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 전망까지 나왔지만…10%대 박스권 갇혀
[서울=뉴스핌]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역전을 노리는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 경선 윤곽이 잡히는 전국순회 일정을 한 달 앞둔 가운데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해 캠프도 고심에 빠진 기색이 역력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 지지율은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8~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31명 대상). 지난 6월 지지율 8%대까지 내려앉았던 이 전 대표 지지율은 7월 2주차 같은기관 조사에서 15.6%까지 껑충 뛰었다. 상승세를 이어가 2주 뒤인 7월 4주차 조사에선 16.0%까지 올라섰으나 8월 2주차 조사에선 12.9%로 내렸다(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반면 이재명 지사 지지율 추이는 안정적이다. 이 지사 지지율은 25%선을 상회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에선 이 전 대표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두 사람 지지율은 오차범위(±2.2%p) 밖인 13.0%p로 벌어졌다.
이 지사는 범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응답한 이들 중 52.6%가 이 지사가 범여권 후보로 적합하다고 봤다. 이 전 대표 선호도는 33.5%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제20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한국 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1.08.09 leehs@newspim.com |
이 전 대표 캠프도 고심에 빠졌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이재명 지사와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크로스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10% 박스권에 갇힌 상태가 계속되자 내부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 전 대표 캠프 소속의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20% 선을 넘기가 쉽진 않다"며 "정책전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지지율 정체 요인으로는 외연 확장의 한계와 네거티브전의 부메랑 효과 등이 꼽힌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 참패 당시 내리막길을 걸었던 민주당 지지율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이 전 대표 지지율 상승세와 이어지긴 했으나 더 이상 끌어올 '파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의 바지 발언 등 상대후보의 '자책골'이 이 전 대표 반사 이익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격화된 네거티브 공방전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도 있다.
특정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한 초선 의원은 "네거티브전으로 얻을 수 있는 가산점에는 한계가 있다. 여세를 몰아 정책 등 이 전 대표 개인기도 꾸준히 보여줬어야 했는데 후보가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아니냐"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네거티브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정책 발표도 꾸준히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지사 측이 기본 시리즈 정책발표회로 밀어붙이자 스포트라이트도 뺏겨버렸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일단 지지율 추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열린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 추이와 관련 "등산을 하다보면 오르막길이 있고 평지가 있는데 지지율 추이도 등산 코스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국민이 책임을 물은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네거티브는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것이 지켜지길 바라고 최대한 절제했으면 좋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소속의 또 다른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만으로 판세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광주·호남은 물론 충청권·영남에서도 이 전 대표 지지 흐름이 제대로 잡혔다. 이미 뒤집기가 시작됐다"며 "전국순회 투표 결과를 열어보면 현 여론조사 수치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정책전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이 전 대표 정책은 섬세하게 준비돼 있다. 유권자들도 준비된 정책과 그렇지 않은 정책을 알아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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