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 후보될 사람들에 힘 내라 줬다"
국민의힘으로 단일화 강조하면서 '투트랙' 전략
[서울=뉴스핌] 이지율 김태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공진단을 선물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예비후보들 모두에게 독려차 건넨 건강 선물을 당이 다른 안 대표에게도 보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는 안 대표에게 입당 또는 합당을 압박하는 한편 비공식적으로는 여전히 물밑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기호 4번은 안된다"며 국민의힘 후보로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면서도, 안 대표를 범야권 유력 후보군으로 인정하고 선물을 보내면서 챙기는 이른바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우) 2021.01.07 kimsh@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의원에게도 (공진단을)다 보내줬다"며 "야권 후보가 될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힘내라고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 측 핵심 인사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 15일 국회 225호 앞에서 김 위원장의 명함을 넣은 황진단을 비서실에서 전달 받았다"며 "설 인사 차원에서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 측은 그러면서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도 다 받은 것"이라며 "1월 초에 한 번 찾아가서 인사드린 화답 차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공진단은 녹용·당귀·산수유·사향 등으로 만든 귀한 한약으로, 중국 원나라 때 명의 위역림이 황제에게 바쳤던 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가 기호 몇 번을 달고 선거에 나설 것인지를 두고 안 대표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투표용지에서 더불어민주당 다음인 두 번째 자리(기호 4번)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호 번호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권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 투표 순번인 기호 2번으로 출마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도와줄 수 없다"며 압박을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지난 2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야권)최종 후보가 된다면 서울시장 선거를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언급, 사실상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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