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가 호기심과 동심이 가득했던 어린시절로 우리 모두를 데려간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 가장 소중했던 친구와 가족 관계를 돌아본다.
올해 두 번째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가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영화는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바다괴물' 종족 루카가 인간 세계 전문가 알베르토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모험담을 그렸다.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아름다운 지중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잊었던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루카'의 한 장면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1.06.10 jyyang@newspim.com |
◆ 익숙하지만 환상적인 설정…동심 자극하는 성장 스토리
'루카'는 바닷 속에 사는 바다괴물 종족으로 그들을 해치려 하는 인간들을 피해 숨어 지낸다. 부모님은 그에게 인간의 위험성을 늘 경고하고 물 밖으론 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자칭 '인간세계 전문가' 알베르토를 만난 루카는 그와 물 밖에서 경이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고,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꿈을 꾼다.
영화가 시작되면 인간과 닮은 듯 다른, 바다괴물 루카의 비주얼이 1차로 놀라움을 안긴다. 푸르스름한 비늘로 덮인 피부, 긴 꼬리는 낯설지만 새로운 세상 앞 겁에 잔뜩 질린 표정은 우리 모두와 닮았다. 루카는 알베르토 덕에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가 비늘이 사라지고 인간처럼 몸이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걷는 것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그를 보며 '인어공주'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루카'의 한 장면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1.06.10 jyyang@newspim.com |
익숙한 초기 설정 가운데서도 '루카'가 특별한 지점은 분명히 있다. 이 바다괴물은 인어공주와 달리 전신이 비늘로 덮여있고, 물이 모두 마르면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다. 또 물이 닿는 순간 다시 바다괴물의 형상이 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이 작은 장치를 추가함으로써 '인어공주'와 차별점을 부여하고, 시각적으로 더없이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 모두가 기다려왔던 아름다운 풍경…지쳤던 모두가 반길 영화
무엇보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신나게 뛰놀고, 즐기며 두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공간의 묘사가 이 영화의 백미다. 이탈리아의 리비에라 해변 마을의 눈 부신 자연 풍광이 영화에 그대로 담겼다. 특별히 한국인 조성연, 김성영 애니메이터가 참여한 섬세한 빛의 쓰임과 카메라 워크를 주목할 만 하다. 대낮의 태양부터 노을이 지는 아름다운 하늘빛과 자전거를 타고 하강하는 역동적인 주인공들의 제스처에 맞춰 이들의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루카'의 한 장면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1.06.10 jyyang@newspim.com |
루카는 시종일관 인간들에게 정체를 들켜 작살로 사냥당할까 두려움에 떤다. 알베르토는 그런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 이들이 인간세계에 입성하는 그 순간, 둘의 세상은 한번 깨지고 특별한 유대관계로 이어지지만 이들은 또 한차례 변곡점을 맞는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은 고스란히 우리 모두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린 아이들은 늘 경이에 찬 눈빛으로 세상을 본다"고 말했다. 자연히 관객들 역시 호기심이 가득한 루카의 눈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된다. '루카'에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즐거움도, 그 안의 작은 좌절도, 또 친구와 쌓아가는 소중한 관계까지 모두 담겼다. 감독이 "이탈리아를 향한 모든 헌사"라고 언급한 만큼 이탈리아 시골 마을 정취가 넘치는 풍경과 음식, 문화도 볼 거리다. 1년 넘게 해외 여행을 잃었던 지친 관객들에게 눈 부신 대리 경험을 시켜줄, 모두가 반길 만한 영화다. 17일 개봉.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