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이어 두번째 기피신청…"불공정한 재판한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62·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부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기피신청을 냈다. 임 전 차장은 2년 전에도 기피신청을 냈다 기각된 바 있다.
임 전 차장 측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05번째 공판에서 재판부 기피신청 의사를 밝혔다.
변호인은 오후 재판이 개정된 후 "법원에 기피신청 접수가 돼 있을 것"이라며 "재판장에 대한 신청"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잠시 휴정한 뒤 "기피신청서가 접수되는 대로 신청내용을 살펴보겠다"며 "재판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여기서 마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8.11 alwaysame@newspim.com |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기피신청이 있을 경우 재판 지연을 방해하는 의도가 아니라면 재판 진행을 정지하고, 재판을 기피당한 법관의 소속법원 합의부에서 별도로 이를 심리해야 한다.
앞서 임 전 차장 측은 2019년 6월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기피신청을 낸 바 있다. 당시 이를 심리한 재판부는 "신청인이 주장하는 기피사유는 개별적으로 보나 이를 종합해서 보더라도 법관에게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 사정이라고 하기 어렵고 달리 기피사유를 인정할 수도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 임 전 차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고등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고, 대법원이 지난해 1월 이를 최종 기각하면서 7개월 동안 열리지 않았던 재판이 재개됐다.
임 전 차장 측이 문제를 삼는 부분은 윤 부장판사가 지난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했던 발언 내용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당시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재조사와 관련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김 대법원장과 부장판사 10명이 면담하는 자리에 윤 부장판사가 참석해 '(사법농단 사건을) 반드시 진상규명해서 연루자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임 전 차장 측은 해당 발언 내용이 법원행정처에 자료로 남아있는지 등을 사실조회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이후 변호인은 재차 윤 부장판사에 대한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판부와 맞섰다. 이날도 변호인은 검찰의 약식 서증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졸속으로 가는 게 선순환일지 모르겠지만 변호인으로서는 존재의의를 말살하는 최악의 악순환"이라며 "내가 이러려고 법조인이 됐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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