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세 법인 'LS글로벌' 통한 부당지원 혐의 첫 재판
"LS글로벌, 실질적 역할 수행…시장경쟁 제한 아니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LS글로벌을 설립해 약 14년간 일감을 몰아주고 계열사에 21조원 상당을 부당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자홍(74) LS니꼬동제련 회장 등 LS 총수일가 측이 첫 재판에서 관련 행정소송 승소 판결을 언급하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10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과 구자엽(70) LS전선 회장, 구자은(57) LS엠트론 회장 등 LS일가와 주식회사 LS, LS니꼬동제련, LS전선 법인 등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일감 몰아주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왼쪽부터)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 엠트론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8.10 mironj19@newspim.com |
이날 재판은 지난해 12월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열리는 정식 재판으로 구 회장 등 피고인들은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LS 측 변호인은 "지난 공판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이 선고됐다"며 "법원은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 없이 정상적으로 거래한 '정상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과징금을 산정한 것이 위법하다며 190억 상당의 과징금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LS니꼬동제련은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싸게 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방안을 모색한 것이 통합구매법인 출범이었다"며 "LS글로벌의 설립 배경과 적극적 역할,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부당지원이라고 판단한 공정위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S글로벌은 실질적 역할을 수행했고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지 않았으며 시장 내 경쟁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해당 판결에서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방식을 일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현저한 부당지원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며 "시장에서 30~40% 물량을 좌우할 정도라면 충분히 과다한 규모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LS와 LS니꼬동제련, 구자홍·구자은 회장은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통행세 수취 법인 'LS글로벌'을 신설한 뒤 총 233만톤, 17조원 상당의 국산 전기동(電氣銅) 일감을 할인된 가격으로 몰아주는 방법으로 1500만 달러(한화 약 168억원)를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LS전선과 구자엽 회장은 2006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LS글로벌로부터 총 38만톤, 4조원 상당의 수입 전기동을 매입하면서 고액의 마진을 지급해 870만 달러(한화 약 87억원)를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LS글로벌에 몰아준 전기동 일감은 각각 국내 전기동 시장 물량의 약 40%, 수입 전기동 중계시장 물량의 약 1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LS전선 직원은 2017년 11월 공정위로부터 부당지원 관련 자료제출을 요청받고 통행세 마진 내용을 삭제한 뒤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공정위는 2018년 2월 LS그룹 계열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59억6000만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총수 일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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