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 세계 코로나19(COVID-19) 신규 감염 추이는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브라질에서는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P.1'으로 불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전역에 확산하고 있지만 보건 당국은 변이 확산도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는 비단 브라질 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음이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묘지에서 켈비아 안드레아 곤칼베스 씨(16·사진 왼쪽)가 이모의 부축을 받으며 오열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코로나19로 사망해 이곳에 안치됐다. 2021.01.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브라질에서는 하루 사이에 1700여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래 최다 일일 사망 건수다.
일일 신규 감염 사례도 증가 추이다. 미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현황 집계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전날 오후 1시 23분께 누적 확진자 수는 1064만6926명. 하루 만에 5만9925명이 추가됐다. 이로부터 24시간도 안 된 시점인 4일 오전 8시 25분에는 이보다 7만1704명 늘어난 1071만8630명이다.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감염돼 완치된 일부 사람들도 재감염시키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임페리얼칼리지,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이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북서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지역의 코로나19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은 1.4~2.2배 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1.7배로 알려진 영국발 변이보다도 세다.
항체 면역을 피할 확률도 25~61%다. 이는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 10명 중 최대 6명이 변이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N차 대유행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은 백신 뿐이지만 보급과 접종 진행 상황은 더디기만 하다. 브라질 전체 인구의 불과 2.6%에 해당하는 580만명 정도가 최소 1회차 백신 주사를 맞았다. 2회차까지 접종완료한 비중은 고작 1.5%.
브라질의 생물과학연구개발기관인 오스바우드 크루스 재단(Fiocruz)의 호흡기내과 전문가 마가레트 달콜모 박사는 "우리는 매일 수백만명에 백산 주사를 맞춰야 하지만 현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알렸다.
화이자, 모더나 등 일부 백신은 브라질발 변이에 재감염된다고 해도 중증악화는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고를 처지가 못 된다. 브라질은 현재 중국 시노백 바이오테크 개발의 코로나백(CoronaVac)을 접종하고 있다.
시노백 바이오테크 개발의 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CoronaVac) 주사 맞는 브라질 여성. 2021.03.02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도 감이 안 잡힌다.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하려면 방대한 코로나19 감염 사례 표본을 갖고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야 하는데, 시간과 인력·연구장비 등 자원이 들어간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최악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아마조나스 일대는 이후 확산세가 주춤했다가 그 해 9월부터 다시 악화했는데, 보건 당국은 올해 1월에야 그 원인이 변이 바이러스인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분석 후에는 이미 N차 감염이 된 후여서 접촉자 추적이 어렵다. 미국은 평균 200건당 1건 정도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이보다 적은 3000건당 1건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후에는 의료체계 마비란 결과를 낳는다. 브라질 병원은 그야말로 포화상태. 산소통도 부족해 일부 의료진은 가망없는 중증 환자 일부에 산소호흡기를 떼는 비참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는 브라질 만의 일일까. 현재 아마조나스주 일대의 상황은 나아졌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브라질 전역을 넘어 국경을 벗어났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20여개국에서 브라질발 변이 사례가 보고됐다.
달콜모 박사는 "향후 모든 국민에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언제 어느 국가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지난 주 에두아르도 파주엘로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이번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는 이제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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