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한 적 없는데...모르는 설계사의 전화 기승
개인정보 제공 안했다면, 개인정보법 위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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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A씨는 보험가입 상담을 위해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설계사 B씨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가입은 하지 않았다. 이후 설계사 B씨가 소속돼 있던 C대리점 소속설계사 D씨로부터 지속적으로 연락이 왔다. A씨는 설계사 B씨가 동의 없이 제3자인 C대리점에 개인정보를 제공, 개인정보보호법(이하 개인정보법)을 침해했다고 주장, 민원을 제기했다.
A씨처럼 상담을 받지 않았던 보험설계사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연락을 받을 경우 개인정보법 위반을 의심해야 한다. 개인정보법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누설하거나 제공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보험영업 현장에서는 설계사가 파악한 개인정보를 소속대리점 및 동료 설계사 등과 공유하는 일이 발생한다.
◆ 개인정보 동의 여부, 보험사가 입증해야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최근 보험 영업현장에서는 가망고객의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A씨의 경우처럼 개인정보 제공자의 동의를 받지 않기도 한다. 만약 무분별하게 영업 관련 전화가 온다면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의심, 민원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개인정보법 제59조 2호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A씨는 설계사 B씨에게만 보험가입 상담을 이유로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C대리점은 A씨와 무관하다. 즉 업무(보험가입 및 상담)의 위탁이나 수탁관계에 있지 않는 제3자인 셈. 법원은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은 개인정보를 전달받은 자의 업무처리와 이익을 위해 이전되는 것이라고 판시(대법원 2016도13263)했다.
또한 개인정보를 동의했다는 사실 입증은 개인정보 제공자인 A씨가 아닌 설계사 B씨 또는 C대리점이 해야 한다. 즉 A씨의 경우처럼 무분별하게 보험설계사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 누가 개인정보활용 동의 받았는지 확인해야
통상 상담을 진행하기 전에 보험사는 개인정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다는 동의를 받는다. 마케팅 동의를 받는 주체는 설계사가 아닌 설계사가 소속되어 있는 보험사다. 이에 보험사 소속 설계사라면 A씨에게 연락을 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가령 A씨가 마케팅 동의를 했고 그 마케팅 동의를 받은 주체가 보험사라면, 설계사 B씨는 물론 설계사 B씨 이외의 D·E·F 등의 설계사가 A씨에게 연락을 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
다만 각 보험사들은 개인정보법에 위배되는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A씨처럼 여러 설계사에게 연락이 가지 않도록 한다. 또 A씨 등 고객이 신청할 경우 고객의 정보를 열람하지 못하도록 개인정보처리 기준을 만든다.
상당수의 문제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발생한다. 이는 개인정보처리의 주체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GA와 상품판매 위탁계약을 체결한다. 그리고 GA는 다시 GA소속설계사(이하 GA사용인)와 상품판매 재위탁계약을 한다. 영업현장에서 GA사용인이 활용하는 마케팅동의서는 대부분 보험사가 제작한 것이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GA사용인은 ㉠보험사와 마케팅 동의를 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 등 다른 보험사 상품 판매에도 활용한다. 이 경우 고객은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지 않은 ㉡보험사 등의 설계사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개인정보가 어디론가 흘러가 여러 보험설계사는 물론 전혀 다른 업종에서까지 스팸전화가 걸려올 수도 있다.
이처럼 스팸전화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많지 않다. 해당 업체에 항의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개인정보를 누가 제공했냐는 소비자의 질문에 '무작위 번호 조합'이라고 답하면 현실적으로 법망을 피하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흘러가지 못하도록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면서도 "마케팅 활용 동의를 받은 주체가 보험사일 경우 소속 설계사 중 일부가 활용하는 것은 위법사항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0I0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