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정기주총 개최, 표 대결 없을 듯
매년 제안하던 주주제안, 이번에는 없어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올해 KB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 없이 개최된다. 2017년부터 주주제안에 나선 우리사주조합(노동조합 측)이 안건을 내지 않았고, 올해 주주제안을 예고했던 1대주주 국민연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시도를 접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2020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의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 /이형석 기자 leehs@ |
이번 주총은 주주제안 의안이 없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KB금융 주총은 2017년부터 매년 노조가 우리사주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표대결이 벌어졌다. 주주제안을 원하는 주주는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의사를 밝혀야 하는데, 올해는 시한이 지났다.
현행 상법에서는 상장회사의 의결권 지분이 3% 이상인 주주에게 주주제안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KB금융 우리사주 지분율은 2017년 말 0.48%, 작년 말에도 1.33%에 불과하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금융회사는 지분 0.1% 이상일 때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기준이 완화됐다.(2016년)
이에 KB금융 우리사주는 2017년 11월 하승수 변호사, 2018년 3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2019년 3월 백승헌 변호사, 2020년 11월 윤순진 서울대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안건은 단 한 번도 통과되지 못했다.
부결 때마다 이들은 다음 주총에서의 재도전을 예고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작년 말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에서 문훈주 전 노조 조직본부장 팀이 류제강 현 노조위원장 팀을 꺾고 당선된 것이 기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은 현 노조 관계자 중 선임돼왔다.
아울러 KB금융은 올해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도 피했다. 국민연금은 KB금융의 지분 9.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의 KB금융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은 올초 기금운용위원회 일부 위원이 기금위에 ESG 문제기업으로 보이는 7개 기업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안건을 제안하면서 함께 논의돼왔다. 대상으로 꼽힌 7곳은 KB금융지주를 비롯해 포스코, 삼성물산, CJ대한통운,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다.
지난달 1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시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발언한 후 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같은 달 24일 회의에서 결국 "현재로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결론을 낸 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이번에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통해 주주제안을 시도했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