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관련 정부의 회수 조치에 소송 등 법적대응에 들어간 경북 영덕군이 해당 가산금을 일단 반환키로 결정했다.
법적 소송 등 대정부 대응은 강력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영덕군에 따르면 이희진 영덕군수는 전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내고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을 일단 반환하고 당초 결정한 행정소송은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군수가 성명을 낸 19일은 정부가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반환을 결정하면서 제시한 회수 기일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정부의 영덕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 결정' 부당성을 알리는 거리 현수막. 2021.08.20 nulcheon@newspim.com |
이번 영덕군의 '가산금 선 반환'은 '정부가 제시한 기한 내 미반납 시 연 5%의 지연이자가 부과되고 이는 하루 560여만 원, 한 달 1억7000여만 원 등 연간 약2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인데다가 소송기간이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까지 소요될 것으로 가정하면 그 부담은 더욱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해당 가산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이를 영덕군이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해 이를 영덕군 금고에 그대로 두는 것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덕군은 이와관련 국내 유수 로펌을 수 차례 방문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법보계에서는'회수 처분 취소 소송과 가산금 반납은 별개의 문제로 소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다수의 답변을 얻었다.
이같은 결정을 위해 영덕군은 군의회와 함께 9개 읍면 주민설명회를 열고 지역민들의 의견을 꼼꼼하게 물었다.
또 영덕군의회 천지원전특별지원사업가산금회수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조상준, 원전특위)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군민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8월 9일부터 5일간 영덕 군민 20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군민의 73.5%인 1518명이 '가산금을 먼저 납부하고 소송을 진행해야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군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덕군민은 원전과 탈원전의 과정 속에서 지방의 미래는 내팽개치고, 일방적 정책 변경으로 발생한 막대한 피해를 인구 4만의 작은 자치단체와 주민에 떠넘긴 거대 정부의 민낯을 똑똑히 보았다"면서 "정부의 독단적인 결정에 맞서 영덕군은 주민의 의견을 우선하는 민주적인 절차와 합리적인 대응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며 '대정부 소송 투쟁'를 강력하게 진행할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또 이 군수는 "(정부의)회수 결정 통보 이후 불과 이틀 만에 150여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저지 범군민 투쟁위원회'가 구성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반대 청원 글이 게시되고 지역 곳곳 거리에 걸린 회수 반대 표명 현수막만 500여개에 달한다"며 "이토록 많은 군민과 사회단체가 한 뜻으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 변경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오롯이 영덕군민의 몫으로 전가됐기 때문이다"고 거듭 정부의 일방적 정책을 비판했다.
영덕지역 150여개 사회단체가 지난 달 22일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저지 범군민 투쟁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정부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사진=범군민투쟁위] 2021.08.20 nulcheon@newspim.com |
그러면서 이 군수는 이어 "이번 영덕군의 취소 소송은 부득이한 자구책이 아닌 충분한 승소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추진하는 최선의 방책이다"며 "영덕군은 군의회와 군민과 함께 회수 취소를 위한 소송에 모든 저력을 한데 모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원만큼은 국고에 귀속될 돈이 아니라 영덕군민이 감내한 갈등의 해소와 사회 통합을 위해 쓰여 져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고 강조하고 "10여 년간 원전 문제를 붙잡고 이어진 행정력의 낭비와 반복되는 갈등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고 새로운 일상에서 재도약하는 영덕의 미래를 여는 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법무법인 세종 소속 변호인단을 소송단으로 구성하고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영덕군의 대응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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