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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열 살 때부터 주식 투자를 다룬 TV 프로그램에 푹 빠졌어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열성적인 팬이었죠."
대다수의 열 살 전후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이나 SF 영화에 시간을 할애할 때 주식 방송에 심취했던 주인공은 올해 서른 네 살의 유럽 청년 알렉스 사이모노글루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자란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으로 유학해 대학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인 투자 실전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1일(현지시각)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주식 포트폴리오를 41만795달러까지 불려 놓았다.
여기에 2015년 런던 근교에 13년 만기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을 끼고 방 두 칸 짜리 아파트까지 장만한 재테크의 달인이다.
대학에 입학했던 2004년 아버지의 주식 계좌를 이용해 실전 경험을 쌓은 뒤 본격적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기 시작한 그는 2008~2009년 미국 금융위기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수 차례의 대규모 폭락장 속에서도 주식 투자를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쏠쏠한 수익률을 거뒀다.
월가의 두려움 없는 소녀상과 황소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런던의 한 대형 제약사의 경영 전략 부문에서 일하는 그는 평소 근무 시간 이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종목 분석과 포트폴리오 관리에 할애한다.
팬데믹 사태 이전 친구들과 칵테일 파티를 할 때에도 주식 이야기만 할 정도로 투자에 대한 그의 열의는 대단하다.
기본급에 보너스, 그 밖에 모든 복지 혜택까지 총 18만1000달러의 연봉을 받는 그는 월 수입 가운데 절반 가량을 퇴직 연금 펀드와 개인적인 주식 투자금으로 할애한다.
사이모노글루의 주식 투자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 아는 기업에만 투자하며,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을 때 매입한다는 두 가지 원칙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투자할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벌어들이는지, 앞으로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 업체인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이 때문에 그는 회사 업무 이외에 거의 모든 개인적인 시간을 특정 종목을 분석하고 증시 관련 뉴스를 읽거나 시청하는 데 투입한다.
특정 종목을 매입하기 앞서 해당 기업의 미래 이익 전망과 밸류에이션의 현재 수준 및 향후 상승 여력도 꼼꼼하게 살핀다.
주식 투자 초기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종목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60%를 잃는 쓴 맛을 본 이후로 목숨같이 지키는 철칙이다.
아울러 단기적인 주가 등락과 심리적인 요인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것이 비법이라고 그는 털어놓는다.
이와 함께 지나친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단기간에 주식 투자로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주식 투자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비현실적입니다."
그가 개별 종목 이외에 인덱스 펀드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포트폴리오 전반의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데 수수료 비용이 낮은 인덱스 펀드가 제격이라는 얘기다.
또래에 비해 커다란 자산을 형성했지만 사이모노글루는 돈을 헤프게 쓰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검소한 생활에 대한 교육을 엄격하게 받은 데다 돈은 얼마나 버는 것보다 어떻게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론이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