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양심도 없어...국민들 바보 천탱인 줄 아나"
박형준, 부산 자갈치시장 방문..."민심 이미 회초리 들고 있어"
[부산=뉴스핌] 이지율 기자 = "성추행이 뭐요. 난 그게 더 열받아. 나라 망신이오 나라 망신. 한 군데도 아니고 요만한 나라에서 똑같은 시장이란 사람 둘이 권력형으로 꼼짝마라 해가꼬 그게 말이라고 된다꼬. (꼼장어 가게 운영·75세 박씨)
"후보 낸다는 사람도 양심도 없지. 자기들 당에서 두 시장이 그리 됐는데 자숙할 줄 알아야지." (자갈치시장 총괄본부장·62세 금씨)
"딴 말할 거 없다. 성추행으로 세금 내가꼬 선거하는 거 아인교." (횟집 운영·58세 이씨)
'밑바닥 민심'과 '경기 체감'의 지표로 여겨진 시장 민심은 으레 예상했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보다 집권여당의 도덕성에 더 민감했다. 4·7 재보궐선거를 8일 앞둔 30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상인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성추행 파문에 분노했다.
[부산=뉴스핌] 이지율 기자 =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2021.03.30 jool2@newspim.com |
자갈치수산물종합시장 상인들은 이날 오후 2시 38분 원내지도부와 함께 시장에 들어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환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김기현 의원과 함께 중구 유세 일정에 나선 박 후보는 자신을 연호하는 상인들과 주먹 인사를 하며 "부산 경제 살리겠다. 잘 부탁드린다"고 연신 외쳐댔다.
박 후보는 "박형준을 시장으로", "서울까지 둘 다 돼라"며 응원하는 상인들에 지갑을 열어 보이기도 했다.
5만원 짜리를 건네며 도다리 등 수산물을 구매하던 박 후보는 '3만원'이라는 자연산 돌문어를 들어보이는 쇼맨십도 보였다.
박 후보와 함께 돌문어를 잡아올린 주 원내대표는 "다리마다 두뇌가 다 있다"며 "고마 문어같이 표가 찰싹 달라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매용 자연산 전복을 손질해 후보 입에 넣어주던 상인도 있었다. 이 상인은 "요즘 얼마나 고생이 많냐. 먹고 힘내서 부산을 살려달라"고 말했고, 박 후보는 "자연산이라 그런지 먹자마자 힘이 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만 주면 어쩌냐"는 주 원내대표의 너스레에도 상인은 "힘을 제일 많이 쓴다"며 박 후보를 챙겼다.
주 원내대표는 "충청도도 하나 주라"며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을 지역구로 둔 정 의원을 끌고 왔고, 영상을 찍는 공영방송(KBS) 촬영기자를 향해 "KBS 잘 찍어주라"며 전복을 내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KBS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부 보도와 관련 취재기자 및 사측 인사들을 고발한 바 있다.
[부산=뉴스핌] 이지율 기자 =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30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도다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1.03.30 jool2@newspim.com |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유세 분위기는 3시 8분 들어선 자갈치신동아시장, 가판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3시 26분까지 1시간 가량 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박 후보는 "이번에 확실히 바꿔줘야 한다"며 "민심이 이미 회초리를 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후보는 시장 순회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갈치시장은 우리 부산의 대표적인 상징적 장소"라며 "이곳 상인들의 민심은 부산 전체의 민심을 일정 부문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오늘 자갈치상인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환대는 큰 힘이 됐다"며 "또 남은 기간 우리 국민의힘이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심어주게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심이 완전히 폭발적으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우리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자갈치시장에서 직접 확인했다"며 "아무리 시민들을 속이려고 네거티브해도 부산 시민들은 매우 현명하고 높은 정치적 수준을 가지고 있어서 반드시 문 정권을 심판하고 박 후보를 당선시킬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부산=뉴스핌] 이지율 기자 = 30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상인들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2021.03.30 jool2@newspim.com |
후보가 떠난 뒤 기자와 만난 자갈치시장 총괄본부장 금씨(62세)는 "민주당은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하면서 자숙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한 명도 아니고 (서울·부산시장) 두 명이나 성추행을 저질렀는데 그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론하자면 끝이 없지만 성추행으로 시작된 선거기 때문에 박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갈치시장에서 30년째 꼼장어 장사를 한다는 박씨(75세)는 "코로나19로 경제도 신경쓰이지만 (성추행) 그게 최고 나쁜 짓 아니냐"며 "세상에 어디 여자한테 그러나. 하던 짓도 (시장이 되면) 안 해야지 (시장 임기) 그 3년을 못 참고 괴병을 떠냐"며 성추행으로 중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비난했다.
정부여당이 회심의 카드로 밀어붙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반응도 싸늘했다.
박씨는 "가덕도하고 부산시장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 뒤, "우린 멀어서 가기도 불편하고 더 손해"라고 말했다.
금씨는 "가덕도신공항은 여야가 함께 한 것"이라며 "여당이 숫자가 많아서 통과된 거지 부산 야당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 발전에 도움은 되겠지만 사실 선거에 큰 영향은 안 받는다"며 "부산 사람들은 (가덕신공항이 민주당 덕이라고) 그리 생각 안 한다"고 직격했다.
자갈치시장 초입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씨(58세)도 "정부여당이 무슨 돈이 있냐"고 반문한 뒤, "그게 무슨 몇 십억으로 되는 건가. 전부 다 빚 내서 국민 세금으로 하는 것 아닌가. 코로나로 경제도 안 좋은데 도움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jool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