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안에는 말 아껴, 보선·총리 입각설에 "제가 할 말 아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직생활 중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노력했지만 큰 처절한 좌절을 겪었다. 이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12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2030 직원을 대상으로 한 '유쾌한 반란' 특강에서 "2005년도 국장을 지내던 시절 '비전2030', 또 2017년 경제부총리 재직 시절 경제 패러다임 변화 시도에 대한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부총리가 언급한 비전2030은 참여정부 시기에 수립돼 2006년에 발표된 국가 장기종합전략이다. '성장과 복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제조업 위주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 서비스업과 미래산업 육성 ▲한국의 세계 무역 핵심기지화 ▲사회인프라 투자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담겨있다.
당시 재원 마련에 1100조원이 소요된다는 비판을 들었지만 비전2030은 이후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부도 일부 받아들이며 한발 앞선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근혜 정부는 영유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기초연금 시행·저소득층 맞춤형 급여 등 비전2030을 그대로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8.11.19 leehs@newspim.com |
김 전 부총리는 특강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 제목은 아직 생각해두지 않았다"라며 "'변화'라는 것은 제가 늘 추구해오던 것인데, 그를 이루지 못한 저의 반성문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경제 변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현재도 진행중"이라면서도 "비판하려고 쓴 것은 아니라 반성과 성찰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 제목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아직 제목을 생각하진 않았다"면서도 "곧 탈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현안에는 말을 아꼈다. 김 전 부총리는 보궐선거 결과 2030 청년 세대가 캐스팅 보트가 됐다는 질문과 재보궐선거 이후 경제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제가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입각설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전 부총리는 관료 생활을 마친 뒤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임팩트 투자·농어촌 혁신 지원·청년 지원등 사회운동과 청년층과 농어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청년들과 농어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만 진행했지, 대기업이나 금융계 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그간 받아 온 강연료는 전액 장학금으로 기부해왔다는 후문이다.
앞서 김 전 부총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 입문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 21대 총선만 아니라 4·7 보궐선거를 앞두고서도 여야로부터 출마 제안을 받았다.
충북 음성 출신인 김 전 부총리는 청계천 판자촌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한국신탁은행(現 하나은행)에서 촉탁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정식 행원이 된 그는 야간대학을 다니며 고시 공부를 했고 경제기획원 사무관·김대중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이명박 정부경제금융비서관·예산실장·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2015년에는 아주대 총장에 재직하면서는 'After you'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생활이 어려운 아주대, 수원시 내 타 대학 학생들에게 해외연수와 교환핵생 참여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아주대 예산이 포함된 것이 아닌 김 전 부총리가 직접 후원금을 모집해 이뤄냈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다시 관료 생활을 시작했고 임명 2년차에 교체됐다. 김 전 부총리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하반기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한 뒤 경질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이달 하순 중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음성과 진천을 찾아 농어촌 혁신 강연과 반기문 아카데미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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