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건에 이재용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 계획안 담겨"
삼성 합병 의혹 재판 첫 증언…"큰 차원의 시나리오에 불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계획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프로젝트-G' 문건 작성자가 "그룹 지배구조 강화 차원의 큰 틀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이라고 법정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는 6일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팀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 11명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18 mironj19@newspim.com |
이날 재판에는 첫 증인으로 프로젝트G 문건 작성에 관여했던 전 삼성증권 직원 한모 씨가 나왔다.
한 씨는 지난 2011년 전후로 미래전략실(미전실)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증권이 그룹 계열사에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그룹도 저희 고객 중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그룹 차원의 삼성 관련 자문들을 해오다 자연스럽게 업무를 하게 됐다"고 경위를 밝혔다.
이어 검찰이 제시한 2012년 10월부터 12월 사이 작성된 프로젝트G 문건에 대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계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모아서 정리한 보고서"라며 "당시 있었던 규제와 신규 도입한 규제 등 이슈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게 그룹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지 종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프로젝트G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금산결합 구조, 순환출자 구조, 비금융사 지분율 취약, 일감몰아주기 이슈 존재, 사업군별 조정 필요 등 당시 삼성그룹 지배구조 현황에 대한 문제점을 5가지로 나눠 분석하고 각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당시 미전실 임원들과 공모해 안정적인 그룹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이 같은 계획안을 마련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흡수합병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다른 그룹에서도 이런 목적 하에 계열사를 합병해왔고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합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건에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방향을 검토한 결과 6가지 과제 중 '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간 합병'을 전제로 한 부분이 5차례 나온다. 아울러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대주주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24% 증가하는 반면 계열사 지분율은 11.9% 하락한다고 기재돼있다.
검찰은 '당시 검토 결과를 보면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거래로 봐야 하지 않냐'고 물었고 한 씨는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본 것은 맞다"면서도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반드시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자는 것 보다는 그룹 지배율을 높이려고 검토했다"며 "결론적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진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한 씨는 문건에 나온 대주주가 누구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 일가"라고 했다.
또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목표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여러 이슈들로 인해 대주주 지분을 포함한 각 회사의 지분이 축소되는 문제를 해소하고 경영권에 위협이 없도록 자문하는 것"이라며 "개별 사안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큰 차원에서 그룹 전체의 주요 회사들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향에 대한 솔루션을 생각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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