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에서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등법원(순회연방항소법원) 판사가 탄생하게 됐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보도 자료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9연방고법 판사에 루시 고(53) 판사를 지명했다면서 그를 "연방고법 판사로 재직하게 될 첫 한국계 미국 여성"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연방법원 판사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제9연방고법은 하와이,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몬타나, 네바다, 오레곤, 워싱턴주와 괌 등을 관할한다.
루시 고 판사 [사진=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사이트 캡처] |
루시 고 판사는 지난 2010년 버락 오마 전대통령에 의해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된 뒤 상원 인준을 거쳐 판사로 재직해왔다. 그는 당시에도 한국계 미국인 여성 중 첫 연방지법 판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 2014년 삼성 대 애플 특허 침해 소송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선을 앞두고 도날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구센서스 집계조사를 당초 예정된 10월보다 한달 앞당기려 하자 이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루시 고 판사는 워싱턴DC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의 부모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 고는 하버드 로스쿨 졸업이후 상원 법사위원회, 연방 검사, 로펌 등을 거친 뒤 2008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 카운티 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0년 그를 연방지법 판사에 임명한 데 이어, 2016년엔 연방고등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하지만 당시 상원 다수당이자 대선을 앞두고 있는 야당인 공화당의 거부로 인준이 표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