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기업들에 전자투표 시스템 무료제공
향후 잠재적 법인 고객 확보 차원
코로나19여파 비대면 주총 증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의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이 활발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총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자사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기업들에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잠재적인 법인 고객 확보차원에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서비스 시작 이후 200개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온라인 주총장'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정기주총을 위한 테스크 포스(TF)를 구성해 각 기업별 전담직원을 지정하고, 주총 준비단계부터 끝날 때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법인 고객들에게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에 제공하는 일종의 컨설팅, 마케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사진=삼성증권 |
신한금융투자도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를 기업들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전자투표 서비스를 비롯해 주주총회 안내와 회사 중요 사항 알리기 등이 포함됐다. 신한금투는 이런 서비스를 기업 대상 IB컨설팅과 주주 대상 자산관리 컨설팅 채널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가장 먼저 전자투표시스템 플랫폼을 선보였다. 지난 2019년 2월 '전자투표시스템 플랫폼V'를 내놨다. 지난 2019년 말 113개였던 플랫폼V 계약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8개로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통해 전자투표 실시 및 바로가기를 안내하고, HTS와 MTS 화면에서 의결권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해 주주의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관련 서비스 제공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증권사들이 속속 무료 전자투표 시스템 서비스 제공에 나서는 이유는 법인 기업 고객 확보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투자은행(IB) 업무 등의 법인 대상 영업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료여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기업 주주현황, 유상증자 시 유의미한 데이터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비대면 활성화와 권리 적극 행사에 나서는 주주들이 많아지면서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상장사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 등이 온라인 주총을 채택하면서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예탁원의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이용한 회사는 659곳으로 전년 563곳 보다 17.1% 늘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전자투표 시스템 제공에 뛰어들기 전에는 예탁원이 수수료를 받으며 기업들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제공해왔는데, 비대면으로 시스템을 원하는 기업들이 늘자 예탁원도 무료 제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