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위 혁심위·정례회의서 리브엠 서비스 재지정 결정
은행 고유업무 지장 여부 쟁점…국민은행 노사 갈등 심화
정부, 재지정 가능성↑…"혁신금융 상징성·10만여 고객 고려해야"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좌초 위기에 놓인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Liiv M)'의 생사가 내일 결정된다. 해당 이슈를 두고 국민은행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서비스 '재연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엠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왔고 무엇보다 10만 소비자의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BI=KB국민은행] |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14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혁심위) 회의와 정례회의를 잇따라 열어 국민은행 리브엠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당국의 재지정 심사를 통과하면 리브엠 서비스는 향후 2년간 더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반면 재지정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다른 알뜰폰 사업자로 사업 전체를 넘겨야만 한다.
재지정 심사의 쟁점은 리브엠 사업이 은행의 고유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는지 여부다. 2년 전 금융위는 리브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며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단서를 달은 바 있다.
재지정 심사를 앞두고 최근 국민은행 노사 간 갈등은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금융위와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과도한 실적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만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취소하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조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에 130여명의 리브엠 전담 파트너를 배치하는 등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방안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국민은행 노조의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리브엠 서비스 재지정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비스 재지정을 둔 국민은행 노사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10만여 가입자를 뒀고 많은 면에서 혁신금융서비스의 역할을 한 만큼 재지정의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알뜰폰 주무부처이자 혁심위에 참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리브엠 서비스 재지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 최초 5G·군인 전용 요금제 등을 높이 평가하며 혁신금융서비스 재지정을 바란다"며 금융위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엠 서비스가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라는 점도 재지정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는 문재인 정부 금융위의 가장 핵심 성과 중 하나"라며 "리브엠이 제1호라는 상징성을 가진 만큼 재지정 심사를 통과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0만여명 가입자도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금융과 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서비스를 믿고 이용한 소비자들이 재지정이 불가할 경우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단 이유에서다.
한편 지난 2019년 12월 첫선을 보인 국민은행 리브엠은 금융사가 통신업에 진출하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반값 요금제, 무료보험 서비스, 군인 전용 요금제 등 기존 통신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알뜰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국민은행은 최초 2년의 특례기간 동안 1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성적표는 10만여명으로 초라한 현실이다. 특히 영업점을 통해 많은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론 1%에 불과했다. 노조의 몽니로 영업점 마케팅이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