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목표주가 20만원대 제시
"티빙 관련 투자 규모 불확실성, 변수"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CJ ENM이 약 3개월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종전 고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광고 수익 성장과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의 이용자 수 증가세가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초 실적 관련 우려가 해소되면서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일각에선 티빙 관련 투자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을 변수로 꼽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NM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전날 CJ ENM은 17만2000원(+4.1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월 이후 5개월만에 17만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후 장에서는 상승폭을 넓히며 17만75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CJ ENM 주가 추이 [캡쳐=키움증권 HTS]2021.06.17 lovus23@newspim.com |
CJ ENM은 언택트(Untact) 수혜주로 거론되며 연초 주가 탄력을 받아 지난 1월 25일 17만280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2019년 11월 이후 14개월래 최고점이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5월 초까지 14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자체 OTT 강화전략을 제시하면서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 투심에 악영향을 줬다. 올 초 CJ ENM은 올해 매출액 목표치를 전년대비 12% 증가한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 감소한 2500억원으로 제시했다.
부진하던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달 부터다. 주가는 5월 31일부터 16만원대에 안착해 6월 들어 상승을 거듭해 전 고점 수준에 이르렀다. 투자자별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6월 들어 각각 445억원, 9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그간 CJ ENM의 주가를 압박해온 실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의 광고비 집행이 재개되면서 광고매출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로 CJ ENM의 1분기 TV 광고 매출만 전년 대비 24.5%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역이 됐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OTT 중심으로 이용자 수가 늘면서 광고주들이 온라인에 치중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부터는 화제성 높은 TV 콘텐츠가 방영되면서 광고주들이 다시 TV 광고로 넘어오는 추세"라며 "광고단가는 작년 3분기부터 조금씩 오르고 있으며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의구심을 샀던 OTT 투자의 성과도 확인됐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티빙의 월이용자(MAU) 수는 334만명으로 집계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AU가 곧 매출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티빙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서 콘텐츠를 시청하는지에 대한 지표"라며 "글로벌 경제 재개로 넷플릭스 등 국내외 OTT의 MAU는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티빙이 선방하고 있다는 인식을 줬다"고 해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CJ ENM을 전 고점을 넘어 20만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하나금융투자는 목표가를 22만5000원, 유진투자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은 22만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DB금융투자는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티빙 가입자 성장과 전체 미디어 매출 탑라인 성장 지속 여부가 확인될수록 주가 우상향 또한 지속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비용 규모를 변수로 꼽고 있다. CJ ENM은 올해에만 콘텐츠 사업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 집행에 재무적 부담은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J ENM이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목표치를 500만명에서 800만명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추가적인 투자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기존에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목표치가 늘어나면 비용도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진출하고 KT의 '시즌', '웨이브'를 비롯한 국내 OTT들도 투자 확대를 선포하는 등 가입자 모집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초기 비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하는 그림이겠지만 당장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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