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DC처럼 체계적 콜드 체인 시스템 구축 '한 목소리'
靑 청원게시판 "보건당국에서 해야 할 중요 업무를 개인에게..."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연일 폭염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백신은 생산·수입에서부터 유통, 보관, 최종 사용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체계적인 '콜드 체인 시스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4일 "화이자 등 mRNA 백신은 적정 온도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백신이 냉장고에 있을 때 자동 온도계로 온도를 추적해야 하는 것이 지침이고, 의료기관에서 아이스팩을 동봉해 백신을 수령해가면 온도 관리도 당연히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백신 배송에 대한 원칙을 마련하지 않으면 일선 의료 기관에 부담은 물론 국민들의 두려움 또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적절한 백신 배송 방안을 의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모더나 백신이 8월로 지연 공급되면서 접종 일정을 맞추기 위해 개별 위탁의료기관이 보건소에서 백신을 수령하도록 일시적으로 배송 방식을 변경했다. mRNA 백신은 당국이 직접 위탁의료기관으로 배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민 체육센터에 마련된 백신 예방접종센터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백신 1차 접종자는 현재까지 누적 1,994만 7천여 명으로,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38.8% 이다. 접종 완료자는 누적 718만 2천여 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 완료 비율은 14%로 집계 됐다. 2021.08.03 pangbin@newspim.com |
배송 방식이 바뀌고 무더위까지 맞물리면서, 백신 운반 과정에서 백신 적정 온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훼손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단적으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폐기된 코로나19 백신 8886회분 중 86.3%(7667회분)이 백신 온도 일탈로 폐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를 우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 더위에 동네병원이 콜드 체인 업체도 아니고 아이스박스로 4도에서 8도 유지가 잘 되겠냐"며 배송 체계 시정을 촉구했다. 이 글쓴이는 또 "한시간 넘는 보건소를 가는 내내 온도 유지가 잘 안될까봐 조마조마했다"며 "어떻게 보건당국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를 개인에게 위임하냐"고 반문했다.
업계에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같은 체계적인 콜드 체인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CDC는 백신 운반과 관련해 ▲모든 인력을 대상으로 취급에 대한 원칙 교육을 제공 ▲백신 저장 장치에 온도 모니터링 장치 부착 ▲적절한 백신 재고 관리 적절한 포장재를 통한 예방 관리 등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CDC와 같은 구체적인 콜드체인 표준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제약업계, 물류업체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생물학적 제제 등의 보관, 수송에 대한 규정 등의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