 등으로 구분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는 지난 8월 3일 기본주택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해 총 2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표 기본금융은 국가의 보증으로 국민 누구나 1000만원 한도 내 연 1%에서 2%의 저리로 장기대출이 가능한 정책이다. 이 지사 측에 따르면 1000만원이란 한도는 대부업체 이용자 평균 대출금인 900만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 금리는 시중 우대금리(현재 기준 3% 안팎)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마련됐다. 그의 기본금융 정책은 지난해 3월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극저신용대출 사업의 시험 모델이라 불린다. 해당 사업은 심사를 거친 뒤 저신용 도민에게 5년 만기 연 1% 저금리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이 지사는 지난 8월 10일 기본금융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정책의 도입 필요성을 두고 "고리 대부업이나 불법 사채의 늪에 빠진 사람은 높은 이자를 감당 못 해 복지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고 정부의 복지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복지적 금융으로 사전에 회생 기회를 제공하여 복지 대상 전락을 막는 것이 개인을 위해서나 국가의 재정부담 감소를 위해서나 필요하다"라고 피력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불법 대부업체가 과도한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경우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게 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에 따르면 법정 최고 이자율은 현행 20%에서 경제성장률의 5배 이내 수준으로 단계적 하향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서 스페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9.17 pangbin@newspim.com

◆野는 십자포화..."포퓰리즘 몰두"...與에서도 실행 가능성 두고 우려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에 대해서는 주로 야당의 대선주자들이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야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6월 16일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향해 "기본소득이란 가짜약 팔기를 그만두길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는 우리나라가 '복지후진국'이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한다는데 며칠만에 말을 바꿔서 '기본소득이 복지적 성격이 있기는 하나 주로는 경제활력을 찾는 경제정책'이라고도 한다"며 이같이 피력했다.

그는 "반서민적이고 불공정한 기본소득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주(主)는 경제성장이고 부(副)는 복지라고 교묘한 물타기를 한다"며 "때에 따라 말을 비틀면서 마치 기본소득이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만병통치약인 양 선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1516년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에 처음 등장했다는 기본소득이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라면 왜 500년 동안 사람들은 바보같이 이 쉬운 방법을 쓰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한 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결함을 치유하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사회경제적 약자를 돕는 것이 사회복지의 철학이고 원리"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야당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지난 6월 7일 트위터를 통해 "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선심 쓰듯 세금을 뿌리겠다는 약속을 할 테면 해보라"며 이 지사를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소득주도 성장으로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젊은이들은 처음부터 속지 않았다"며 "(젊은이들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똑똑한 세대로 그들은 포퓰리즘 경멸하고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사의 행보에 대해 "포퓰리즘을 경멸한다. 위험한 인물이다"라며 저격했다.

게다가 같은 날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는 "자신의 주장과 달리 아비지트 박사가 기본소득이 절대 빈곤국가가 아닌 선진국에는 전혀 맞지 않다고 주장한 것이 드러나자 이 지사는 한국이 후진국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며 "다른 사람은 바보로 취급하는 대중선동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라고 힐난했다.

원 전 지사는 지난 8월 4일 이 지사의 기본주택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의 기본 주택은 임대 주택 이름표 바꿔치기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을 원숭이 취급하고 있다"며 "이 지사는 기본이 안 돼 있다. 임대 주택 이름을 바꿔치기해 기본 주택이라고 팔아먹다니 기본 시리즈를 하기 전에 기본 인격부터 갖추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본주택에 대해서도 "임대 주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과거 우리 당에서 언급했던 토지임대부 주택 정도 참고하셨나 보다.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이 지닌 한계는 공공임대주택의 공실로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은) 국가가 지정한 곳에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유형의 주택에 살 수 있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국토 보유세 등 세금 신설과 중과로 인해 공급이 위축되면 결국 서민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산층까지 기본 주택의 공급 대상이라고 하던데 진짜 보호받아야 하는 서민의 몫을 뺏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익위 조사에서 부친의 '세종시 농지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8월 25일 의원직 사퇴 선언과 함께 대선 경선 포기를 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의 기본금융을 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8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포용금융은 누구나 유사시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아무 데나 쓸 수 있는 돈을 모두에게 저리로 뿌리는 게 아니다"며 "이재명표 기본대출 공약의 가장 놀라운 점은 시장경제에 대한 그의 노골적인 적대감"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뻑하면 금융과 복지가 하나 된 오리너구리라는데, 이분은 들은 풍월만 갖고 떠들 뿐 오리너구리 그림도 본 적 없다는 게 확실하다"면서 "고액자산가와 고소득자는 무제한의 금액을 장기저리로 빌릴 수 있지만 다수 서민은 불공정한 금융시스템 때문에 배제된다'는 그의 말은 편 가르기 본능과 함께 시장원리에 대한 무지와 증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은 소득과 자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빌려서 꾸준히 잘 갚은 사람"이라며 "반대로 연체 경험이 많고 지금도 연체 중인 사람이 등급이 낮다. 대출이 회수 안 될 위험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신용이 나쁘면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의 일은 이런 위험을 정확히 평가함으로써 부실을 최소화해 국민들이 보다 싸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는 여권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가 파급력이 큰 정책인 만큼 여권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 및 이후 후유증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월 11일 TV토론회에서 기본소득을 영화 '기생충'에 빗대 "비가 오면 집에 들이치는 송강호와 비를 감상하는 이선균에게 똑같이 8만원을 주는 것이 정의로운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그 돈을 송강호에게만 주면 이선균은 세금을 안 내려고 할 것'이라고 하기에 그것은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다"라며 "부자들은 사회에 기여하고 그 대신 명예를 얻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재명 후보의 기본시리즈는 문제가 많고 기본도 안 돼 있다"며 "기본 소득은 엄청난 증세가 요구되고 나라의 곳간을 거덜 내는 정책이다. 재원 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9월 2일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기본주택을 가리키며 "언제까지 재정 동원을 통한 정책과 세금 물 쓰듯 하는 방식으로 공약을 내세우고 선심성 정책으로 표를 받으려 하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동안 이 지사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매년 44조원씩 총 220조원을 조달하겠다는데 그러려면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한 10번쯤 삽질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재원 대책이 매우 허구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를 두고 "불공정, 불평등을 혁파하는 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재원 마련은 거의 눈곱만큼 나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네거티브 공방 중단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박홍근 캠프 비서실장(왼쪽), 김남국 의원과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적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1.08.08 kilroy023@newspim.com

◆이재명 캠프 "국감 전부터 공격 대비...당 역량으로 더 정교해질 것"

이 지사 캠프는 이번 국정감사 시즌 전부터 야당의 기본 시리즈 공세에 대비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 및 단계에 대해서 미리 대비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캠프에서 수행 실장으로 활동 중인 김남국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저희 정책 TF와 교수, 연구진에서 (기본 시리즈에 대해) 여러 가지 실행방안과 관련해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본 시리즈를 두고 "무엇보다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계적 실행 방안에 관련된 부분의 경우에는 이미 준비를 다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국감에서 이미 이를 지적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그 전부터 이미 준비를 다 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캠프는 최종 후보가 된 이후부터는 그의 기본 시리즈가 곧 당을 대표하는 정책이 되기 때문에 추후 당의 인력이 정책 보완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당의 최종 후보가 되면 당의 정책 역량도 같이 가세가 될 것이다"라며 "그러면 이제 이 지사의 공약을 다시 검토하면서 만약에 포장지가 잘못됐으면 그 포장지를 갈아 끼울 것이고 내용물이 조금 부실하다고 보면 그 내용물을 채우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전 의원은 이어 "이제 앞으로 당의 정책 역량이 다 붙게 되기 때문에 지금 이재명 캠프의 공약이 아닌 당의 이름으로 공약집을 내게 될 것이다"라며 "그런 과정에서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mine1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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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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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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