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음주운전 2회 처벌…또다시 음주로 사망사고
"비극적 사고 발생…피해자 유족과 지인이 엄벌 촉구"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음주운전 사고를 내 한 대만인 유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52)씨에 대해 "피고인은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법원에 제출된 증거에 비춰 이 사건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 같이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법원 로고. 윤창빈 기자 = 2020.03.23 pangbin@newspim.com |
민 판사는 "피고인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술에 취해 운전했다"며 "신호 위반, 속도 초과로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를 충격했고 만 28세의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갑작스레 사망하는 비극적 사고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피해자 가족들의 충격과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고 피해자 유족과 지인들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동차 보험에 가입된 점,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하고자 현지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운전 당시 착용하고 있던 하드렌즈가 이탈해 갑자기 시야가 흐려졌고 당황해 피해자를 보지 못한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했으나 민 판사는 "피고인의 시력이 좋지 못하다면 운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오히려 술까지 마셨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0.079%의 음주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12년과 2017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음주운전 처벌전력이 2회 있음에도 신호와 속도위반, 음주운전 사고로 본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중하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피해자 유족 측 대리인은 "피해자 부모는 아직까지 깊은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특히 피고인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에 더욱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28년간 키워온 딸이 타국에서 사고사한 것을 알고 다시는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제 남은 평생 고인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중하면서 주위의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살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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