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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인터뷰] ②하태경 "젠더 갈등, 청년들 불안서 비롯...일자리 많아지면 완화"

기사입력 : 2021년08월26일 07:31

최종수정 : 2021년08월26일 07:31

"사회 총체적 문제와 함께 풀어야 갈등 해소"
"여성 징병제 도입으로 군대 성 문제 해결"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젠더 갈등 문제가 크고 중요하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고 무시했다. 아예 다루려고 하지를 않았다. 성과가 있다면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어젠다가 됐다는 거다."

제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젠더 갈등 논제를 공론화시켜다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하 의원은 자신을 "2030과 같이 몸으로 뒹굴면서 해 온 새로운 개혁 보수"라고 지칭할 정도로 청년 문제와 젠더 갈등 이슈에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젠더 갈등 문제는 보수 내에서 다룬 적이 없었다"며 "새로운 청년 보수 흐름이 등장하면서 젠더 갈등 문제가 특히 2030 세대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노력을 많이 해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8.24 kilroy023@newspim.com

하 의원은 "젠더 갈등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영향이 크고 절박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게 공론화 됐다는 게 성과 같다"며 "이런 성과가 나오는 데 있어 저나 이준석 대표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젠더 갈등 해법은 간단치는 않다.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젊은이들의 불안에서 비롯된다. 해법 중 하나로 일자리가 많아지면 젠더 갈등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취업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까. 젠더 갈등 출발은 군가산점에 있다"며 "일정 차이로도 당락이 좌우되는 치열한 취업문이 현실이다. 1980~1990년도만 해도 취업이 잘 됐기 때문에 군가산점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그래서 젠더 갈등 문제 하나를 풀고자 하면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군대 내 남성 중심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계속 터져나오지 않나. 군은 남성 우위 문화의 절대 공간이다. 그 속에서 성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 속에서 젠더 문제를 부추기는 영향이 커지는 거다. 군대 내 젠더 문제는 오히려 여군이 더 많이 가야 (해결할 수 있다.) 많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줄어서 우리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압도적으로 남성 숫자가 너무 많아서 남성 지배 문화가 잘 안 바뀌는 것"이라며 "그래서 남녀 공동, 여성 징병도 진지하게 검토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이것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남녀가 결혼하고 도와 잘 살아야지 서로 싸우는 식으로 가면 그 이전의 이념 대립이나 지역 대립보다 젠더 갈등 대립이 훨씬 파괴적인 영향을 준다"며 "새로 들어설 정부는 젠더 갈등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다뤘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공약으로 내건 게 대통령 직속 젠더 갈등 해소 위원회 설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가족부 폐지는 이런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여가부는 어느 시점부터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젠더 갈등 해소 위원회를 둔다면 여가부는 페지해야만 한다. 기존 여가부가 하던 일은 다른 부처에서 다 하던 일이기 때문에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8.24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하태경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가장 큰 게 우리 정치 사회가 빨리 시대를 좀 넘자는 거다. 21세기 지난 지 21년 됐지 않나. 그런데 국가는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다. 이 정부 들어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20세기 주요 과제는 크게 독립이다. 일본에서 독립하고 민주화 하고 빈곤을 극복하고 산업화 하고 이런 것들인데 아직도 반일 독립 운동하는 사람이 있다. 8.15 때만 되면 친일파를 청산해야 한다고, 우리 보수가 친일이라고 친일 청산 캠페인을 하고 죽창을 들자고 한다. 아직도 반독재 타도 투쟁을 하는 거다. 특히 이 정권이 심하다. 전부 다 타도 해야 한다는 20세기적 관성이다. 부동산 문제도 부자를 때려잡아야 한다는 거다. 검찰 개혁도 검찰을 일종의 적폐라고 보는 것 아닌가. 최근의 언론 개혁도 언론을 기득권 세력, 타도 대상으로 보는 거다. 이미 민주화 된 지가 지금 40년이 돼 가는데도 타도 투쟁 관성을 못 버리는 거다. 민주주의라는 게 서로 입장이 다른 것을 논쟁하지만 절충하고 타협해서 가는 건데, 그러다 보니 당장 21세기에 더 중요한 문제들,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하는 문제들, 예를 들어 청년 실업이나 저성장이나 고령화 등 부동산 문제 등에 집중을 못 하는 거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에너지를 다 쏟아부어야할 문제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국회가 보냈던 시간을 한번 보라. 최근 언론중재법 가지고도 또 난리지 않나. 얼마 전엔 부동산 문제 갖고 악화만 시켰다. 그 전에는 검찰개혁, 검수완박, 검찰을 타도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대통령의 시간을 낭비를 한 거다. 그래서 21세기가 왔는데도 그 사람들 마음은 여전히 20세기 반일, 반독재 투쟁 속에 있다. 이런 시대를 좀 넘어가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 때문에 대선에 출마했다.

- 내년 대선의 시대 과제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 명확하다. 선진 강국으로 가는 거다. 20세기의 독립, 민주화, 산업화랑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문제들이 막 생기지 않나. 가장 큰 게 우리 미래, 대한민국 잠재력을 갉아먹는 청년 실업이다. 청년이 우리나라 미래인데 미래의 희망이 고갈되고 사라지고 있다는 거다. 부동산 문제, 고령화, 젠더 갈등 문제도 있고 21세기 가장 더 큰 문제는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문제들이 수시로 터진다는 거다. 코로나 펜데믹은 누구도 예측 못 했고 처음 등장할 때도 해도 얼마 지나면 사라지겠지 했는데 2년 이상 가고 있지 않나. 앞으로도 굉장히 걱정이 되는 문제다. 이제는 완전한 세계화로 인해 대한민국 안에서만 위기가 발생하는 게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는 위기가 우리나라에 급속히 전파돼 국내 위기가 되는 현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21세기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연한 대처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굉장히 정치, 사회적 리더십이 경직 돼 있다는 거다. 좌파 뿐만 아니라 우파도 아직 빨갱이 경쟁을 한다. 남북한 체제 경쟁은 끝난 지 오래다. 북한은 사회주의도 아니다. 이념 대회에서 우리가 이겼다. 남아있는 건 핵 위협, 군사적 위협이 남아있는 거지 이념적 위협이 남아있지는 않다. 오히려 북한이 대한민국의 위협을 걱정한다. 한류가 확산하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감옥에 보내고 못 보게 하지 않나. 그런데도 보수 진영에선 아직도 20세기 반공 공포에 사는 과거 관성들이 남아 있다.  보수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런 21세기 새로운 국가 리더십이 굉장히 절박하다. 국민들 고통이 너무 극심하다. 경제는 발달했지만 그 속에 민생고는 과거보다 훨씬 상상을 초월한다. 가장 큰 이유는 희망이 안 보이는 거다. 내 집 마련의 꿈,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해서 희망이 안 보이는 거다. 일자리 공무원 시험 원서만 몇 백번 내다 자살하는 젊은이도 발견된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국가 리더십을 집중해야 하는데 보수도 문제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좌파는 시대를 이끌 능력이 없다는 게 확인 된 거다.

- 원래 운동권 출신이었다 보수로 전향했다. 새로운 보수를 주창해왔는데 하태경이 말하는 개혁 보수란 무엇인가. 

▲ 개혁 보수는 1기와 2기로 나눌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기득권 부패 보수, 아직도 빨갱이 사냥 하는 반공 극우 보수가 보수의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이런 보수 내 과거 적폐들을 청산하고 새로운 보수로 태어나자는 개혁 보수 운동이 있었다. 1기 개혁 보수는 주로 기존 지지층, 60대 이상을 고정 지지층으로 하는 그런 보수의 개혁 과제였다면 2기 개혁 보수는 청년 개혁 보수가 들어오는 거다. 2030이 안고 있는 새로운 큰 문제들이 있다. 지금 문재인 586 정권은 알지도 못 하고 감당도 못 하고 해결도 못 한다. 그래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저나 4년 전부터 이 문에를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의 본질과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그래서 2030의 새로운 문제는 지금 다 확인이 되고 있지만 가장 큰 게 취업난이고 최근엔 부동산 문제가 있다. 주로 2030 남성들에 해당한다. 여성들에겐 성폭력, 경력 단절, 젠더 갈등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됐다. 특히 젠더 갈등 문제는 보수 내에서 다룬 적이 없었다. 새로운 청년 보수 흐름이 등장하면서 젠더 갈등 문제가 특히 2030 세대에는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노력을 많이 해왔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젠더 갈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해왔다. 정치권 주요 논제가 아니었던 이슈를 공론화시켰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권이 앞장서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 젠더 갈등 문제가 크고 중요하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고 무시했다. 아예 다루려고 하지를 않았다. 성과가 있다면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아젠다가 됐다는 거다. 젠더 갈등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영향이 크고 절박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게 공론화 됐다는 게 성과 같다. 이런 성과가 나오는 데 있어 저나 이준석 대표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자부한다. 젠더 갈등 해법은 간단치는 않다.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젊은이들의 불안에서 비롯된다. 이 해법 중에 파이가 커지만, 일자리가 많아지면 젠더 갈등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지금은 취업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까. 젠더 갈등 출발은 군가산점에 있다. 일정 차이로도 당락이 좌우되는 치열한 취업문이 현실이다. 1980~1990년도만 해도 취업이 잘 됐기 때문에 군가산점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인정해도 다 취업을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젠더 갈등 문제 하나를 풀려고 하면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또 최근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계속 터져나오지 않나. 군은 남성 우위 문화의 절대 공간이다. 그 속에서 성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거다. 이 속에서 젠더 문제를 부추기는 영향이 커지는 거다. 군대 내 젠더 문제는 오히려 여군이 더 많이 가야 한다.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인구가 줄어서 우리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압도적으로 남성 숫자가 너무 많아서 남성 지배 문화가 잘 안 바뀌는 거다. 그래서 남녀 공동, 여성 징병도 진지하게 검토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이것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과거 우리 시대를 보면 큰 모순들이 있다. 1980년대를 보면 남북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의 큰 3대 갈등이 있었다. 지역 갈등은 지역 감정을 조장 해도 그 땐 해결이 잘 안 되다가 세대가 바뀌며 많이 해결 됐다. 지금의 40·50대는 60·70대보다 지역 감정이 줄어들었고 2030은 훨씬 줄어들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인데 걱정되는 건 젠더 갈등을 계속 방치하다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파괴적인 문제를 준다. 남녀가 결혼하고 도와 잘 살아야지 서로 싸우는 식으로 가면 그 이전의 이념 대립이나 지역 대립보다 젠더 갈등 대립이 훨씬 파괴적인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새로 들어설 정부는 젠더 갈등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다뤘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공약으로 내건 게 대통령 직속 젠더 갈등 해소 위원회 설치다. 여성가족부 폐지는 이런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여가부는 어느 시점부터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젠더 갈등 해소 위원회를 둔다면 여가부는 페지해야만 한다. 기존 여가부가 하던 일은 다른 부처에서 다 하던 일이기 때문에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8.24 kilroy023@newspim.com

-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 유승민 전 의원과 비슷한 공약이 눈에 띈다. '개혁 보수'를 주창하는 유승민 전 의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가장 큰 차이점은 청년 문제다. 2030과 저는 같이 몸으로 뒹굴면서 같이 해온 새로운 개혁 보수다. 유승민 전 의원이 개혁 보수 중 올드보수라면 전 새로운 개혁 보수다.

- 청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젠다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나도 꼰대라고 느낀 계기가 있었다. 군대 내 휴대폰 허용 문제를 두고 처음엔 반대를 했는데 젊은 친구들에게 항의를 많이 받았다. 문자도 많이 받고 집 아이들과 얘기도 많이 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몸의 일부다, 태어나면서 가장 친한 친구 이상이다, 팔다리를 자르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 세대에서 휴대폰은 도구 중 하나였는데 청년들에겐 몸의 일부란 얘기를 듣고 "아 이거 정말 세대가 다르구나,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구나"를 인정하게 된 거다. 2030 문제 세대의 구체적인 고민들을 함께 해야겠다고 해서 4년 전부터 관심을 많이 갖고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기존 정치인들은 2030이 중시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청년 문제에 깔린 본질적인 문제들은 우리 사회 다른 문제들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가장 큰 게 약자를 괴롭히는 문제다. 그 안에 존재하는 불공정 등의 문제들이 옷만 바꿔 입고 등장하는 거다. 물론 새로운 언어를 이해하는 데 고충이 따르긴 한다. 그들만이 쓰는 언어들을 공부하는 것도 시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 문재인 정부는 투기를 막는다는 기조 하에 여러 가지 세금과 규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했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부동산 폭등의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 어제 오늘도 전세 대출이 막혔다. 농협과 몇 군데 은행에서 대출 총량제에 걸려서 대출을 더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다. 이게 전형적인 난폭행정이다. 공무원들은 수치만 딱 적어두고 거기 수치만 맞추는 거다. 실제 생활하는 성인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관심이 없다. 이건 시장 원리에도 어긋난다.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세대들에게도 대출을 안 주는 거다. 은행 자체가 총량으로 묶여 있는 반시장적 규제다.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실소유주들에겐 대출 해주는 게 맞지 않나. 회수할 수 있는 돈이다. 은행이 충분히 신용 능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획일 규제를 하면 안 된다. 특히 부동산 관련해서는 총량제 예외 규정으로 빼줘야 한다. 실수요자 중 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율적으로 해줄 수 있도록 해야 은행도 수익이 난다. 획일적 총량 규제는 부동산 실소유자 대출에 적용하면 안 된다. 부동산 문제에서 이 정부가 가장 오판한 건 숫자를 오독한 거다. 주택 숫자가 적지 않다. 공급이 아닌 투기가 문제라면서 강남 투기 세력을 때려잡는다고 키워온 것 아닌가. 주택 공급이라는 건 숫자로 보는 게 아니다. 지금은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주차장 문제가 있다. 지금은 한 집에 차가 두 대 있는 경우도 많아서 30~40년 전에 지은 아파트는 지금 라이프 스타일로 살기 어려운 거다. 그렇다면 새롭게 지을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지금 냉장고 크기도 옛날 냉장고 크기에 세 배 이상 되지 않나. 김치냉장고도 따로 두면서 냉장고를 두 대씩 두고 쓰는 집도 많다. 공간이 좁은 거다. 새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생길 수 밖에 없다. 인구수 대비 주택 숫자, 인구는 주는데 주택은 늘어나기 때문에 공급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지 않나. 가구수로 보면 주택수가 충분하지 않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 혁신적인 문제는 이런 변화하는 세태를 읽지 못하고 공중에 붕 떠서 했다는 거다.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새로운 주택 수요, 1인 가구 주택 수요가 늘어나서 새로운 주택 공급이 계속 늘어나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은 오판을 한 걸 깨닫고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땅이 없다는 것 아닌가. 실제로 공급을 못 하고 있는 건데 조금 더 파격적으로 수도 이전을 해야 한다. 주택 가격 안정은 사실 간단한 문제다. 앞으로 공급이 늘어날 거라는 기대를 하면 안정이 된다. 공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을 주는 계획을 짜고 실제로 차질 없이 집행하면 1,2년 뒤 부동산 문제는 충분히 잡힐 수 있다.

- 돈을 줄 테니 아이를 낳으라는 건 폭력이라며 출산 장려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약 했다. 저출생 문제의 근본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 가장 큰 문제는 여성들의 자아 실현 욕구가 커지고 사회 참여가 늘면서 여성들의 가치관이 바뀐 거다. 과거처럼 남자가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가사를 책임 지고 애를 많이 낳고 잘 키우는 것, 즉 여성들의 가치관에서 육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거다. 사회적으로 더 많은 기여를 하고 더 많이 공부하는 여성들 가치관의 변화가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비가역적이다. 과거를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저출생 추세는 돌이키기 어렵다. 실제로 유럽은 이민자들을 빼면 출생률이 계속 떨어진다. 아시아의 싱가폴, 홍콩, 일본도 출생률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중요한 건 21세기 시대 특징이 노동력보다 기술력이 압도하는 시대로 가는 거다. 그렇다고 애를 낳지 말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이건 우리 사회에 맡겨두고 저출생을 돌이키기 어렵다면 이걸 현실로 인정하고 대책을 짜야 된다는 거다. 계속해서 되지도 않는 문제에 에너지를 쏟다 보면 부작용만 커진다. 가장 큰 부작용이 1인 가구를 불온시하고 소외시키는 거다. 결혼 안 하는 사람을 반사회 집단인 것 처럼 죄악시 하는 거다. 부정적 시각으로 보고 그게 정책적으로는 1인 가구를 홀대하는 꼴로 나타나는 거다. 청약 트랙에 1인 가구 트랙은 없다. 1인 가구는 더 빈곤해질 가능성 높아지는 거다. 21세기 핵심적 특징이 여성의 자아 가치 실현 욕구가 늘어나고 노동력보다는 기술력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시대가 되기 때문에 되지도 않는 출산 장려, 안 그래도 국가가 할 일이 많은데, 되지도 않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는 거다.

- 관련해서 가장 실현하고 싶은 대표적인 공약은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공약은 노동 개혁이다. 우리 사회는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코로나19로 양극화가 악화됐다. 좋은 일자리가 제한 돼 있고 좋은 일자리가 순환이 잘 안 되는 철밥통인 거다. 특히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불황 때에도 해고를 못 하게 돼 있다. 기업이 망해야 정리 해고만 가능하다. 일반 기업은 호황 때에는 인력을 많이 고용하더라도 불황 때에는 해고를 좀 할 수 있어야 기업이 선순환할 수 있다. 불황 때 해고를 못 한다고 하면 호황 때 고용을 못 한다. 노동 규제나 다른 규제가 너무 강해서 기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많이 생겨야 일자리도 많이 생기는데 대기업도 투자를 안 하려 한다. 해외 OECD 국가 중 외국인 투자가 가장 적은 나라다. 대기업 비중을 보면 OECD 평균 대기업 고용 기준은 40~60%되는데 우리나라는 16%밖에 안 된다. 16%가 350만 정도인데 40%만 가더라도 800만~900만 고용이 되는 거다. 우리 사회가 더 커지고 더 유연하게 더 성장하고 더 많은 고용이 있기 위해서라도 일반 해고를 허용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일반 해고를 해야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해진다. 이게 다 청년 문제로 연결되는 거다. 특히 청년들 취업난이 심각한 게 노동시장이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분류 돼 있어서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올라갈 수가 없다. 처음부터 메이저로 진입하려 3수, 4수, 5수를 하는 거다. 그런데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가는 게 용이하다고 하면 처음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는 게 나은 거다. 거기서 경험을 쌓고 다시 대기업 가면 되는 거다. 그런데 지금 대기업 일자리 막혀있지 않나. 특히 대기업, 공기업 같은 곳에 일반 해고를 허용해야 청년들 취업난도 해소되고 양극화도 해소된다. 경제력이 생기면 부동산, 양극화에도 도움이 된다.

- 근로시간을 노동자가 선택하게 하겠다며 획일적 주52시간 규제 철폐를 공약했다. 주4일제 도입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 할 수 있으면 하라는 거다. 문제는 획일적 규제다. 획일적 노동시장 규제 발상은 공장제 시대에 어울리는 거다. 공장제는 전부 다 표준화 돼 있지 않나. 기계 돌아가는 대로 일하고 쉬면 되는 건데 지금은 서비스업이나 지식 정보 데이터 산업, 4차 산업 혁명으로 가면 전부 다 사람들 창의력이 문제다. 창의력은 획일적이지 않다. 더 집중해야 할 때가 있고 조금 더 쉬어야 할 때도 있다. 문제는 주52시간제를 어기면 감옥 가는 거다. 형사 처벌을 하는 거다. 그래서 52시간이 아니라 4일제도 노사 간 합의만 되면 하고 강제하지 말라는 거다. 강제를 하다 보니까 투잡, 쓰리잡이 생기는 거다. 심지어 어떤 회사는 컴퓨터를 꺼버리고 날이 넘어가야 컴퓨터가 다시 켜진다. 그럼 그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근무하는 사람이 생긴다. 노동자를 더 힘들게 하는 거다. 원하는 사람은 풀어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규정돼야 한다. 획일적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거다. 일을 더 많이 하는 시대로 가자는 게 아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8.24 kilroy023@newspim.com

- 남북 문제 전문가로 불린다.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 과거 정부에서 가장 보수 정부는 대결 지상주의였다. 긴장을 악용하고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면 이 정부는 대화 그 자체가 목표인 대화지상주의다. 대화가 안 되면 뭔가 불안해지는 거다. 대북 정책의 목표는 일상적 도발 억제다. 그 다음 북한을 근본적으로 근대 정상국가로 만드는 거다. 북한은 거의 아시아의 탈레반 국가 아닌가. 인권도 없고 한국 드라마를 보면 총살해 죽이는, 거의 종교화 된 국가로 신정체제와 비슷하다. 그래서 대화가 예측 가능하지 않다. 정상적인 근대 국가로 유도하고 지원하는 게 대북 정책의 목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통일로 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핵무기 도발 억제가 가장 크다. 비핵화는 안 할 것 같지 않나. 핵을 통제하고 억제하는 건 필요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데 그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대북 정책 목표는 일상적으론 도발 억제로 잡고 근대적으론 정상적 근대 국가로 유도하고 지원하는 필요한 대화를 하는 거다. 그렇게 북한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일상적으로 도발 억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가장 사활적이다. 북한이 도발을 하지 못 하도록 중국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친미연중을 해야 한다. 반중하면 안 된다. 미중 사이 우리가 힘든 시기가 있는데 미국과 중국과의 대립을 너무 과도하게 봐선 안 된다. 마치 미소 간 대립처럼 경제 관계도 다 끊는 경제 냉전으로 가는 형국은 너무 파괴적이기 때문에 미국, 중국을 선택하기 어려울 거다. 정치적으로는 대립하더라도 경제적으론 서로 계속 상호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체제로 가야 한다. 우리도 미중 어느 한쪽 편에 줄 서야 한다는 과도한 외교 노선을 취하면 국가나 국민들이 훨씬 힘들어질 수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양상이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 양측의 갈등은 수습되고 있다고 본다. 이 대표도 사과를 했고 윤석열 캠프에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 거의 다 수습 됐다. 상호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은 모든 캠프에서 자제해야 한다.

-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정치 신인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염려되는 측면은 무엇인가.

▲ 준비가 안 됐다는 거다. 최근의 모습들을 보면 최 전 원장은 좀 날아간 것 같다. (최 전 원장 측은 준비 안 된 답변이 솔직하다고 말하는데) 그럴 거면 안 나왔어야 한다. 대통령 자리를 너무 우습게, 쉽게 본 거다. 특히 최근에는 경선룰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역선택을 도입해야 한다며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정치를 쉽게 보면 패가망신한다.

- 지지율이 정체된 양상이다.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은 무엇인가.

▲ 이제 경선 시작이니까 8강 이후 서로 컨텐츠 경쟁이 되다 보면 충분히 국민들께서 경쟁력을 인정해주실 거라고 본다.

- 당내 대선 주자 중 라이벌로 느껴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 아무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4강에 올라가면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대통령이라는 게 다뤄야하는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윤 전 총장이 이를 잘 극복하고 제대로 준비를 잘 하기 바라지만 그러지 못 하면 지금 지지율은 다 거품이 될 수 있다.

-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하태경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피력해달라.

▲ 가장 확장성이 크다고 본다. 아직은 지지율이 높지 않아서 부각이 안 돼 있는데 대통령 선거는 간발의 차로 승패가 결정된다. 기존 지지층들은 전략 투표를 한다고 보면 얼마나 뻗어나가는 포텐셜이 있느냐는 거다. 그게 크게 중도랑 청년인데 그 양쪽으로 다 확장성이 있다. 기존 후보들을 보면, 유승민 후보만 보더라도 중도 확장성은 있지만 청년 확장성은 문제가 있다. 쉽게 얘기하면 윤석열 지지층과 이준석 지지층을 다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그게 저 아닌가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강성 보수 쪽으로 치우쳐서 근본적으로 본인들이 혁신하지 않으면 지지층이 갇히게 될 우려가 있다. 그런 면에서 확장성이 가장 큰 후보가 하태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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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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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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