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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새로운 기회] 글로벌 왕따 될라…韓 기업들 '이미지 쇄신' 몸부림

기사입력 : 2021년02월26일 07:37

최종수정 : 2021년07월07일 15:59

블랙록 "화석연료 매출 높으면 투자대상서 제외"
세계 최대 펀드 엄포에 국내 ESG 도입 '방아쇠'
'탈석탄' 선언하고 친환경으로 신사업 진출 러시
'착한기업'으로 이미지 쇄신, ESG 조직 확대
ESG 이사회 권한 강화, 주요 경영 결정권 부여

[편집자]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약자) 경영은 더 이상 한 때의 트렌드가 아닙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환경파괴, 산업재해, 재난, 금융사고 등 부정적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이른바 착한기업에게 '글로벌 머니'가 몰려가고 있습니다. 잘 준비하지 못하면 위협이고 반대의 경우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국내외 ESG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는 대기획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을 응원합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화석연료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가 넘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

지난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가 투자 대상 기업 CEO들에게 보낸 서한이다. 이 서한은 최근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도입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 개념이 등장한 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잠자코 있던 우리 기업들이 이제서야 너도나도 ESG 경영을 표방하는데는 결국 '돈의 힘'이 작용했다.

ESG 경영은 사회공헌활동(CSR)이나 지속가능경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지만 투자유치 등 실제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돼 버린 ESG 경영. ESG가 바꾼 기업들의 변화를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증권가 leehs@newspim.com

◆미래 먹거리는 친환경 사업에..'탄소중립' 선언 물결

먼저 'E, 환경(Environment)'은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에 기업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항목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나 기후 변화 대응, 수자원 관리를 위한 기술이나 사업 방식은 꾸준히 개발해 왔지만, 최근 흐름은 아예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는 극단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업들의 잇단 '탈석탄', '탄소중립' 선언이 대표적이다. 래리 핑크의 발언처럼 석탄사업을 지속할 경우 투자를 받기도 힘들어졌지만 앞으로 석탄사업에 기댈 이유가 없어진 영향도 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10년 동안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해 1조7000억 달러, 우리돈으로 20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래 먹거리는 바로 '친환경' 사업에 있다고 기업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석탄 관련 투자, 시공 및 트레이딩 사업 등의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삼성그룹의 모든 금융 계열사들은 석탄 발전과 관련한 추가 투자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LNG 복합화력 및 저장 시설, 신재생 에너지(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대체해 가기로 했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탄소중립2030'을 선언한 바 있고, SK그룹은 지난해 SK㈜와 SK텔레콤 등 주력계열사들이 RE100(Renewable Energy 100) 참여
를 선언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를 의미하며, 가입 기업은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해야 한다.

휘발유, 경유차를 만들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앞으로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전기차 공급과 이에 필요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개발, 수소 충전인프라 사업에 돈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3일 경기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현대자동차의 첫 글로벌 소형 SUV '코나'를 소개하고 있다. yooksa@newspim.com

◆'스마트 소비' 안착..착한기업이 살아남는 시대

'S, 사회(Social)'는 기업들의 안전보건, 고용안정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착한기업', '좋은기업'으로 브랜딩하기 좋은 평가항목으로,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이나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체로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활동(CSR)', 사회·경제적 이익을 도모해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개념인 '공유가치창출(CSV)'의 연장선이다.

'비정규직 제로'와 각종 장학사업으로 '갓뚜기'를 별명을 얻은 오뚜기가 사회공헌으로 수혜를 본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제는 '착한기업'과 '나쁜기업'을 분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들어나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단순 '봉사활동'으로 치부하기 힘들어졌다.

기업들도 매출부서 수준의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전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 중심으로는 ESG 경영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SV이노베이션센터를 코퍼레이션1센터 아래 ESG 혁신그룹으로 개편해 전담조직을 꾸렸다. KT 또한 경영지원그룹에 'ESG경영추진실'을 신설했다. LG유플러스도 CSR팀이 ESG 경영 활동을 담당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의 사회공헌부를 'ESG경영부'로 확대 개편하고 지주와 우리은행에 각각 ESG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은 ESG 경영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가치(SV) 담당조직을 ESG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다만 산업재해, 비정규직 차별문제, 일자리 등 민감한 문제는 외면한 채 사회공헌 활동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고용이 급감한 상황에서 'S' 지표를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한 대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국내 대기업에겐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던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소위 '이익 공유제' 도입이 뜨거운 감자다.

최근 이슈가 된 연이은 택배 근로자들의 사망사고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기업들의 대응 모습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모습과 다소 거리가 멀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입법 예정인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내년 입법을 예고한 소비자 피해 방지 및 보상을 위한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처리 과정에서 기업들이 전정한 '착한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판가름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최 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가 참석했다. 2021.02.22 leehs@newspim.com

◆소유와 경영의 분리, 재벌 독점 생태계의 한계

'G, 지배구조(Governance)'는 투명한 정보공개 하에 기업들의 지배구조, 주주의 권리, 이사회의 권한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우리나라는 2세, 3세 승계로 이어지는 특유의 '재벌' 기업 형태로 세 분야 중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분야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주주친화정책을 내세우며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쓰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았던 재판부의 주문으로 지난해 2월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삼성 준법위는 출범 직후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조 탄압 논란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반성과 사과를 주문한 것. 이 같은 요구에 이 부회장은 '4세 경영 포기'와 '무노조 경영폐기' 등을 선언하며 준법경영 안착에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사회에서 ESG 경영을 다루도록 하는 등 권한과 책임도 대폭 강화되는 추세다. 전문성·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경영진이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한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ESG 관련 정책의 심의와 의결을 맡는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ESG 경영체계를 확립해 인류에 공헌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카카오도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에 대한 운영 방향이 담겼다. 카카오는 영문으로도 헌장을 제공해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삼성그룹이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하는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0.01.09 pangbin@newspim.com

다만 여전히 경영 승계 논란이나 가족간 경영권 다툼을 둘러싼 지분 확보 전쟁 등은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한진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대표적이다. HDC현대산업개발, 태영건설, 대림산업 등 최근 건설업계 지주사 전환 흐름도 양날의 칼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원활한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벗어나기 힘들다. 국내에서 가장 개선된 이사회 체제를 갖췄다는 현대차그룹은 정작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했다.

팬데믹 극복에 힘쓰고 있는 제약·바이오업계는 'S'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유한양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오너기업 중심으로 경영 투명성이 낮아 'G' 분야에 높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특히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 진행과정과 결과 공개가 불투명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SG 경영이 대세인 요즘 'ESG 만능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말했다.

그는 "ESG 준비가 덜 된 기업이 환경, 사회적 이슈에 의사결정을 강요받으면 기업의 리스크 증가와 CEO의 '보여주기식 ESG(washing)'에 나설 수 있다"며 "만약 ESG 추구로 인해 주주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되거나 기업 가치가 타격을 받는다면 역설적으로 주주행동주의의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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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세종 이전' 다시 수면위로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관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나 '청와대 복귀론' 등 여러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대선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이전은 출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예산, 안보 등과 관련한 잡음은 지속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 뒤로 용산 이전을 강행했다. 그는 탈권위주의와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에 총 496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했지만 야당에서는 애초 윤 대통령이 주장한 금액보다 많은 국민 혈세를 끌어다 썼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더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 및 최근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개입 의혹까지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참여연대가 지난 2023년 2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등의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일부 기각 및 각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2.02 pangbin@newspim.com ◆야권 대선 주자들 "대통령실 세종 이전해야"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담을 수 있는 세종시가 최적지라는 것이다. 먼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수석실을 폐지하는 등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용산 이전'을 언급하며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세종시에 대한 노무현의 꿈'이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대통령실 완전 세종 이전을 제안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며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경남지사는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차기 정부가) 용산을 쓸 수도 없고,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사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디를 쓸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빠르게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 경기지사, 김 전 경남지사와 이 전 강원지사 모두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다. 대통령실 청사. [사진= 뉴스핌 DB] ◆"청와대는 이미 문화공관…복귀 힘들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대통령실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미국의 백악관처럼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그 상징을 옮기는 바람에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출범 당시부터 무너지고 야당에 깔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미 전시·관람 등이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 국민들에게 개방된 상황이다. 보안 측면에서 봐도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5-03-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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