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안젤리나 졸리 주연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아버지를 잃고 상처받은 소년과 스스로를 몰아세우던 공수소방대원이 서로를 구해주는 이야기다.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 4일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몬태나의 울창한 삼림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산을 집어삼키는 불길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추격전과 액션을 담았다. 현실의 부조리로 무고한 이들이 희생되는 비정한 현실 속에서도, 또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희생하는 이들을 만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2021.05.04 jyyang@newspim.com |
◆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과 믿음으로 서로를 구하는 이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속 안젤리나 졸리는 공수소방대원 한나 역으로, 핀 리틀이 음모에 휩쓸린 채 도망치는 소년 코너로 등장한다. 패트릭 역의 니콜라스 홀트는 잔혹한 살인청부업자로 둘을 쫓는다. 한나와 코너는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불길로 뛰어든다.
한나는 지난 산불 진화 중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그는 일부러 위험한 일들을 즐기며 삶의 의지를 잃어간다. 아버지를 잃고 비밀을 품은 채 도망친 코너를 만나고, 그는 본능적으로 아이를 보호하려 한다. 코너에게 "나는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결연하기까지 하다. 이번에야말로 목숨을 걸고, 반드시 지켜내겠단 의지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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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는 살인청부업자들에게 아버지를 잃고 도망치던 중 한나를 만난다. "아줌마를 믿어도 돼요?"라고 묻는 그의 눈빛이 인상적이다. 그간의 고통과 배신감, 동시에 필사적으로 믿고 싶어하는 감정이 와닿는다. 한나가 스스로를 희생하고 포기하려는 상황에서 코너의 내면의 힘은 더욱 빛난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그의 모습은 가장 위험한 순간에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주는 듯하다.
◆ 삶의 터전과 부조리마저 삼킨 재해…스스로를 구할 유일한 길
배우들이 직접 말했듯 이 영화 속 산불은 나무로 숲을 만든 후 실제 불을 질러 구현됐다. 그 안에서 연기를 하면서 더욱 생존을 향한 본능과 서로를 지켜야만 한다는 감정에 충실할 수 있었음을 안젤리나 졸리, 핀 리틀은 고백했다. 영화에 담긴 산불 장면은 화면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의 수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실감나게 담겼다. 대 자연의 한 가운데에서 감히 반항할 수 없는 인간의 무력함도 생생하게 살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2021.05.04 jyyang@newspim.com |
특히 코너의 아버지의 죽음은 아주 단순한 이유로 시작됐지만 광범위한 피해로 번졌다. 한 회사의 회계부정을 눈치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지독한 부조리를 산불은 모조리 태워버린다. 목숨까지 내던져 코너를 구하려는 한나는 그를 뒤쫓는 패트릭과 잭과 대비를 이룬다. 이와 함께 사람들을 구하려 고군분투하고 희생하는 이들의 존재감이 영화 안팎에서 묘한 카타르시스와 감동으로 작용한다.
불은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온 산을 할퀴었지만 악과 부조리마저 태워버렸다. 한나는 코너를 구했지만 코너 역시 한나를 구했다. 영화는 누군가를 죽이려는 이들이 아니라, 구하려는 이만이 스스로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시에 이미 많은 이들에게서 삶의 터전을 빼앗아간 자연재해가 또 다시 반복되게 두겠냐고 의미심장하게 묻는다. 오늘 전국 극장에서 개봉.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